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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6

에메 리옹 도르 런던 스토어 오픈

브랜드 스토리가 느껴지는 공간
특유의 스타일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에메 리옹 도르(aime leon dore)의 두 번째 매장이 영국 런던에서 그 문을 열었다. 뉴욕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사리타 포사다(sarita posada)와 웨스트 아키텍처(west architecture)의 협업으로 완성된 매장은 분명한 이미지를 목표로 디자인된 듯하다.
Aime Leon Dore London store ©Ståle Eriksen

첫 번째 미국 뉴욕 지점과 달리 런던 지점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아돌프 로스의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점이다. 아돌프 로스는 <장식과 범죄(ornament and crime)>를 쓴 오스트리아 건축가로 체코 프라하에 빌라 뮐러(Villa Muller), 오스트리아 빈의 슈타이너 하우스(Steiner House), 로스하우스(Looshaus)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건축, 인테리어디자인, 가구 디자인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독자적인 스타일을 만들고 현대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리는 런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전통 있는 회원제 클럽의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We wanted the space to evoke the feeling of some old members’ clubs you might find around London.

Sarita posada

Aime Leon Dore London store ©Ståle Eriksen

스토어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어두운 색상의 월넛 우드 패널을 사용해서 벽을 마감하고 화려한 무늬가 있는 대리석을 바닥에 사용했다. 채도가 낮게 꾸며진 공간은 브랜드가 가진 화려하고 밝은 컬러와 패턴에 더욱 시선이 가게 만든다. 바닥에 깔린 페르시안 러그와 가죽으로 된 가구는 누군가 살고 있는 집과 같은 안락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아돌프 로스가 디자인했던 많은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고 재료 본연의 패턴과 아름다움을 살려 공간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디자이너는 로스의 미학에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요소가 에메 리옹 도르가 지향하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로스의 빌라 뮐러와 크니즈(knize)는 이 프로젝트와 깊은 연관을 가질 수밖에 없다.

Knize men's outfitters in Vienna

크니즈는 로스가 디자인한 테일러 숍으로 현재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지점이 유일하게 남아있다. 장식을 최소화하고 오직 재료가 가진 질감을 사용해서 화려하고 풍부한 실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입구에서도 이와 같은 의도가 엿보이는데 검은색 화강암만을 사용하여 단순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Knize men's outfitters in London

크니즈 런던지점의 실내를 살펴보면 바닥에 깔린 화려한 패턴의 러그와 어두운 색상의 벽과 가구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서 눈에 띄는 색은 초록색이다. 바닥에도 초록색이 있고 가구에 사용한 색도 초록색이다. 에메 리옹 도르 런던에서도 곳곳에 포인트로 초록색을 사용했다. 들어오는 입구에 걸려있는 초록색 커튼과 의자, 테이블의 상판 등에서 초록색이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어두운 채도의 초록색은 자칫 칙칙할 수 있는 공간에 적절히 생기를 불어넣고 고급스러운 공간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하고 있다.

Villa Muller in Prague

빌라 뮐러는 장식은 죄악이라고 생각한 아돌프 로스의 미학과 디자인이 분명하게 보이는 건물이다. 외관에서는 흰색 벽과 노란색 창틀 외에 어떤 것도 더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내부에 들어서면 화려한 패턴을 가진 기둥과 바닥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외부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상상한 내부의 모습과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Inside view of Villa Muller

재료가 가진 무늬의 아름다움을 최대한으로 보여주고 공간에 분위기를 더했다. 많은 대리석 중에서도 청록색 빛을 띄는 것을 선별하여 집 안에 요소로 녹인 것을 보면 그의 고집과 디테일을 알 수 있다. 외관은 심플하지만 내부를 이루는 요소들은 최고급 재료들을 아낌없이 사용하여 별도의 장식 없이도 공간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Aime Leon Dore London store ©Ståle Eriksen

에메 리옹 도르 런던 매장은 아돌프 로스의 여러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받아 그것을 공간에 반영하는 한편 아킬레 카스티올리(achille castigiolini)의 조명과 같은 미드 센추리 디자인의 가구들이 조화를 이루며 공간에 녹아들 수 있게 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오면 가장 정면에 보이는 곳에 공기가 빠진 농구공이 벽에 전시되어 있다. 이 작품은 에메 리옹 도르가 뉴욕의 아티스트 티렐 윈스턴(tyrrell winston)에게 의뢰한 것으로 뉴욕에서 시작된 에메 리옹 도르의 뿌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바로 옆 조명에는 빈티지 조던 신발 한 켤레를 예술 작품처럼 걸어 두었다.

Aime Leon Dore London store ©Ståle Eriksen

2층으로 이루어진 이곳에는 카페 리옹 도르(café leon dore)가 함께 있다. 온종일 운영되는 카페 겸 식당으로 브랜드 설립자 테디 산티스(teddy santis)의 영향으로 그리스에서 영감을 받은 음식과 음료가 제공된다. 쇼핑을 하다가 지친 이들은 이곳에 들러 잠시 짐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Aime Leon Dore London store ©Ståle Eriksen

한층 아래로 내려가면 프라이빗 라운지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DJ가 큐레이팅 한 레코드 노래를 감상하면서 쉴 수 있다. 가게의 다른 공간과 마찬가지로 월넛 패널로 마감되었고 나무의 결이 살아있는 타일로 바닥을 마감했다. 천장에서는 황동 소재로 된 조명과 조명을 연결하는 자재가 돋보인다. 매장 내부에 있는 조명이나 오브제들은 황동 소재를 사용하여 통일감을 주고 있다.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은 브랜드가 가진 철학과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 있어서 더없이 중요하다. 대중들은 매장에서 공간이 전달하는 분위기를 느끼고 브랜드의 상품들을 둘러보게 된다. 경쟁이 과열되는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려면 흥미로운 드라마가 있어야 한다. 브랜드의 가치를 보여주는 공간은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우리는 그곳에서 브랜드의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다.

김소영 객원 기자

자료 제공 에메 리옹 도르, 아돌프 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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