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설명
성북구 삼선동에 자리한 디스이즈낫어처치는 이정형 아워레이보 디렉터가 운영하는 다목적 문화예술 공간이다. 1980년대에 지은 낡은 교회 건물을 사들인 아워레이보 이정형 디렉터는 간판도 떼지 않은 이곳에 ‘디스이즈낫어처치This is not a church’라는 새 이름을 지어주었다. 교회가 되기를 거부한 디스이즈낫어처치는 ‘무언가를 하고 싶게 만드는 장소’로의 탈바꿈을 선언한 뒤 눈에 띄는 시각 요소를 모두 제거했다.
공간을 점유하는 이가 마음껏 노닐 수 있는 흰 도화지 같은 무대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렇다고 이곳을 무색무취의 장소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예배당 특유의 건축 구조가 강력한 아이덴티티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 높은 층고와 탁 트인 시야가 생경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긴 창문을 통해 들어온 자연광이 시간의 깊이를 더한다. 콘크리트로 만든 설교 단상은 공간의 앞뒤를 구분할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데, 때에 따라서는 예술가의 무대가 되기도 하고 관람객의 의자가 되기도 한다.
용도를 다한 건물을 되살리는 예술과 디자인의 힘을 증명한 디스이즈낫어처치는 과거의 흔적을 없애지 않고도 새로운 쓰임을 발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해당 사진은 [디스이즈낫어처치]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