공간 설명
나기정 탭샵바 대표는 20여 년 전 영국 유학 시절 와인의 맛과 문화에 깊이 빠져들었다. 귀국 후 와인 수입사를 거친 기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와인을 활용한 F&B 브랜드를 창업하는 일에 쏟아부었다. 2022년 동대문에 처음 문을 연 탭샵바는 그가 창업한 아홉 번째 브랜드다.
와인을 아메리카노처럼 대중화시키는 것이 브랜드의 목표. 이름처럼 탭tap으로 여러 가지 와인을 맛보고 마음에 드는 와인을 구매(shop)할 수 있으며, 바bar에서 와인에 요리를 곁들여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여의도점의 공간 디자인은 동대문에 문을 연 1호점부터 줄곧 호흡을 맞춘 쓰쿠루에서 맡았다.
합리적 가격으로 와인을 맛보는 것이 핵심이기에 심미적으로 뛰어난 공간으로 보이되, 지나치게 화려한 인상을 풍기는 것은 지양해야 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매장의 기본 구조는 통일시키면서도 지점별로 핵심 소재를 달리해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이었다.
금속과 콘크리트, 나무, 벽돌에 이어 4호점인 여의도점은 빌딩을 상징하는 유리를 주로 활용했다. 평유리와 엠보 유리, 유리 블록, 불투명 폴리카보네이트 등 유리와 비슷한 질감의 소재와 여러 종류의 유리를 다양하게 조합해 소재의 전형성을 탈피했다. 이와 더불어 고객의 손이 닿는 집기에는 따뜻한 느낌을 주는 목재를 활용해 유리의 한계를 보완했다. 탭샵바와 마주한 더현대서울과 페어먼트 호텔의 철골에 적용한 레드를 의도적으로 실내에 일부 사용한 것도 인상적이다.
*해당 사진은 [탭샵바 여의도점]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