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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8

커피 도시 부산, 자연과 도시가 교차하는 블루보틀 부산 민락 ①

부산의 따뜻한 환대로 채워진 뷰 맛집

Briefing

카페 도시, 부산

부산은 ‘커피 도시’로 손꼽힌다. 국내 수입 커피 생두의 95%가 부산항을 통해 들어오고, 다양한 로스터리 문화가 발달했다. 전포카페거리, 해리단길, 온천천 카페거리, 영도 커피 특화거리 등 개성 있는 카페 거리가 도시에 퍼져있다. 이 커피 도시 부산에 2024년 11월, 글로벌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 커피(이하 블루보틀)가 민락동에 문을 열었다. 2023년 여름 일시적으로 커피 트럭을 선보인 후 다시 부산을 찾은 결과다. 제주에 이어 비수도권 두 번째 매장인 블루보틀 민락. 블루보틀은 왜 민락동을 선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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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강과 도시 경관이 교차하는 민락동

민락동은 산, 강, 바다가 맞닿은 지점으로 부산의 자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동네다. 블루보틀 부산 민락은 수영강이 내려다보이는 수변로에 위치해 탁 트인 자연 경관과 도시의 화려함까지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다. 블루보틀 코리아 대표 라이언 서(Ryan Suh)는 “산과 바다, 강이 어우러진 자연의 아름다움과 도시의 고층 빌딩을 함께 볼 수 있는 경관이 부산의 특별함”이라며 그 풍경을 게스트가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입지를 찾았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카페 앞으로는 강이 흐르고, 뒤로는 백산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게스트 Guest: 블루보틀에서는 고객이 아닌 손님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공간 설계도 아름다운 경관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구성됐다. 설계와 디자인을 맡은 네리앤후(Neri & Hu)는 자연 풍경을 중심에 둔 공간 설계를 지향했다. 140석이 넘는 좌석 대부분이 외부를 향하고 있어, 어느 자리에서든 수영강과 도시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는 이 공간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허브가 되기를 바랐고, 산과 강 사이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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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실내를 연결하다

블루보틀 부산 민락에서 인상적인 구조 중 하나는 입구에서 바까지 이어지는 나무로 구성된 공간이다. 이 길은 게스트의 발길을 자연스럽게 이끌며, 공간을 따라 흐르는 동선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설계를 맡은 네리앤후는 이 공간이 단순한 통로를 넘어, 실내와 실외, 카페와 자연을 연결하는 상징적인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카페에 들어서면 오른편으로 수영강 전망이 펼쳐지고, 루프탑으로 이어지는 구조 또한 외부와의 연결감을 강화한다. 입구에서 바까지 이어지는 동선에는 낮은 계단이 배치돼 있고, 이 흐름은 루프탑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4층과 루프탑을 연결하는 공간에는 상징적인 조명이 더해져 공간 안에서의 여정을 더욱 풍성하게 완성한다. 이러한 개방성과 흐름은 바리스타와 손님, 자연과 공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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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콘크리트, 테라코타의 조화

블루보틀 부산 민락은 미니멀한 공간 디자인을 지향하면서도, 각 층에 다양한 자재를 사용해 공간에 생동감을 더한다. 공간마다 나무, 스테인리스, 테라코타*, 콘크리트 등 서로 다른 자재를 사용해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밝은 색감의 목재는 입구에서 바까지 이어지는 통로에 따뜻함을 더하고, 창가 좌석은 콘크리트와 스테인리스로 마감해 도시적인 세련됨을 담아낸다. 루프탑은 붉은 벽돌 빛 테라코타를 중심으로 구성돼, 공간에 강렬한 인상을 더한다.

 

이처럼 다양한 자재를 선택하는 데 있어 ‘지속 가능성’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천연 소재인 테라코타는 재사용이 가능하고 폐기 후에도 생분해돼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다. 목재는 작은 조각을 모아 만든 합판을 사용해 자원 낭비를 줄이고 강도 또한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 각각의 자재는 시각적 조화뿐 아니라, 브랜드가 지향하는 공간 운영의 철학을 담고 있다.

*테라코타Terracotta: 이탈리아어로 구운 흙이라는 뜻으로, 흙을 저온에서 구워 만든 건축 자재나 도자기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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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함과 환대로 채우다

블루보틀은 단순히 커피를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다. 커피를 매개로 사람과 사람이 교감하는 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리고 ‘환대(hospitality)‘에 집중하여 바리스타와 게스트가가 자연스럽게 마주할 수 있도록 낮은 바 구조를 유지한다. 블루보틀 민락도 이 철학을 그대로 담았는데, 특히 올 3월에 시작한 1층의 ‘온더고(on the go)‘ 공간을 통해 블루보틀의 환대를 다시 한번 경험할 수 있다. 따뜻함과 환대를 콘셉으로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했다. 그 손길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이 자연스레 느긋해진다. 라이언 서 대표는 “깔끔한 조리대와 최소한의 메뉴판 그리고 낮은 바는 게스트와 바리스타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게 디자인하기 위한 블루보틀의 철학”이라 강조한다. “깔끔한 조리대와 최소한의 메뉴판은 게스트와 바리스타의 유대감을 위한 설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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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무진한 가능성, 열린 공간, 열린 시선: 네리앤후의 디자인 철학

 

블루보틀 부산 민락의 디자인을 맡은 네리앤후는 블루보틀과 협업해 온 스튜디오로, 모던한 디자인 안에서 소재를 과감하게 사용한다. 이번 작업에서는 수영강과 백산이라는 자연환경을 설계의 중심으로 삼으면서, 도시와 자연을 잇는 구조로 완성했다. 또한 브랜드와 손님의 일상을 연결하는 방식을 고민했다.

Interview with

네리앤후

─ 블루보틀 부산 민락을 디자인할 때,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수영강의 전망을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했어요. 백산과 수영강 사이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고,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허브 같은 공간을 만들고자 했어요.

─ 기존 건물 재해석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번 작업에서 기존 건물을 재해석한 과정도 궁금합니다.

이곳은 민락수변로를 대표하는 건물이었어요. 저희는 블루보틀이 자리 잡은 4층과 루프탑에 집중해 작업했는데요. 주변 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구현하는 동시에 한국적인 요소를 접목해 새로운 경험을 주고자 했어요. 입구에서 바, 바에서 루프탑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흐름을 위해 낮은 턱과 계단을 배치했고, 조명을 더해 공간을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게 했어요. 또 블루보틀은 주변 환경과의 연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통로를 활용해 사람과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 부산에서의 첫 작업이었는데, 프로젝트를 하면서 발견한 도시의 매력이 있나요?

부산은 활력 있는 에너지가 넘치는 도시예요. 특히 수영강과 백산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조화가 인상 깊었고, 이 에너지를 공간에 담고자 노력했죠.

블루보틀 부산 민락

장소 블루보틀 부산 민락

주소 부산시 수영구 민락수변로 243

공간 설계 Neri & Hu Design and Research Office

운영 시간 연중무휴, 08:30-22:00 (1층은 21:00까지)

*2편에서 계속됩니다.

 허영은 객원 기자

사진 강현욱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블루보틀 커피 코리아

 

프로젝트 캐비닛은 참신한 기획과 브랜딩, 디자인으로 트렌드를 이끄는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헤이팝 오리지널 시리즈 입니다. 격주 목요일, 영감을 주는 프로젝트들을 꺼내 보세요.

 

[Project Cabinet] 커피 도시 부산, 자연과 도시가 교차하는 블루보틀 부산 민락

▶  : file no.1 : 부산의 따뜻한 환대로 채워진 뷰 맛집

       : file no.2 : 빠른 변화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힘

       : file no.3 : 엄격하기에 더 소중한 가치

 
프로젝트
[Post-It] 블루보틀 부산 민락
장소
블루보틀 부산 민락
주소
부산시 수영구 민락수변로 243
시간
연중무휴, 08:30-22:00 (1층은 21:00까지)
허영은
다양성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래서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내서 보고, 듣고,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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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도시 부산, 자연과 도시가 교차하는 블루보틀 부산 민락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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