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설명
경리단길 골목을 걷다 보면 창문 없는 수상한 건축물과 마주치게 된다. 언뜻 봐서는 도통 정체를 알 수 없지만, 흰 외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종이 결을 표현한 독특한 외장재가 인상적인 이 건물은 독립 서점 그래픽의 아지트다. ‘만화를 사랑하는 어른을 위한 놀이터’를
콘셉트로 하는 이곳은 만화책과 그래픽 노블, 아트북을 주로 취급한다. 구하기 힘든 절판 도서와 희귀본을 만나볼 수 있는 게 그래픽의 매력이다.
건물 벽에 창을 내지 않은 건 덕질에 진심인 어른들을 위해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벽 대신 천장에서 내리쬐는 자연광이 아늑하고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방문객은 1층부터 3층까지 전 층을 오가며 주제별로 큐레이션한 도서를 살펴볼 수 있다. 서점과 책방을 겸하는 이곳에서는 이용 시간 제한 없이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는데, 한자리에 오래 머무르는 이가 많은 만큼 가구를 고르는 데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아홉 가지로 분류한 독서 자세에 맞춰 일일이 가구 높이와 형태를 정했다고.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음료와 엄선한 주류 컬렉션, 공간의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음악도 그래픽을 즐기는 또 다른 요소다. 최근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만화를 연재하고 읽을 수 있는 동명의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만화 애호가들에게 또 한 번 호재를 선물하기도 했다.
*해당 사진은 [그래픽]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