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설명
컨베이어 벨트로 커피를 서빙하는 카페 콤파일은 자신만의 스페셜티 카페를 만들고자 한 바리스타 황지원의 열정으로부터 출발했다. 디자인을 맡은 공간지훈은 커피와 공간이 완벽하게 맞물리는 경험을 설계하고자 했고, 프로그래밍의 핵심 개념에서 영감을 얻어 브랜드와 공간을 디자인했다. ‘콤파일compile’은 사람의 언어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는 과정을 뜻하는데, 디자이너는 여기에서 ‘불완전성’과 ‘디지털과 물리적 요소의 불분명한 경계’라는 핵심 키워드를 도출했다.
시선을 사로잡는 투박한 컨베이어 벨트, 노출된 전선, 1990년대 컴퓨터 모니터를 닮은 메뉴판 등은 이러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내부 마감재로 사용한 일반 합판과 아연 각파이프는 인위적인 마감을 배제하고 재료 본연의 특성을 그대로 살렸는데, 이는 디지털의 정밀함과는 상반되는 자연 그대로의 불완전함을 상징한다. 이처럼 디자이너는 완전한 첨단 기술도 아날로그도 아닌 집기와 날것의 소재를 적극 활용해 콤파일이 지속적으로 진화 중인 미완의 공간처럼 느껴지도록 했다.
*해당 사진은 [콤파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