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의 커피 문화를 조명해 온 ‘코리아커피위크(Korea Coffee Week)’가 오는 3월 17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지하 1층 대행사장에서 열린다. 2023년 제주에서 첫발을 뗀 코리아커피위크는 국내외 진정성 있는 카페 브랜드를 발굴해 온 플랫폼으로, 제주에 이어 뉴욕, 시드니, 멜버른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행사를 개최하며 외연을 넓혀왔다. 코리아커피위크 이태영 대표가 집중해 온 핵심 키워드는 ‘로컬다움’이다.
국내 커피 전문점 10만 개 시대. 매장 5곳 중 1곳이 서울에 몰려 있을 만큼 수도권 집중 현상은 견고하다. 하지만 인구 1만 명당 카페 수를 따져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인구 1만 명당 카페 수를 기준으로 제주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밀도를 기록한다. (서울 21개, 제주 27개). 상대적으로 낮은 임대료와 진입장벽이 독자적인 로컬 커피 문화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
코리아커피위크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요소 중 하나는 지역 브랜드와 협업으로 만드는 ‘공식 잔’이다. 제주에서 로컬 도예가와 함께 흙의 질감을 살린 잔을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서울 소재 기업과 협업해 ‘밀크 글래스’를 제작했다. 직접 제작한 공식 시음 잔을 제공하는 것은 코리아커피위크가 제안하는 경험의 디테일 중 하나다.
로컬 브랜드와 협업해 직접 제작한 시음잔을 제공한다.
핸드 드립부터, 라떼 챔피언까지 10일간 진행되는 행사
1부(3.17~3.20)는 서울을 대표하는 15개 브랜드가 문을 연다. 감도 높은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으며, 전문 바리스타와 함께하는 핸드드립 스페셜 클래스가 운영된다. 재즈 바이닐 셋 프로그램이 어우러져 커피와 음악을 동시에 몰입하며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부(3.21~3.24)는 서울 기반 15개 브랜드와 함께 ‘2026 라떼 챔피언십 프로그램’이 열린다. 라떼의 완성도와 표현력과 함께 스페셜티 커피의 대중성과 정교한 기술력을 동시에 선보이는 무대다. 또 관람객이 직접 머신을 통해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는 체험 존도 마련했다. 하이엔드 머신인 라마르조코(lamarzocco)를 활용해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마지막 3부(3.25~3.26)는 전국과 해외로 외연을 넓힌다. 시드니에서 인정받는 로컬 브랜드 ‘프라이머리’를 비롯해 듁스 커피, 베르크로스터스 등 국내외 15개 팀이 참여한다. 1부부터 3부까지 전 과정을 경험한 관람객 100명에게는 전체 참가사의 커피가 담긴 한정판 선물 세트를 제공한다.
Interview with 코리아커피위크 이태영 대표
― 제주 하면 떠오르는 지역적 특징이 있지만, 서울에 ‘로컬’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건 다소 생경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제주가 창업자의 ‘날것 그대로의 취항’이 담긴 공간 중심이라면, 서울은 모든 산업 수준이 상향 평준화된 시장입니다. 이곳에서 2년 이상 생존했다는 것은 품질은 물론 디자인, 브랜딩, 환대(Hospitality) 측면에서 상당한 내공을 갖췄다는 증거죠. 내부에서는 무심코 지나칠 수 있지만, 외부에서 볼 때 서울 카페들은 세계 어디보다 고도화된 운영 감도를 보여줍니다. 맛과 서비스, 브랜딩까지 정교하게 조율된 이 완성도 자체가 서울이 가진 ‘로컬의 정체성’이라 생각합니다.
― 뉴욕, 시드니 등 해외에서도 행사를 개최하셨죠. 한국 시장과의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인가요? 뉴욕이나 멜버른 같은 도시는 시장 자체가 워낙 크고 탄탄합니다. 대중적인 취향을 굳이 겨냥하지 않아도, 내가 보여주고 싶은 커피를 찾는 소비층이 존재하죠. 반면 한국은 트렌드가 빠르고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시장이 상대적으로 좁다 보니 단순히 ‘맛’을 넘어 브랜드가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는지도 중요하더군요. 그래서 저희는 창업자의 개성을 보여주는 ‘로컬다움’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했습니다. 2023년 첫해 1,300명이었던 관람객이 2024년 2,000명으로 증가한 것도, 결국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로컬 브랜드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2024년 제주에서 열린 코리아커피위크 행사장.
―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저희의 목표는 ‘유기적인 교류’입니다. 한국의 진정성 있는 커피를 해외에 소개하고, 반대로 해외의 좋은 로컬 브랜드도 국내에 꾸준히 알리는 플랫폼이 되고 싶어요. 스페셜티 커피를 어렵지 않게 전하고, 만드는 사람과 마시는 사람 모두가 즐겁게 활동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죠. 코리아커피위크가 그 경험의 장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