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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9

포스트 마스크 시대, 새로운 마스크의 등장

OA SEOUL 다섯 번째 전시 〈Face Piece Face Peace〉
오아에이전시(Oaah Agency)가 운영하는 공간 경험 큐레이션 서비스 OA SEOUL의 다섯 번째 전시 〈Face Piece Face Peace〉가 오는 4월 8일까지 열린다. 얼굴에 착용하는 페이스 피스(Face Piece)를 통해 제안하는 포스트 마스크(post-mask) 시대의 치유를 경험해 보자.

지난 20일,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다. 중앙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생긴 2020년 10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의 일. 길고 어두웠던 시간이 일상에 깊게 뿌리내린 탓인지 여전히 마스크를 홀가분히 떨쳐내지 못한 이들이 있다. 얼굴을 가린 채 눈으로만 서로를 마주했던 아이들은 얼굴을 오롯이 드러내는 일이 영 내키지 않는다. 심지어는 급식실에서도 마스크를 잠깐 위로 올려 빠르게 배를 채울 뿐이다. 마스크 미착용에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건 성인도 마찬가지다. 마스크를 썼을 때와 벗었을 때의 얼굴이 다르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신조어 ‘마기꾼’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터.

촬영: 최근우

OA는 팬데믹이 우리에게 남긴 짙고 어두운 흔적에 주목했다. 불편함을 감수하며 착용해온 마스크가 누군가에겐 안전의 의미를 넘어 자신의 모습을 가릴 수 있는 방어구, 일종의 ‘가면’으로 자리 잡은 현상에 대해 짚어 보기로 한 것. ‘가면 증후군’으로 빗대어 볼 수 있는 이 현상은 마스크를 벗고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는 심리적 스트레스 상태로, 자신의 외모에 대한 부정적인 강박과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시는 우리가 작품으로서의 새로운 마스크를 마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역설적으로 화려하고 눈에 띄는 마스크를 착용함으로써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가림과 드러냄의 다양한 자기표현의 방식으로 자존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치유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전시 〈Face Piece Face Peace〉 전경 | 촬영: 양이언
촬영: 최근우

서울 연희동에 이어 필동에 두 번째 둥지를 튼 OA SEOUL로 향하면 공간 입장과 동시에 마스크를 잠시 벗어 둘 것을 권유받는다. 이는 평화와 해방감을 느낄 수 있게 하려는 전시의 취지와 맞물리는 지점이다. 녹색으로 물든 전시 공간에는 형형색색의 마스크들이 자리하고 있다. 〈Face Piece Face Peace〉에는 디 어스룸(THE EARTH ROOM), 박채린(Park Chaerin), 오수(Sue Oh), 정성현(jung sung hyun), karvin, KOWGI 총 6명(팀)의 작가가 참여했다. 개성 뚜렷한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걸 보니 궁금증이 일었다. 어떻게 모이게 되었을까? 전시를 기획한 오아에이전시 신수정 큐레이터는 “마스크가 완전히 색다른 느낌을 선사할 수 있도록 비주얼적으로 신선한 작업을 선보이는 작가 또는 저희가 도전해 보지 않은 영역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작가님과 함께 하고자 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장르의 한계 넘는 Face Pieces

촬영: 최근우
(좌) 디 어스룸, 〈A Suspended Peace 01〉, 2023 (우) 디 어스룸, 〈A Suspended Peace 02〉, 2023 | 촬영: 최근우

디 어스룸

@the.earth.room

리더 시시선과 멤버 다은으로 구성된 아트&디자인 스튜디오, 디 어스룸THE EARTH ROOM은 필연적으로 다시 찾아올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를 작품에 담고자 했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그리고 생명력이 가득한 것을 탐구하고 창조하는 스튜디오의 특성을 바탕으로 불안감을 채 지우지 못한 아슬한 해방의 순간을 표현한 것.

박채린, 〈Angel〉, 2023 | 촬영: 최근우
촬영: 최근우

박채린

@chaerinparkx

박채린(Park Chaerin)은 페인팅, 조각, 사진, 영상, 밈(meme), 드래그,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간이 이미지를 경험하는 방식을 시각화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글라스 비즈(glass beads),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Swarovski crystal), 인조 가발(synthetic hair) 등을 활용한 신작 〈Angel〉을 선보인다.

오수, , 2020-2023 | 촬영: 최근우
촬영: 최근우

오수

@o.x.u

자연에서 반복적으로 발견되는 패턴과 끊임없이 증식하는 생태계의 순환성 등을 탐구하는 오수(Sue Oh)는 작품을 제작하기에 앞서 숲에서 발견된 버섯에 주목했다. 흙과 나무껍질에서 흩어져 자라며 생성, 소멸하는 버섯의 움직임을 피부 위로 옮기고자 했다고.

정성현, 〈gateway〉, 2023 | 촬영: 최근우
촬영: 최근우

정성현

@chimhwasa

활동명 ‘침화사(chimhwasa)’로도 알려진 타투이스트 정성현(jung sung hyun)은 가죽과 털, 니켈 등 대비되는 소재들을 결합해 여러 가지 촉감을 갖춘 마스크 〈gateway〉를 선보인다. 일부 사이즈 조절이 가능하도록 제작해 착용성을 높인 점이 돋보인다.

karvin, 〈mask 무한한 상상〉, 2021 | 촬영: 최근우
촬영: 최근우

karvin

@karvin_metalcraft

메탈을 소재로 한 작업을 주로 선보이는 karvin의 장신구 기능이 돋보이는 작품 〈mask 무한한 상상〉. 본 작품은 얼굴에 착용하되 이목구비의 형태를 유추할 수 있는 디자인이 아니며, 관절이 존재하여 두상의 형상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가변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감상자의 무한히 열린 상상과 장신구의 열린 변화를 유도하고자 했다.

촬영: 최근우
(좌) KOWGI, 〈The layer of pearls_진주의 겹〉, 2023 (우) KOWGI, 〈The transparent layer_투명한 겹〉, 2023 | 촬영: 최근우

카우기

@kow.gi

카우기(KOWGI)는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패션을 전공한 조민조와 홍익대학교에서 회화와 건축을 전공한 임규빈이 전개하는 아트 팀이다. 다양한 소재를 통한 새로운 조형적 탐구를 목적으로 하는 팀답게 익숙한 자연물의 형태를 해체하여 새로운 겹으로 재조립한 작품 2점을 공개한다. 비일상과 일상을 나눈 경계님 ‘겹’이 얼굴을 감싸며 그려내는 이질적인 이미지를 감상해 보자.

촬영: 최근우

현장에서는 일반인 모델들이 작품을 착용한 장면을 담은 전시 화보집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작품으로서의 마스크가 실제 어떻게 착용되는지 보여주기 위해 제작한 것으로, 일상에서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제안하기 위해 모델들이 착용한 옷과 신발은 실제 착용하던 물품들로 스타일링 했다고. 화보집은 별도 배포 없이 현장 비치용으로만 제공하고 있으니 전시 관람 후 공간 내 좌석에 앉아 자유롭게 살펴보면 좋을 듯하다.

 

마스크와 동반하는 일상 속에서 자신의 본 모습을 잊고 지냈다면 〈Face Piece Face Peace〉가 의미 있는 순간을 선사해 줄 것이다. 전시를 통해 각자가 포스트 마스크(post-mask) 시대에 유념할 자기표현 방식을 찾아보면 어떨까.

전시 〈Face Piece Face Peace〉 포스터

전시 주최 오아에이전시

전시 주관 OA SEOUL

전시 기획 오아에이전시 신수정, 윤영빈

공간 디자인 오아에이전시 김화리


그래픽 디자인 오아에이전시 유지수

화보 촬영 STUDIO OFF-BEAT 최근우 포토그래퍼

촬영 모델 배유진, 장지호, 최효록

전시 및 작품 클린샷 촬영 양이언 포토그래퍼

김가인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OA SEOUL

프로젝트
〈Face Piece Face Peace〉
장소
OA SEOUL
주소
서울 중구 퇴계로 210-27, 5F
일자
2023.03.24 - 2023.04.08
시간
수-토 13:00 – 19:00, 일-화 휴무
참여작가
디 어스룸, 박채린, 오수, 정성현, karvin, KO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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