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riefing
UX 스튜디오 서울
이곳에서는 UX 테스트존, SDV존, UX 아카이브존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실물 크기 차량 모형 ‘스터디벅’이나 실제 도로 상황을 가상으로 구현한 시뮬레이션 룸에서는 시선과 반응을 측정한다. 차키를 어디에 태그하는 게 직관적인지, 어떤 명칭이 이해하기 쉬운지도 실험한다. 언뜻 사소해 보이지만, 이는 ‘차를 쓰려는 신호’를 정의하고 ‘사용이 끝난 순간’을 구체화하기 위한 연구다.
개관 한 달 반 만에 방문객은 1만 명을 넘었다. 무엇보다 ‘열린 UX 연구 공간’은 자동차 업계 최초의 시도다. 어떤 변화가 만들어지고 있을까.
index 1
라이프스타일을 읽다, UX테스트 존

1층 OPEN LAB의 출발점인 UX 테스트 존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읽고 이를 차량에 반영하기 위한 공간이다. 연구원은 방문객과 대화하며 행동을 기록하고 데이터로 남긴다. 방문객은 자신의 목소리가 어떻게 차량 UX에 반영되는지 직접 체험할 수 있다.
UX 연구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다. 좌석 간격과 시트 배치부터 자동차 키를 사용하는 방식, 아이와 함께 타는 상황, 주차 환경, 차에 타자마자 반복하는 설정까지 모두 UX의 영역이다. 그래서 연구는 생활 방식을 관찰하는 데서 시작한다. 혼자 쓰는지, 가족과 함께 쓰는지, 짐이 많은지에 따라 그룹을 나누고 필요하면 집까지 방문해 생활 환경을 확인한다. 생활을 관찰해야 차 안에서 필요한 기능이 선명해진다.
예를 들어, 공간 꾸미기에 관심이 많고 차 안에서 시간을 오래 보내는 사람에게는 내부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옵션을 제안한다.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한 ‘대면 모드’ 역시 “차를 작은 거실처럼 쓰고 싶다”는 요구에서 출발했다.
실제로 아이오닉과 EV 라인에 적용된 기능이 여기서 나왔다.
구조를 바꾸는 실험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의 B필러를 없앤 콘셉트가 있다. 문이 양쪽으로 크게 열려 짐을 싣거나 캠핑 장비를 옮길 때 유용하다. 좁은 주차장을 재현해 실제 상황도 시험했다. UX 스튜디오 서울은 사람들의 생활 속 습관을 관찰하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 UX의 답을 찾는 공간이다.
index 2
생활 속 불편을 데이터로 바꾸는 스터디 벅

OPEN LAB의 뒤편에서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실물 차량 크기의 나무 모형차 스터디벅이다. 방문객은 이곳에 앉아 발판 높이를 조정하고, 자신에게 편안한 좌석 거리를 확인한다. 연구원들은 다양한 신장의 참가자를 모집해 어느 지점에서 불편을 느끼는지 기록한다. 예컨대 좌석 간 대면 거리가 일정 기준 이하로 좁아지면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결과는 실제 설계의 기준이 된다.
생활 속 장면도 그대로 재현된다. 출퇴근 가방, 캠핑 장비, 유아용품 같은 소품을 활용해 실제처럼 짐을 싣는다. 우산을 든 채 차에 타거나 카시트에 아이를 태우는 등 일상 속 다양한 상황도 모형차 에서 실험된다. 생활 속 작은 불편함을 찾아내는 과정이 UX 연구의 핵심이다.
이곳에서는 생활 패턴의 자동화도 검증된다. 차에 오르면 누구나 반복하는 행동이 있다. 시동을 켜고, 에어컨을 맞추고, 내비게이션을 실행하는 순서 같은 것이다. 이런 습관을 하나의 루틴으로 묶어 간단한 조작만으로 실행할 수 있도로 사용자가 함께 연구에 참여한다. 출근할 때 자동으로 목적지가 설정되고, 비가 오면 제습 기능과 와이프 시트 열선이 함께 세팅되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사용자가 원하는 루틴을 직접 만들도록 했지만, 실제로는 진입 장벽이 높았다. 지금은 상황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대표적인 사용 패턴을 레퍼런스로 제시한다. 공조 시스템도 같은 맥락이다. 초기 강한 풍량과 AUTO 기능에 대한 낮은 이해도 때문에 자동 모드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연구원들은 누구나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로직을 새로 설계하고 있다. 반복되는 습관을 단순화해 편리함과 안전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시도다.
사람들이 차에서 반복하는 습관, 작은 불편, 예상치 못한 상황까지 세밀하게 기록되고, 그것이 새로운 기능으로 번역된다. 스터디벅은 단순한 모형이 아니라, 생활의 습관과 불편을 데이터로 바꾸고 그것을 미래 자동차 경험에 반영하는 출발점이다.
index 3
자동차 UX의 과거와 미래를 전시하다, 아카이브 존

UX 스튜디오 1층에는 작은 박물관 같은 공간, 아카이브 존이 있다. 자동차가 운전자와 소통해온 방식을 감각으로 보여주는 전시 공간이다. 첫 번째 주제는 ‘시각’. 클러스터*와 센터페시아(운전석 중앙의 조작부), 헤드업 디스플레이, 디지털 사이드 미러 카메라 등을 통해 자동차 내부에서 정보를 표시하는 방법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클러스터: 운전자가 속도·연료·내비게이션 등 주요 정보를 확인하는 디스플레이 화면
전시장에는 현대자동차의 첫 고유 모델 포니의 콕핏(운전석 앞 조작부)이 놓여 있다. 1975년에 나온 포니는 아날로그 버튼이 빼곡히 자리한 센터페시아가 특징이다. 그 뒤로 에쿠스와 제네시스 등으로 이어지면서, 센터페시아는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진화해왔다.

세대별 차량 부품은 단순히 과거를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와 CD 체인저, 그랜저의 아날로그 버튼은 과거를 아는 관람객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낯선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최신 기종의 디지털 인터페이스와 비교하면 어떤 것이 눈에 잘 띄는지 바로 체감할 수 있다. 버튼 크기, 조명 대비, 배치처럼 작은 디테일이 운전 경험에 큰 차이를 만든다.
아카이브 존은 단순히 과거의 흔적을 보여주는 전시관이 아니다. 감각이라는 키워드로 묶인 이 전시는 시각을 시작으로 청각과 촉각 등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또 과거 기록을 통해 현재까지의 변화를 짚어보고 미래 UX 아이디어를 탐색하는 전초전 같은 공간이다.
index 4
시뮬레이션 룸, 가상 주행환경에서 검증하는 UX

시뮬레이션 룸은 실제 도로를 옮겨놓은 듯한 가상 주행 환경이다. 이곳에서는 실제 도로에서 체험하기 어려운 자율주행 기능이나, 미래기술에 대한 환경을 구현한다. 위험한 상황을 가상으로 실험해 미리 데이터를 확보하고, 새로운 UX의 가능성을 검증하는 것이 이 존의 목적이다. 사용자는 시뮬레이터에 앉아 직접 주행을 경험하고, 연구원은 그 과정을 세밀하게 기록한다. 센테페시아의 정보 표시나 경고음 방식 같은 작은 차이가 실제 반응 속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드러난다.

시뮬레이터에 앉으면 아이트래커를 통해 눈동자의 움직임까지 데이터로 남는다. 센터페시아의 정보 위치나 UI 디자인에 따라 고객의 시선분산, 반응시간 등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위해서다. 시뮬레이터는 다양한 주행 시나리오에서 수집된 정량적 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율주행 및 일반 주행 환경에서의 고객 경험을 체계적으로 검증하고 최적화하는 고도화된 UX 테스트 공간이다.
index 5
고성능 피처개발룸, 퍼포먼스를 실험하다


UX 스튜디오 한쪽에는 고성능 피처 개발룸이 마련돼 있다. 현대·기아차의 다양한 퍼포먼스 브랜드를 기반으로, 차세대 고성능 차량의 HMI(Human Machine Interface)와 UX를 다룬다. 다양한 주행 환경에 맞춰 운전자에게 최적의 정보와 피드백을 전달하는 방식을 실험한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엔진 출력이나 가속 수치만 다루지 않는다. 다양한 고성능 주행 시나리오를 재현한 가상 환경을 구축하고, 차량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정보와 콘텐츠가 운전자의 몰입감과 감성적 경험을 향상시키는지 검증하는 실험을 진행한다. 예컨대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피드백을 어떻게 제공해야 하는지, 속도 표시계의 애니메이션이나 배경 조명의 변화가 운전 몰입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측정한다.
시뮬레이터와 다양한 계측 장비를 이용해 반복 테스트를 거친 데이터는 피처 개발룸에서 UX 설계로 어이진다. 운전자의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각까지 수치화하고, 실제 자동차의 세부 기능으로 반영하는 과정이다.
UX 스튜디오 서울
장소 UX 스튜디오
주소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350
건축면적 1,900㎡
건축 설계 사무소 SoA
건축 인테리어 시공 현대엔지니어링
건축 인테리어 PM HMG 브랜드마케팅본부 (스페이스디자인1팀)
컨텐츠 기획/개발/운영 HMG AVP본부 (UX전략팀) & 이노션 CX본부
인테리어 HMG 브랜드마케팅본부
운영시간 11:00~20:00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은 정기 휴관일
*2편에서 계속됩니다.
글 김지오 기자
사진 김시진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현대자동차 UX 전략팀
김재원 연구원 · 남신 팀장 · 박지희 연구원 · 서세열 연구원 · 설유림 연구원 · 남승연 연구원 · 양주리 책임 · 이지인 책임 · 조민영 연구원 · 한지원 책임 · 함성윤 책임
프로젝트 캐비닛은 참신한 기획과 브랜딩, 디자인으로 트렌드를 이끄는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헤이팝 오리지널 시리즈 입니다.
[Project Cabinet] UX 스튜디오 서울, 자동차 UX의 현재와 미래를 여는 곳
: file no.1 : 차 안의 불편을 데이터로 바꾸다
: file no.2 : 현대자동차 UX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 file no.3 : 서울부터 상하이까지, 현대차 글로벌 UX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