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8

아티바이브가 제시하는 새로운 예술 관람법

“예술 경험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비전”
아티바이브는 증강현실 예술​ 도구이자 앱이다. 관람자 개인에게는 작품을 감상하는 새로운 관람법을 제공하고, 기관에게는 작품을 소개하는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한다. 오늘날의 예술을 감상하는 방법 그리고 창작하는 방법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

동시대 미술의 영역에서 예술과 기술의 관계는 큰 화두다. 예술은 탄생부터 기술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무언가를 그리기 위해서, 제작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뒷받침돼야 했기 때문이다. 표현을 위해서는 기술이 전제돼야 했다.

하지만 오늘날, 예술과 기술의 관계는 사뭇 달라졌다.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진보에 힘입어, 예술 언어가 모습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기술은 표현을 위한 도구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갔다. 기술이 전제되는 새로운 형태의 예술, ‘기술적 예술’이 등장한 것이다. 기술의 발전 양상은 작가들의 언어와 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고, 그것을 수용하는 관람자의 태도도 변화시키고 있다. 관람자가 작품의 의미를 형성하는데 직접적으로 개입하는가 하면, 관람자와의 상호작용이 없이는 어떠한 의미도 생성되지 않는 작업도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가운데에 아티바이브artivive가 있다. 아티바이브는 증강현실 예술AR Art 도구이자 앱이다. 관람자 개인에게는 작품을 감상하는 새로운 관람법을 제공하고, 기관에게는 작품을 소개하는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한다. 오늘날의 예술을 감상하는 방법 그리고 창작하는 방법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 아티바이브 코리아 박다인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사를 읽기 전에 미리 메모하는 아티바이브 사용법

 

1. 아티바이브 앱을 다운 받으세요.

2. 앱을 켜고 앞면의 작품 이미지를 비춰보세요.

감상하고 있는 AR 콘텐츠를 영상으로 녹화할 수 있습니다.

녹화된 영상을 SNS에 바로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녹화된 영상을 스마트폰 사진첩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Interview with 박다인

아티바이브 코리아 대표

 

아티바이브 코리아의 시작이 궁금합니다.

예술이 추구하는 ‘순수함’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이 있는데요. 요새는 특히 디지털이 큰 화두인 것 같아요. 저도 디지털에 기반을 둔 예술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구글에서 주최한 네트워킹 행사에서 아티바이브 창립자인 세르지우Sergiu Ardelean와 코딘Codin Popescu을 만난 것이 아티바이브 코리아의 시작이었죠.

이들은 아시아 지역의 사업화를 도와줄 파트너를 찾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어요. 그러면서 대사관을 통해 미술 업계의 많은 분들을 만났다고 해요. 그런데 2017년 당시만 해도 실감 콘텐츠라는 단어도 사용되지 않았을 때이니 한국의 미술 업계 종사자분들은 다소 생소하게 느끼셨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수익성 있는 사업이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던 것 같고요. 저는 관심이 많았던 터라 아티바이브의 AR이 정말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서로 이야기를 나눠보니 실감 콘텐츠 분야에 대한 견해가 잘 맞았습니다. 만난 지 한 달도 안 되었는데, 당시 저희가 진행하고 있던 프로젝트에 아티바이브를 바로 적용해서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모험일 수도 있었는데요. 그 무모함이 지금의 아티바이브 코리아를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어요. 이를 계기로 저는 현재 아티바이브 한국지사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지분 파트너로서, 본사 운영에 대한 파트너로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Artivive Albertina Museum Film Stills ©Artivive

아티바이브 본사는 “미술시장을 변화시키는 것” 그리고 “예술 경험을 변화시키는 것”에 목표가 있다고 인터뷰한 바 있는데.

저희도 동의하는 부분이고 추구하는 방향성도 일치해요. 특히, 예술 경험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티바이브 코리아가 지향하는 가장 중요한 비전입니다. 저희가 생각한 예술 경험은 작품을 즐기는 방식에 대한 부분이에요. 앱으로 작품 이미지를 비춰보면 작품에서 못다 전한 이야기를 증강현실로 확인할 수 있는 거죠. 작품을 설명하는 도슨트의 역할을 할 수도 있어요. 혹은 작품의 일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증강화된 콘텐츠를 봐야 비로소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죠. 회화 작품은 디지털 작품이 되고, 디지털 작품은 스틸 이미지에 증강해 새로운 형태의 AR 디지털 작품이 되기도 하는 다양한 작품 감상 방식과 예술 경험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 아티바이브 앱을 켜고 작품 이미지를 비춰보세요.

 
Claude Monet Das Haus in den Rosen ©Artivive
Henri Matisse Papageien Tulpen ©Artivive
Marc Chagall Der Papierdrachen ©Artivive

아티바이브의 기술적 원리는.

지금까지 증강현실 콘텐츠를 제작하는 통신사, 개발사들은 앱 또는 웹에서 카메라를 구동해 앱 내에 저장돼 있는 데이터를 불러들여 현실 이미지 위에 증강시키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들어왔어요. 예를 들어 앱에서 어떤 가수를 불러들이면 내 손바닥, 책상 위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죠. 위와 같은 방식 외에도 증강현실은 GPS 위치 기반, QR 코드, 이미지 인식 기반 등으로 콘텐츠를 불러올 수 있는데요. 그중 아티바이브는 하나의 이미지를 인식해서 스캔하고, 링크되어 있는 콘텐츠를 불러들이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티바이브 작가 Benjamin Mitchley ©Artivive

많은 작가들이 실제로 아티바이브를 활용하고 있나요?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14만 명 이상의 아티스트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티바이브는 증강현실 예술을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구축한 ‘아티스트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rtivive

특히 수요가 많은 분야는 어디인가요?

미술관, 박물관이요. 소장품을 활용한 전시 콘텐츠로 색다르게 소개할 수도 있고 또 이를 활용한 굿즈 판매로 수익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 많은 기관에서 협업 문의를 해 오시는 것 같아요. 또 요즘 미술관 박물관 스마트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 많아진 것도 아티바이브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어요. 미술관, 박물관들은 데이터를 디지털화하여 아카이빙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거든요. 이렇게 소장품을 디지털화하여 또 다른 콘텐츠로서 소개할 수 있도록 제안을 드려요. 여러 소장품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다르게 소개할 수 있다면 미술관은 그 소장품을 확장성 있게 사용할 수 있으니 최대한 효율적인 콘텐츠 운영에 집중해서 도움을 드리고 있어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아티바이브의 가능성도 넓어질 것 같습니다. 특히 어떤 기술을 눈여겨보시는지.

요즘 예술계에서 NFT가 화두가 되고 있어요. 저작권에 대한 문제로 시작된 기술이지만 그 확장성은 무한하다고 봐요. 아티바이브는 NFT 플랫폼화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14만 명 이상의 아티스트가 아티바이브를 활용해 작품화하고 있어요. 이는 아티바이브에는 14만 개 이상의 데이터가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만일 실현된다면, 대량의 NFT 작품을 보유한 증강현실 플랫폼은 아티바이브가 유일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메타버스 세계 속에서 NFT 아트 뮤지엄이 생긴다면 아티바이브 작가님들이 참여할 수 있었으면 해요.

Vincent van gogh la cafe de nuit a arles 1888 hahnloserjaegglistiftung foto reto pedrini ©Artivive (아티바이브 앱을 켜고 작품 이미지를 비춰보세요)

아티바이브가 활성화된다면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는 태도나 방식 자체가 달라질 것 같습니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던 이미지나 정보들이 아티바이브 앱을 통해서만 보이는 것인데요. 앞으로 어떠한 변화를 예측하시나요?

예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벽이 높은 예술보다는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있습니다. 관람객이 작품의 일부가 되는, 즉 관객 참여 예술을 전시하는 미술관이 많아졌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관람객이 많은데요. 미술관이 주는 아우라는 긍정적일 때도 있지만 관람자의 관람 태도를 수동적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티바이브는 관람자가 적극적으로 작품에 관여하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작품 이면에 숨어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관람할 수 있고 또 이것이 흥미를 높이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더욱이 아티바이브 앱을 통하면 작품 감상의 측면에서 나아가 관람자가 작품의 일부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증강화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동영상 녹화하여 저장하거나 SNS에 업로드하는 기능을 활용해 관람자가 아티바이브와 함께한 자신의 경험을 SNS에 공유할 수 있도록 합니다.

Joan Miró Vögel und Insekten (아티바이브 앱을 켜고 작품 이미지를 비춰보세요) ​

아티바이브의 강점 중 하나는 표현의 한계를 극복하고 작품 의도를 더욱 선명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원작의 방향성을 해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구현 방식에 대해 어떠한 고민을 하고 있는지.

예술에는 답이 없다는 것이 평소 저의 생각이에요. 한 작품을 보더라도 그날의 날씨나 그날의 기분에 따라서도 작품이 다르게 보일 수 있듯이 어떤 작품을 보더라도 저마다의 해석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아티바이브는 원작의 방향성을 잘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라기보다는 관람 자의 입장에서 더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티바이브로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충분히 원작 작가와 상의하여 진행하는 편입니다.

다만 피카소, 호안 미로와 같은 고전 예술 작품을 아티바이브 콘텐츠로 만들 때는 신진 아티스트와 콜라보 하여 새로운 해석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시도도 하고 있어요. 오히려 더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되는 경우가 많고, 관람객 반응도 더 좋더라고요. 때로는 관람자가 직접 참여해 자신만의 해석을 할 수 있는 방향성을 열어 두기도 합니다. 이것이 다른 예술 관람 도구와는 다른 아티바이브의 매력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이것이 앞서 말한 아티바이브가 지향하는 적극적 관람 태도, 바꿔 나가고 있는 예술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Artivive Albertina Museum Film Stills ©Artivive

아트바이브를 거치며 더욱 빛이 날 수 있는 매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특별히 빛이 날 수 있는 매체가 있다기보다는 아티바이브 콘텐츠가 적용된 작품은 그 형태가 어떻든 확장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예를 들어 한 작품에 어떤 증강현실 콘텐츠가 적용되었다면 똑같은 증강현실 콘텐츠가 그 작품이 인쇄된 굿즈(티셔츠, 엽서, 에코백 등)에도 그대로 볼 수 있어요. 이것은 다시 말하면 특정 공간에서 경험한 ‘전시된 작품’을 그 전시장을 벗어나 나만의 공간에 둘 수도 있고 내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일상 예술로서 일반 대중이 작품을 조금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자동차 로봇 ©Artivive (아티바이브 앱을 켜고 작품 이미지를 비춰보세요)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이며,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2020년 진행한 백남준 아트센터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아티바이브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했던 프로젝트입니다.

백남준 선생님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일화가 하나 있어요. 조수가 TV 작품을 수리하던 중 선생님께 질문을 하였습니다. “미래에는 이 TV가 사라질 텐데 그때 관람객들은 이 작품을 어떻게 보면 됩니까?” 이에 백남준 작가는 “그때 그 기술로 바꾸면 되지”라고 대답하셨다고 해요. 즉, 비디오 아트의 정체성은 하드웨어가 아닌 그 안에 담겨있는 영상 콘텐츠에 있다는 것이 백남준 선생님의 철학입니다.

저희는 백남준 선생님의 오리지널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방법을 도입했어요. TV라는 하드웨어 없이도 증강현실을 활용하여 작품을 재생해 감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새 시대에는 새로운 기술로 바꾸면 된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죠. 백남준 선생님의 작품 35점에 증강현실 콘텐츠를 적용시켰고, 백남준 선생님의 첫 번째 개인전인 1963년도 독일 전시를 가상현실로 재현했어요. 그리고 굿즈 제작까지 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모든 작업물은 현재 아티바이브의 가장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아티바이브는 백남준 선생님의 철학인 하이 테크네High-techne’를 계승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백남준 아트센터의 프로젝트에 아티바이브가 참여하게 된 것은 정말 영광이었어요.

©Artivive (아티바이브 앱을 켜고 작품 이미지를 비춰보세요)

아티바이브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 넘어야 할 장벽이 있다면?

앱의 사용자 수입니다. 현재 아티바이브 앱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전 세계 300만 명 이상으로, 증강현실 앱, 아트 플랫폼으로는 전 세계 1위입니다. 최근 한국의 사용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더욱 많아질수록 저희가 생각하는 벽은 낮아지고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가 궁금합니다.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아티스트 플랫폼으로서 더욱 굳건히 자리 잡는 것이 목표입니다.

하도경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아티바이브 코리아, 박다인 대표

헤이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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