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09

세계 최초 메타버스 건축 비엔날레, 올해 9월 열린다

처음으로 열리는 메타버스 건축 비엔날레
몇 년 전부터 불어온 메타버스 열풍은 우리의 일상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는 중이다. 다양한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이를 설명하는 단어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는 증강현실을 이용한 게임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긴다. 실제 세계를 가상 공간에 그대로 반영한 거울 세계(Mirror World)를 통해 우리가 가보지 못한 곳을 둘러보는 것이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거울 세계의 대표적인 예시, 구글 어스 사진 출처: earth.google.com

가상현실 공간에서 활동하는 아바타에 원하는 대로 패션 아이템을 장착시키는 것 또한 하나의 취미활동으로 여겨지며, 이런 가상현실 속 아이템을 제작하는 크리에이터 또한 늘어나고 있다. 가상공간 속에서 열리는 전시회, 팝업 스토어를 찾아가 인증 사진을 남기는 것도 현실과 마찬가지로 당연한 일이 되었다.

사진 출처: gucci.com
사진 출처: gucci.com

이를 반영하듯, 구찌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진행한 구찌 비전(Gucci Visions) 전시를 통해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8개의 전시실에서는 아카이브 자료와 몰입형 체험을 즐길 수 있었으며, 그중 메타버스 룸에서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선보인 구찌 타운 등을 방문할 수 있어서 호응을 얻었다.

사진 출처: apple.com
사진 출처: apple.com

가상 현실과 실제 현실이 혼재하는 혼합현실(Mixed Reality)을 즐기기 위한 기기 또한 앞으로 더 활발하게 성장할 메타버스 시대를 대비해 갖춰야 할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하듯 최근 애플은 MR 기기인 ‘애플 비전 프로’를 선보여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사진 출처: theshed.org

지난 6월 더 셰드(The Shed)에서 진행된 콘서트에서는 혼합현실 기술이 구현되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해 3월 28일에 세상을 떠난 사카모토 류이치를 추모하는 공연이 이루어진 공연장에서는 MR 기기가 필수였다. 기기를 착용하고 자리에 앉으면 피아노 앞에 고인이 나타나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을 보고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연주하는 이를 가까이에서 볼 수도 있고, 걸어 다니면서 들을 수도 있었다. 혼합현실 기술이 가진 장점을 잘 드러낸 공연이 아니었나 싶다.

사진 출처: esri.com

이제 메타버스는 일상에서 취미활동을 즐기거나 그저 지루한 시간을 때우는 정도에서 벗어나, 일상의 편의를 높이고 설비를 개선하는 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예가 바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이다. 이는 물리적인 물건이나 시스템을 가상의 공간에 동일하게 입력 및 구성하고 상황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기술을 뜻하며, 입력한 원본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상태를 미리 시뮬레이션 해보고 그 결과를 예측하여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공장 장비에서부터 도시 전체의 설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항목을 복제할 수 있으며 이 항목에 대해 잠재적인 결함을 식별하고 유지 관리 및 수명 주기도 파악이 가능하다. 또한 실제 제품이나 시설이 만들어지기 전에 복제본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작업 시간을 줄일 수도 있다.

사진 출처: pexels.com

사물과 사람에 대한 정보를 포착 및 저장하고 묘사할 수 있는 라이프 로깅(Life logging) 기술은 이미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중이다.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며 일상을 기록하는 것이나 스마트워치를 통해 운동 관리를 하는 일 등이 모두 이에 속한다. 그와 더불어 개인별로 특화된 광고, 콘텐츠 및 서비스 추천의 기반에 라이프 로깅 기술이 쓰이고 있다.

사진 출처: pexels.com

현재 생활을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이 기술은 개인 사생활 침해 등의 단점은 있지만, 잘 활용한다면 더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독거노인이나 1인 가구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며, 필요한 경우 의료진의 접근을 보다 쉽게 하도록 돕는다. 비대면이 활성화된 사회에서 사람들 간 관계를 활성화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사진 출처: metaversearchbiennale.com

몇 년 전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우리는 단어 자체를 낯설어 했으며, 현실과 동떨어진 트렌드라 여기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 일상에서 메타버스 관련 기술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이제 이 트렌드는 트렌드가 아닌 현실의 일상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초의 ‘메타버스 건축 비엔날레(Metaverse architecture Biennale)‘가 올해 9월에 개최된다는 소식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 출처: metaversearchbiennale.com ​

메타버스에서 이뤄지는 전시회인 만큼, 전시 참여는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으며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가 있으면 그 누구라도 가능하다. 메타버스 개발의 최전선에 있는 더치 스페이스(Dearch Space), 메턴시(Metancy) 등이 조직하고 큐레이팅한 이 행사에는 건축가와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웹 3.0과 관련된 업계 사람들, 그리고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최신 문화 및 기술 트렌드를 따르는 모든 이들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전시 측은 9월 21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진행될 이 행사에서 5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사진 출처: metaversearchbiennale.com

메타버스 건축 비엔날레는 세계적인 건축 행사로 여겨지는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에 영감을 받아 설립되었으며, 웹 3.0 영역에 현실적인 건축계를 참가시켜 두 분야가 동일한 수준의 문화적 가치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이 행사의 제목은 제1회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의 제목인 ‘과거의 존재(Presence of the Past)‘를 오마주하여 ‘미래의 존재(Presence of the future)‘라고 지어졌다.

사진 출처: imagesofvenice.com/the-venice-architecture-biennale/

1980년, 파올로 포르토게시(Paolo Portoghesi)의 감독하에 열린 첫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는 프랭크 게리(Frank Gehry), 한스 홀라인(Hans Hollein), 렘 콜하스(Rem Koolhaas), 로버트 벤투리(Robert Venturi), 알도 로시(Aldo Rossi) 등 저명한 건축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들은 행사를 통해 포스트모더니즘을 당시 지배적인 건축 양식으로 인정하고 이에 대해 활발히 토론했다. 덕분에 이 행사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행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사진 출처: metaversearchbiennale.com

메타버스 건축 비엔날레 측은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가 가지는 혁신적인 정신을 이어받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전시 측은 “오늘날 우리의 세계관과 디자인 도구는 디지털 기술이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창조하는 주요 매체로 진화했습니다.”라며 “포스트모더니즘은 메타모더니즘(Metamodernism)이라는 새로운 용어로 대체되었지만 그 의미는 여전히 해석의 대상입니다.”라며 전시의 영감을 받은 존재에 대한 경의와 더불어 그 정신을 전시에 녹여낼 것임을 드러냈다.

이 전시는 가상 공간에서 현대 생활을 재구성하는 건축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우리는 새로운 방식의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을 지켜보며 디자이너와 건축가가 우리의 미래를 구상하고 형성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 전시는 건축이 가진 ‘삶을 변화시키는 힘’을 메타버스로 가져와 건축의 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방향을 설정하려 합니다.

사진 출처: metaversearchbiennale.com

메타버스에 의해 촉발된 무한한 혁신을 보여주는 자리에 참석한 이들은 관련 산업의 최고 디자이너들에 의해 큐레이팅된 전시관 및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지는 공연을 관람할 수 있으며, 강연을 통해 메타버스의 미래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 킬라 디자인(Killa Design), 라바(LAVA), PLP, HWKN 등 30팀 이상의 메타버스 건축가들과 10개의 선구적인 건축 회사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사의 공동 주최자인 이리나 두보비크(Irina Dubovik)는 “이 행사는 우리 글로벌 커뮤니티의 주목할 만한 창조성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가 전 세계 비즈니스에 제공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하는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기술의 발달과 사회의 변화로 현실과 가장 현실의 구분이 없어지고 있는 시대에 걸맞은 취지를 가진 행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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