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스페이스 본사가 자리한 성북동의 지역성에 주목한 신중배 대표는 오래전 이곳에서 선잠제가 열렸다는 조선 시대 기록에서 공간 디자인의 영감을 얻었다.
선잠제는 인간에게 처음 양잠과 직조를 가르친 서릉씨를 모시고 풍요로운 누에 농사를 기원하는 제사를 말한다. 사라진 양잠 문화를 계승한 공간 곳곳에는 누에와 명주실 모티브가 녹아 있다. 명주실로 감싼 입구 문손잡이가 손끝에 고운 감촉을 남기고, 붉은 실로 홍전문을 형상화한 게이트는 액운을 막아주는 장치다.
문을 지나 내부로 들어서면 누에를 형상화한 소파와 직기를 모티브로 만든 누에실 조명 등을 차례로 만나볼 수 있다.
뽕나무와 오디 향을 담은 향수, 명주실이 감겨 있는 촉감을 표현한 도자 잔을 개발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명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지역의 어제와 오늘을 엮어 탄생한 카페 선잠은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공감각적 심상으로 승화시킨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