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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3

[the Makers] 4. 브랜드의 노력을 체감하게 하는 팝업, 민효기 무신사스페이스팀 팀장

파트너와 함께 성장하는 터
헤이팝은 더 메이커스(the Makers) 시리즈로 사람들의 발길을 붙들고 마음을 사로잡은 팝업 기획자들을 소개한다. ‘팝업 포화 시대’라 불릴 정도로 무수한 팝업이 열리고 저무는 현재, 수많은 팝업 사이에서도 의미 있는 자취를 남긴 팝업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민효기 무신사스페이스팀 팀장

무신사는 수많은 입점 브랜드와 고객을 직접 연결하기 위해, 무신사 테라스, 무신사 스퀘어 등 팝업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와 대중의 반응은 뜨거운 편이다. 일례로 지난해 무신사 테라스 성수에서만 총 28회의 팝업이 열려 약 35만 명에 달하는 이들이 방문한 바 있다. 무신사가 자체 브랜드 스토어, 편집숍과 더불어 팝업 공간까지 갖추려 한 이유는 무엇일까? 무신사의 팝업 공간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민효기 무신사스페이스팀 팀장을 만났다.

Interview with 민효기 무신사스페이스팀 팀장

— 무신사스페이스 팀 소개를 부탁한다.

무신사에서 전개하는 오프라인 채널, 그중에서도 무신사 테라스와 스퀘어 등의 공간을 담당하는 팀이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행사의 기획부터 운영까지 맡고 있다. 팝업도 그중 하나다.

 

— 무신사가 오프라인 팝업 공간을 만든 배경은 무엇인가?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작한 무신사의 오프라인 니즈를 해소하고 더 큰 미래를 그려보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또 파트너사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도 오프라인 공간은 필요하다.

무신사 테라스 성수. ⓒ 무신사 테라스
무신사 스퀘어 성수 3 외관. ⓒ 무신사 스퀘어

— 일반적인 대관 스튜디오와 무신사의 오프라인 공간은 어떤 점에서 다른가?

우리 공간 역시 일반 대관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입점사의 성장을 지원하려 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본다. 무신사에 입점한 모든 브랜드가 팝업 등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할 여력을 갖추지는 않았다. 사업 초기 단계에 있거나 비교적 영세한 브랜드의 경우, 오프라인 진출에 대한 니즈가 있어도 이를 실현하기 쉽지 않다. 무신사는 이러한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진출을 돕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

 

— 이를테면?

우선 파트너사에는 공간 대관비 할인 혜택이 있다. 더불어 수많은 SNS 채널 등 무신사의 여러 자원을 활용해 프로모션을 지원하려고 노력한다. 브랜드가 더 널리 노출되도록 유관 부서들이 긴밀하게 작동한다.

 

— 팝업, 즉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는 공간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야만 한다. 입지가 중요할 듯하다. 무신사의 공간은 어느 지역에 자리를 잡았나?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 그중에서도 무신사의 요충지인 서울 성수동 부근에 많다. 1층에 자리한 공간도 있고 지하나 3층에 위치한 공간도 있다. 지하나 3층 공간의 경우 1층 공간에 비해 접근성이 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또 다른 장점도 존재한다. 지하철과 바로 이어져 오히려 쉽게 찾아갈 수 있다든가, 대관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메리트가 있다. 행사의 형태나 성격이 다양하므로 여러 니즈를 만족하는 공간들을 마련하고자 계획 중이다. 현재는 50평 이상의 공간부터 10평, 20평 규모의 공간을 확보한 상태다.

— 자체적으로 기획하는 팝업 행사도 자주 진행하고 있다. 자체 기획 팝업을 구상하는 기준이 있나?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온라인 쪽에서 이슈가 생겨서, 해당 이슈를 오프라인으로도 끌어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기획하는 경우가 있다. 또 하나는 오프라인 이슈를 기획에 활용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하절기에 시즌 상품인 샌들 팝업이 효과적일 것이라 판단한다면, 무신사에 입점한 관련 브랜드를 검토해 라인업을 꾸리고 어울리는 콘텐츠를 구상해 나가는 식이다. 3월 말부터 4월 7일까지 무신사 테라스 성수에서 진행한 팝업 〈ONE, TWO, TREE〉도 그 예다. ‘식목일’이라는 이슈를 잡고 관련 잡화 및 소품, F&B 브랜드를 큐레이션한 팝업이었다. 팝업의 이름을 짓는 일부터 입점 브랜드 외 화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파트너를 섭외하는 등 전 과정을 진행했다. 당시 ‘춤추는 꽃집’으로 유명한 비틀즈뱅크가 함께해 화제가 됐다.

 

— 앞서 언급했듯 파트너사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자체 팝업을 마련한다고 볼 수 있을까?

결국 무신사와 파트너사 모두 윈윈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우리 공간에 흥미로운 콘텐츠를 지속해서 업데이트할 수 있으니 좋고, 파트너 브랜드 입장에서는 비교적 부담이 덜한 조건으로 고객과 직접 스킨십할 수 있다는 점이 유효할 것이다.

식목일 팝업 현장. 출처: 무신사 테라스 인스타그램

— 무신사의 팝업 공간에 관심을 보이는 브랜드들의 경향이 있다면 무엇인가. 아무래도 패션 브랜드가 다수인가?

브랜드의 카테고리가 한쪽으로 쏠려 있지는 않다. 무신사는 패션 외에 잡화, 리빙 제품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기 때문에, 팝업이나 기획전에 관심을 보이는 브랜드의 성격도 다양해졌다.

 

— 얼마 전 성수동에 실내 규모만 약 100평에 달하는 대규모 공간을 확보하고 ‘스퀘어 성수’라는 이름으로 오픈했다고. 대형 공간을 확보한 이유는 무엇인가?

메가 사이즈 행사를 운영하기 위해 대규모 공간이 필요했다. 소규모 공간에서 소규모 팝업을 진행하면서 우리와 브랜드는 함께 성장했다. 그 후 ‘무신사 테라스’라는 조금 더 큰 공간에서 팝업을 개최하며 한 발짝 더 나아갔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더 큰 걸음을 떼려면 대규모 공간을 갖출 필요가 있었다. 우선 현재 확보한 스퀘어 성수를 9월까지 단기로 운영하면서 대규모 공간 운영 전반을 테스트해 보려고 한다. 5월 캠핑 브랜드 팝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팝업이 이미 계획되어 있다.

새롭게 오픈한 스퀘어 성수. 현재 캠핑 브랜드 헬리녹스의 팝업이 열리고 있다. 제공: 무신사스페이스팀
스퀘어 성수는 대규모 공간으로, 실내와 실외 모두를 사용한다. 제공: 무신사스페이스팀

— 이제껏 무신사 팝업 공간에서 열렸던 행사 중 특히 짚고 넘어가고 싶은 사례가 있다면.

‘무신사 시즌 프리뷰’를 꼽고 싶다. 입점 브랜드가 다음 시즌 디자인을 미리 생산한 후 고객에게 직접 선보이는 행사다. 제품 출시 전 상품 기획 단계에서 고객의 의견이나 구매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시즌 프리뷰는 온라인은 물론 무신사 테라스, 스퀘어 성수 1·2, 3호점 등 다양한 공간에서 진행돼 왔다. 국내 패션 신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려는 우리의 노력을 공간에 방문한 분들에게 직관적으로 소개할 수 있다는 점이 유의미하다고 본다.

 

— 팝업은 이제 물건을 직접 보고 사는 오프라인 공간일 뿐 아니라 하나의 콘텐츠가 됐다. 좋은 콘텐츠로서의 팝업은 무엇을 갖춰야 할까?

팝업의 주체가 무엇을 보여주고자 하는지, 왜 팝업을 여는지가 명확하게 느껴져야 한다. 이유, 메시지, 콘셉트, 세부 기획이 조화를 이루는 팝업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24 FW 시즌 프리뷰 현장. 제공: 무신사
24 FW 시즌 프리뷰 현장. 제공: 무신사

— 인터뷰 전 성수동 인근을 둘러봤다. 평일임에도 팝업 공간에 방문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선 모습을 곳곳에서 마주쳤다. 팝업이 여전히 활발히 열리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지극히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시시각각 새로운 것을 좇는 트렌드가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본다. 지상파 방송에서 유튜브로 미디어 지형이 빠르게 변화했고, 유튜브는 다양한 콘텐츠를 즉각적으로 제공하는 채널이 되지 않았나. 팝업 역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선보이는 콘텐츠처럼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또, 주최하는 브랜드 입장에서도 팝업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나의 공간을 장기적으로 운영할 때보다 단기 팝업을 열 때 드는 리소스와 위험 부담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팝업은 한시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보다 강한 임팩트를 줄 수도 있다. 덧붙여 온라인으로만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일 때보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직접 만나 소개할 때 고객이 브랜드에 갖는 신뢰가 깊어질 수 있다. 팝업이 고객에게 믿음을 주는 하나의 창구로도 기능하는 셈이다.

현재 무신사 스퀘어 성수 3에서 진행 중인 메이크업 브랜드 팝업 현장. ⓒ 무신사 스퀘어

— 팝업이 하나의 현상이 된 만큼, 파생하는 문제점도 있다. 일례로 일정 기간 열리고 사라진다는 팝업의 특성 때문에, 한 번 쓰이고 버려지는 폐기물이 늘어났다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된다. 이런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나?

이러한 문제를 언제나 의식하고 있다. 무신사의 공간에서 열리는 팝업의 경우, 행사를 꾸밀 때 필요한 제작물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또 빠르게 시선을 끌거나 유행을 타는 집기보다는 여러 행사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집기를 견고한 퀄리티로 제작하려고 한다.

 

— 무신사스페이스팀의 팀장으로서, 운영하는 공간이 고객에게 어떻게 다가가기를 바라는지 듣고 싶다.

파트너 브랜드와 고객들이 만나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동시에 무신사의 새롭고 의미 있는 시도들을 고객들이 직접적으로 느끼는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 방문하는 모든 분이 즐거운 경험을 안고 돌아가실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김유영 기자

사진 이신영 콘텐츠 매니저

자료 제공 무신사스페이스팀

김유영
에디터. 이야기를 듣고 기사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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