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설명
오목공원은 1989년에 처음 만들었다. 당시만 해도 신시가지였던 목동의 거점 공원으로 조성했지만, 3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사이 도시가 변하고 공원이 노후화되자 주민들의 발걸음이 점차 뜸해졌다. 이 오래된 공원을 되살리는 임무를 맡은 조경 건축가 박승진은 단순히 나무와 꽃을 더 심는 것만으로 오목공원을 회생시킬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아늑하고 편안한 환경이 준비되지 않은 공원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녹색 풍경에 불과하다는 것. 도심 속 휴식처가 될 수 있는 공원을 만들기 위해 그가 고안해낸 공간 모티프는 ‘어번 퍼블릭 라운지’, 라운지를 닮은 공원이다. 실내 라운지에서 느낄 법한 안락함을 공원에 담아내고자 한 것이다.
새롭게 재단장한 오목공원에 등받이 없는 벤치를 두지 않은 이유다. 공원 중심을 감싸는 회랑은 이곳을 대표하는 공간 요소다. 이 정사각형 회랑은 공원 내 모든 숲과 정원을 연결하는 길이자 통로인데, 필요에 따라서는 라운지나 공연장, 장터로도 탈바꿈할 수 있다. 대다수 공원에서 벤치를 찾아 헤매야 하는 것과 달리 이동 가능한 가벼운 의자를 다수 비치한 것도 공간을 다용도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회랑에 앉아 안쪽을 바라보면 정원이, 바깥쪽을 바라보면 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해 12월에는 공원 내 미술관과 키즈 카페가 오픈하면서 녹지 공간 이상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도 했다.
*사진: 유청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