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부산에 가면 꼭 가봐야할 38곳의 디자인스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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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25

옥외 광고, 7.4% 성장한 이유는? 이노션 MX팀이 말하는 트렌드

K-POP 스퀘어부터 신세계 파사드까지, 도심을 바꾼 디지털 옥외(DOOH)

광고판이 바뀌고 있다. 방송, 인쇄 등 전통 매체가 흔들리는 사이, 옥외광고는 거침없이 성장 중이다. 지난해 국내 옥외광고 시장은 4조 3,1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4% 성장*했다. 이 중 디지털 옥외광고(DOOH)는 17.2%의 성장을 기록하며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주요 매체 중 유일한 플러스 성장이다. 

한국지방재정공제회 한국옥외광고센터, 2024 옥외광고통계 기준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판’의 변화다. 자율표시구역제 도입 이후 삼성동 K-POP 스퀘어, 명동 신세계 등 도심 곳곳에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가 확산됐다. 다른 하나는 콘텐츠의 진화다. 3D 아나모픽, AR, 인터랙티브 영상 등 기술이 더해지며, 단순 노출에서 ‘경험 중심 매체’로 탈바꿈한 것이다. 팬들이 전광판 앞에 모여 아이돌 티징 영상을 촬영하고, SNS에 퍼뜨리는 장면은 이제 일상이 됐다.

 

 

이 변화의 최전선에는 이노션 미디어 경험 본부(Media Experience)의 MX 비즈니스팀이 있다. 단순 광고 판매를 넘어, 입지를 분석하고 브랜드 니즈에 맞는 미디어 전략을 설계한다. “퍼포먼스는 디지털 광고로, 인지도와 신뢰도는 옥외 광고로 챙기는 시대예요.” 이노션 MX 비즈니스팀 이승현 팀장의 말이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디지털 광고와 달리, 옥외 광고는 어떻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을까. MX 비즈니스팀 이승현 팀장을 만나 물었다. 

옥외광고, 왜 지금 다시 주목받을까

— 옥외광고 시장이 성장하는 이유는 뭘까요? 솔직히, 의외였습니다.

첫 번째는 자율표시구역 도입 덕분이에요. 예전엔 광고물의 크기나 위치에 제약이 많았지만, 지금은 건물 전면을 통째로 LED로 바꿀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죠. 삼성동 K-POP 스퀘어나 명동 신세계 본점처럼요. 건물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도화지가 된 셈이에요.

신세계스퀘어 미디어 파사드. 농구장 3개 크기(1292.3㎡)에 달한다. 출처 : 신세계

대표적인 사례가 신세계스퀘어 미디어 파사드입니다. 연말이면 그 모습을 보기 위해 찾는 사람이 100만 명에 달하거든요. 여기에 3D 아나모픽, 인터랙티브 콘텐츠 기술이 결합하면서, 콘텐츠의 완성도와 몰입감도 높아졌고요. 아이돌 그룹 음반 론칭 때 옥외 전광판을 활용하는 사례도 많아요. 뮤직비디오나 티징 영상을 띄우고, 팬들은 그 장면을 보기 위해 전광판 앞으로 모이는 겁니다. 그게 다시 온라인으로 확산되고요. 온오프라인 연동 캠페인 전략이죠. 

 

두 번째 이유는 ‘퍼포먼스 단독 마케팅’의 한계예요. 한때는 퍼포먼스 마케팅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겼어요. 하지만 이제는 디지털만으론 부족하다는 걸 마케터들도 체감하고 있죠. 결국 디지털 광고만 돌리는 것보다, 오프라인에서 노출이 함께 있을 때 실제 행동이나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지거든요. 

 

물론 대규모 예산을 쓸 수 있는 브랜드는 여전히 TV 광고도 병행하죠. 하지만 요즘은 10억~20억 수준에서 효과적인 미디어 전략을 고민하는 곳들이 많아졌고, 예산 내에서 최대 효율을 내기 위해 디지털과 옥외를 병행하는 곳이 늘고 있어요. 실제 그 시너지도 체감하고요.

 

— 옥외 매체만의 특징은 뭘까요.

광고가 자연스럽게 노출된다는 점이에요. 디지털이나 TV 광고와 다른 점이죠. 옥외 매체는 도시풍경처럼 존재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적고 수용도가 높아요. 

 

사용자 입장에서 디지털 광고는 ‘푸시(push)’ 방식이라면, 옥외광고는 ‘풍경’이에요. 거기에 재밌는 콘텐츠가 걸려 있으면, 그걸 새로운 시선으로 보게 되죠. 잘 만든 옥외 콘텐츠는 일상에 낯섦을 주는 방식으로 침투해요. 예를 들어 초대형 전광판을 활용해 미디어아트처럼 구성하면, 그 자체가 도시 경험이 되기도 하고요. 생활 속에 스며들기 좋은 매체라고 생각해요(웃음).

IFC몰에 설치된 디지털 옥외 광고. 출처:이노션

현재 국내 전체 광고 시장 규모는 약 14조~15조 원 정도인데, 그중 옥외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 수준이에요. 디지털에 비하면 작지만,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은 영역이죠. 콘텐츠 제작, 디지털 사이니지 구축과 운영까지 포함하면 산업 규모는 지금보다 클 수도 있고요. 무엇보다 디지털 광고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영역을 메워주는 게 옥외광고라고 생각해요.

 

 

요즘은 ‘피지컬(Physical)’ 경험이 중요해지고 있어요. 단순히 스크린에서 끝나지 않고, 물리적인 공간에서 체험하고 반응하는 경험이죠. 이런 물리적인 접점을 만들고 연결하는 역할을 옥외가 할 수 있는 거예요. 팝업이나 오프라인 이벤트와 결합해 실제 행동을 유발할 수도 있고요.

 

 

— 광고 효과가 좋은 위치는 어디인가요?

기본적으로 유동 인구가 필요해요. 사람들이 얼마나 오가는지 통신사 데이터를 활용해 파악하죠. 기지국 접속 기록을 통해 특정 시간대 특정 구역에 몇 명이 머물렀는지 알 수 있어요. 또 성별이나 연령대 같은 비식별 정보를 통해 ‘타깃 오디언스 지표’도 뽑을 수 있고요. 그러면 이 지역에 20대 여성 비율이 높으니 이런 브랜드에 적절할 것 같다는 분석까지 가능하죠. 기술적으로는 타깃 맞춤형 광고 송출도 구현할 수 있지만 크게 활용되진 않아요. 그보다는 브랜드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게 더 중요하죠.  

 

그런데 사람이 많아도 브랜드마다 노출했을 때 효과가 좋은 장소는 달라요. 강남과 광화문의 타깃이 다르고, 같은 강남권에서 강남역과 도산공원 역시 다르죠. 그래서 노출량을 기본으로 입지의 성격, 상권, 교통량, 주변 건물 특성을 다 따져봐요. 일종의 부동산 분석 같은 거죠. 그렇지만, 만들고 싶다고 다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준수해야 하는 법적인 조건도 있고요. 

 

▪ 옥외 매체의 입지별 전략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콘텐츠 송출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하루에 노출할 수 있는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예요. 정부나 지자체 허가를 받은 매체는 모두 동일하고요. 이 중 20%는 공익 콘텐츠, 나머지 80%는 광고나 일반 콘텐츠로 구성돼요. 광고는 보통 30초 단위로, 하루 80회 정도 송출되면 그게 1구좌예요. 그렇게 계산하면 하루 약 21구좌를 상업 콘텐츠로 송출하는데, 시간으로 치면 약 5만 1,840초죠.

 

광고 외에 오리지널 콘텐츠도 만든다고요.

맞아요. 공간에 맞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매체 정체성을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되거든요. 강남 몬테소리는 직장인을 타깃으로 만든 콘텐츠가 많아요. 출퇴근에 지친 사람들 모습이나 점심 먹고 졸린 직장인 모습 같은 걸 캐릭터로 표현했죠. 직장인이 많은 강남역의 타깃층을 고려한 콘텐츠예요. 센트럴점은 잡지사와 협업해 명품 화보처럼 구성해 콘텐츠를 내보내기도 했고요. 또 신세계스퀘어는 공간이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석조 건물이라는 점을 살려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한 건물 이미지를 콘텐츠로 구현했어요. 

 

 

더 몬테 강남. 직장인 타깃 오리지널 콘텐츠를 송출하고 있다. 출처: 이노션

최근엔 디지털을 활용한 실험도 늘고 있어요. 팬 투표 플랫폼과 협업해서 마감 직전 투표 현황을 실시간으로 띄우거나, 관객 참여형 콘텐츠를 제작해 보기도 했고요. 단순히 정보를 송출하는 게 아니라 ‘참여했다’는 감각을 주려 하죠. 그런 시도가 쌓이면 매체 정체성이 생기고, 사람들도 콘텐츠를 한번 더 주목하는 것 같아요.

스크린 홍수 시대, 살아남는 매체는 뭘까

이노션 MX비즈니스 팀 이승현 팀장.

앞으로 옥외 광고는 어떻게 될까요. 팀장님이 전망하는 미래가 궁금합니다. 

화두는 ‘자유표시 구역’이에요. 국내에서 이 제도가 처음 시행된 건 2016년, 삼성역 K-POP 스퀘어 자리였어요. 당시 뉴욕 타임스퀘어처럼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를 도심 중심에 구현해 보자는 취지로 정부에서 ‘자율표시구역’을 도입했죠. 광고물의 크기나 설치 위치에 대한 제한을 줄이고, 창의적인 디지털 콘텐츠가 제작될 수 있는 만든 첫 사례였어요.

 

그로부터 10년이 흘렀는데, 자율표시구역은 이제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들어섰어요. 서울 시내 3곳에 불과하던 구역이 현재는 부산 해운대 그랜드조선호텔과 광화문 코리아나호텔까지 확대돼 운영 중이며, 곧 2기 사업지인 광화문, 명동, 해운대에도 신규 매체가 추가로 설치될 예정입니다. 도시 전체가 디지털 사이니지로 채워지고 있는 셈이죠. 과거에 비해 유사한 스크린이 늘어나면서 피로감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모든 매체가 주목받을 수는 없고, 선택과 집중을 받는 곳이 생기겠죠.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지에 대한 운영 고민도 훨씬 더 깊어졌어요.

 

또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는 ‘측정 방식’이에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매체를 보고 있는지 데이터가 더 중요해질 거예요. 디지털과 같은 방식은 아닐지라도요. 통신 데이터나 이동량 분석을 통해 측정 방식에 대한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어요.  

— 콘텐츠로 해보고 싶은 시도도 있을까요?

뉴욕 타임스퀘어에서는 매일 밤 11시 57분, 전광판들이 동시에 싱크를 맞춰 상영하는 ‘미드나잇 모먼트’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걸 보는 자체가 하나의 도시 경험이 되죠. 이런 시도는 지금도 인상적이에요. 한국에서도 이런 방식의 콘텐츠 실험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강남역에서 비슷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고요. 예전에는 다들 타임스퀘어를 옥외광고의 정점처럼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 콘텐츠 면에서는 우리가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느껴요. 해외에서 한국을 레퍼런스 삼는 경우도 많아졌고요.

11시 57분에 맞춰 상영하는 뉴욕타임스퀘어 '미드나잇 모먼트' 장면 Andrew Ondrejcak, 출처 : Michael Hull for Times Square Arts

산업적으로 경쟁만 할 게 아니라, 인근 매체끼리 콘텐츠를 엮어서 뭔가 새로운 걸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인근에 있는 전광판끼리 협력해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겠죠. 왼쪽 전광판에서 무언가 던졌을 때, 오른쪽에서 받는 식으로요. 함께 시도할 때 재밌는 장면이 훨씬 많이 나올 수 있잖아요. 그런 실험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 이 일을 하면서 중요하다고 느끼는 지점은 뭔가요?

중요한 건 결국 경험이에요. 누구나 시행착오를 겪고,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일도 많죠. 저희는 상품을 제안하고, 입찰에 떨어지는 일은 거의 매일 겪어요. 그걸 실패로 두지 않는 게 중요해요. 지나고 보면 그때의 경험이 다음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거든요. 지금 운영 중인 매체들도 그런 과정을 거쳐 생긴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실패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아직 성공 방법을 찾는 중인 거죠(웃음).

 

 

그리고 조직 차원에서는 방향성과 기준을 정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그게 없으면 단기적인 성과에 휘둘려서, 맞지 않는 사업을 하게 되거든요. 저희는 ‘초대형’과 ‘프리미엄’이라는 두 가지를 기준으로 삼고 있어요. 시장도 결국 그걸 원하고요.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기준이 있어야 선택도 분명해지죠. 지금 그 매체가 조건이 안 맞더라도, 기준에 맞게 키워낼 수 있다면 해보는 거고요. 그렇게 쌓인 경험들이 결국 우리만의 방식이 되는 거죠.

 

 

 

 김지오 기자

자료 제공 및 취재협조 이노션

김지오
자기만의 길을 걷는 브랜드와 사람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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