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마음을 건드리는 것에 지갑을 연다. 몇 년간 ‘저속노화’는 전 세계적인 열풍이었다. 제로 음료와 올리브유가 일상이 되었고, 2030 세대는 자발적으로 술잔을 내려놓았다. 실제로 국내 주류 출고량은 10년 새 약 21% 줄었고, 20대 고위험 음주율은 2024년 처음으로 한 자릿수(9.9%)를 기록했다. 여기에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비만을 치료하는 신약 개발이 더해지며, 미국에서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비만율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보고가 들려온다.
이제 건강은 ‘아프지 않은 상태’를 넘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할 자신이 되었다. 지난 1월 올리브영은 이 변화에 발맞춰 웰니스 전문 브랜드 올리브베러를 론칭했다. 제로 음료 시장이 1조 원 시대를 열고, 거대한 기회로 진화 중인 지금 웰니스를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와 커뮤니티를 살펴보자.
뷰티 다음은 웰니스다, 올리브베러
CJ올리브영이 광화문에서 새로운 브랜드의 시작을 알렸다. 뷰티 시장의 강자가 선택한 다음 영역은 웰니스다. 지난 1월 말 광화문 D타워에 문을 연 ‘올리브베러’ 1호점은 약 130평 규모의 복층 공간을 ‘웰니스’ 제품으로 채웠다. ‘이 넓은 공간을 건강 관련 제품만으로 채울 수 있을까?’ 싶었던 질문은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해소된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웰니스 제품의 범주는 넓었다. 화장품 시장이 그러했듯 말이다.
영양제는 기본이고, 식단 관리를 위한 각종 오일류와 단백질 함량이 높은 건기식, 디카페인 티 등 일상적인 건강 관리를 돕는 제품들이 다양하게 들어서 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웰니스 카테고리 매출은 2016년 대비 864% 성장했다. 현장에서도 관심을 체감할 수 있었는데, 인근 직장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브랜드 론칭을 기념해 성수동에서도 팝업도 진행된다. 오는 3월 9일까지 ‘올리브영 N 성수’ 1층 트렌드 파운틴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접점을 넓히고 있다. ‘매일의 나아짐’이라는 슬로건 아래 웰니스에 집중하는 올리브베러는 뷰티를 넘어 다시 한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전 세계에서 열리는 웰니스 페스티벌, 원더러스트
요가와 명상이 축제가 될 수 있을까? ‘원더러스트(Wanderlust)’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다.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이 글로벌 웰니스 페스티벌은 현재 런던, 베를린, 시드니 등 전 세계 20여 개 도시를 순회하며 열린다. 국내에서는 2019년 첫선을 보인 이후 매년 규모를 키워왔으며, 지난 2025년 7월 서울숲에서 열린 행사에는 이틀간 약 8,000명의 참가자가 유료 티켓을 구매해 현장을 메웠다.
축제의 정수는 ‘마인드풀 트라이애슬론(108)’이다. 기록을 다투는 일반적인 철인 3종 경기와 달리 5K 러닝, 요가, 명상을 차례로 완주하며 내면의 평온을 찾는 과정에 집중한다. 이 외에도 사운드 배쓰, 에어리얼 요가, 훌라 댄스 등 80여 개의 다채로운 클래스는 건강을 돌보는 행위가 얼마나 다양한 놀이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참가자들이 기꺼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자신만의 북극성(True North)을 찾아서’라는 이들의 철학처럼, 웰니스는 이제 단순히 몸을 가꾸는 단계를 넘어 삶의 균형을 스스로 설계하는 능동적인 문화로 진화했다. 정적이라고만 생각했던 명상과 요가가 수천 명의 환호와 함께 페스티벌로 변모한 지금, 웰니스 축제는 우리 일상에 어떤 새로운 영감을 더 불어넣게 될까.
러닝과 커피를 함께하는 커뮤니티, 코페하우스로컬클럽
서울에 아침마다 모여 커피를 마시는 ‘서울모닝커피클럽(SMCC)’이 있다면, 로컬에도 웰니스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가 존재한다. 대전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코페하우스로컬클럽’이다. 이들은 ‘5km 러닝 후 커피’라는 루틴을 제안하며 지역 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웰니스는 이제 개인의 관리를 넘어 ‘느슨한 연대’로 진화하고 있다. 약 2만 원의 참가비를 내는 유료 모임임에도 불구하고, 모집 공지가 올라올 때마다 매번 마감될 만큼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건강한 루틴을 매개로 지역 내에서 새로운 소셜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웰니스가 수도권에만 국한되지 않고 로컬에서도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술 대신 건강한 루틴을 공유하며 함께하는 커뮤니티는 앞으로 얼마나 더 확장될 수 있을까.
글 김지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