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에 등장한 새로운 랜드마크, 무신사 스토어 강남

8월 1일, 패션 플랫폼 무신사(MUSINSA)가 서울 강남에 오프라인 편집숍을 열었다. 2023년 하반기에 오픈한 무신사 스토어 대구를 시작으로 홍대· 성수에 이은 네 번째 오프라인 매장이자, 약 1년 만의 신규 출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로 출발해 수많은 브랜드와 함께 성장한 무신사가 어느새 공간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새로운 매장’이라는 소식만으로는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다.

왜 오프라인인가? 왜 강남인가? 왜 큐레이션인가? 이유를 따라가다 보면, 무신사가 공간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점차 선명해진다.

Why 1: “왜 오프라인인가?”

패션에서 체험의 힘은 여전히 강력하다. 화면에서 스크롤하던 옷을 실제로 만지고 입어보는 순간, 브랜드는 이미지가 아닌 감각이 된다. 고객은 브랜드를 오감으로 경험하고, 브랜드는 반응을 체감한다. 수많은 신진 브랜드를 발굴하고 성장시켜 온 무신사가 그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영역을 확장하며, 브랜드와 고객의 접점을 만드는 새로운 플랫폼을 마련한 것이다. 실제로 무신사 스토어 강남에 입점한 130여 개 브랜드 중 100여 개가 국내 브랜드이며, 그중 80% 이상이 강남에 자체 매장을 보유하지 않은 신진·중소 브랜드다. 온라인에서 존재감을 쌓아온 브랜드가 무신사 스토어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한 셈이다.

오프라인에서도 온라인 쇼핑의 장점을 고스란히 접목했다. 매장 내 모든 상품에는 QR코드가 삽입된 택을 부착해 온라인 기준 할인 가격을 현장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앱에서 적용되던 등급 할인과 적립금 혜택 역시 동일하게 적용된다. 실시간으로 상품 후기를 열람하고, 구매 후기를 앱에 작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는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둘러보고 실제 구매는 온라인에서 이뤄지던 기존 패턴을 깨기 위한 전략적 시도로, 브랜드와 고객 간 접점을 실질적인 소비로 이어주는 오프라인 실험이기도 하다. 이뿐만 아니라 화제성이 높은 브랜드별 팝업, 협업 상품, 전시 등 다양한 경험 중심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기획해 오프라인 숍만의 고유한 매력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Why 2: “왜 강남인가?”

강남이 다시 뜨고 있다. 을지로·성수·한남 등 새로운 지역이 부상하면서 경쟁력이 다소 떨어졌다고 여겼던 강남이 최근 글로벌 쇼핑 트렌드가 응축된 상권으로 주목받고 있다. 20~30대 직장인과 외국인 관광객이 특히 많이 찾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통 업계에서 ‘K-쇼핑 3대장’으로 불리는 무신사, 올리브영, 다이소가 강남 일대에 나란히 대형 매장을 선보이며 이른바 ‘올무다 삼각지대’를 형성한 이유다. 차별화된 상품 전략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이들 브랜드는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2024년 하나카드가 발표한 외국인 결제액 통계에 따르면, 무신사 외국인 소비는 전년 대비 343% 증가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해당 흐름에 맞춰, 무신사는 성수와 홍대에 이어 강남이라는 메가 상권의 한가운데로 입지를 확장했다. 2024년 기준, 강남구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체 방한객의 33%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보인다. 글로벌 소비자와 로컬 브랜드의 접점을 만드는 플랫폼으로써 이보다 적합한 입지는 드물다.

Why 3: “왜 키워드별 큐레이션인가?”

무신사 스토어 강남은 타깃과 스타일에 따라 키워드별로 브랜드 큐레이션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기존 편집숍과 차별화된다. 단순히 성별이나 연령으로 공간을 구획하는 것이 아닌 스타일과 취향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선별하는 방식이다. 캐주얼 유니섹스 브랜드를 모은 ‘무신사 영’, 1020 여성 고객을 위한 트렌디 패션 ‘무신사 걸즈’, 감도 높은 2535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소개하는 ‘무신사 포 우먼’, 아메카지부터 오피스룩까지 아우르는 ‘무신사 워크&포멀’, 인기 스니커즈와 캡을 모은 ‘무신사 슈즈’와 ‘무신사 캡클럽’까지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아이템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이는 온라인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 선호 카테고리를 오프라인에 반영한 결과다. 무신사는 해당 큐레이션을 바탕으로 ‘무신사 슈즈’, ‘무신사 걸즈’처럼 카테고리 특화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무신사 스토어 강남은 해당 전략을 실험하는 프로토타입 매장인 셈이다. 글로벌 K-패션의 중심이 될 강남에서 시작된 새로운 시도가 무신사 플랫폼의 다음 장을 어떻게 써 내려갈지 궁금해진다.

글 김기수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무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