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설명
LG아트센터가 22년의 역삼동 시절을 마무리하고 마곡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을 처음 전했을 때만 해도 업계 내에서 서울 외곽으로 옮기는 데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개관 1년 만에 연평균 관객 수가 역삼동 시절을 초월하며 그것이 기우였음을 증명했다.
우수한 공연 콘텐츠와 뛰어난 접근성이 흥행의 주요인이지만, 특유의 모던한 건축미 또한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
이는 건축설계에 참여한 건축가들의 협업이 이루어낸 결과다. 안도 다다오는 로비와 아트리움, 통로에 제각기 눈에 띄는 특징을 만들기 위해 각각 ‘게이트 아크 Gate Arc’, ‘튜브Tube’, ‘스텝 아트리움Step Atrium’이라는 콘셉트를 부여해 디자인 작업을 했다. 게이트 아크는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마주치게 되는 거대한 곡선의 벽면으로, 안도 다다오의 시그너처인 노출 콘크리트 공법의 진수를 엿볼 수 있다. 높이 10m에 달하는 튜브는 건물 지상층을 대각선으로 관통하는 타원형 통로다.
스텝 아트리움은 마곡나루역 지하 2층부터 3층 객석까지 연결되는 계단으로, 드넓은 마곡 지구 내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안내한다. 안도 다다오는 “개성을 가진 각각의 공간이 상호 교차하면 여러 요소가 충돌하면서 신선한 자극을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라며 의도를 전했다.
안도 다다오의 아이디어가 무사히 결과물로 이어진 데에는 감리와 설계 의도 구현을 맡은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의 공도 크다. 여러 차례 문화시설을 설계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공사와 LG아트센터 서울, 안도 다다오 측을 오가며 디자인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다. LG아트센터 서울 프로젝트의 숨은 주역인 셈. 뛰어난 건축물이 탄생하려면 건축가의 탁월한 발상 외에도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알려준 사례다.
*해당 사진은 [LG아트센터 서울]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