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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2022-06-13

촉감이 느껴지는 디지털 세계

람한 개인전〈Spawning Scenery〉

기간 2022.05.27 - 07.02
장소휘슬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13길 12, 3F)

독보적인 화풍으로 MZ세대에게 열렬한 사랑을 받는 작가, 람한의 개인전〈Spawning Scenery〉가 휘슬에서 7월 2일까지 열린다. 디지털 환경을 바탕으로 그린 그림을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해 선보이는 람한은 이번 전시에서 관객에게 스크린을 넘어 감각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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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m Han, Souvenir study (Hatchery), 2022. © Ram Han, Whistle

길이 2m가 넘는 거대한 화면 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화려한 색상의 끈적이고 반짝이는 물체들이 뒤엉키고 폭발하고 넘쳐흐른다. 만져보지 않았음에도 저 물체들이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아 으스스하고 살짝 몸이 떨린다. 이렇게 람한의 그림은 평면으로, 심지어 디지털로 구현했음에도 촉감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람한은 스스로 자기 작업을 ‘허상’이라고 설명한다. 디지털 세상에서 그림을 그리고 라이트 패널이나 스크린, 스마트폰 화면 등에 띄워지는 람한의 그림은 지금까지의 회화와 달리 물질을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작가가 표현하는 대상도 그의 상상으로 만들어낸,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질 수 없는 방법으로 보여주지만, 람한의 그림에서는 오감이 느껴진다. 화려하고 반짝이는 색은 시각을 자극하고, 녹아서 흘러내리는 듯한 피사체에서는 촉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런 감각들은 서로 결합하고 충돌하면서 관객이 그 이상의 감각, 예를 들면 후각이나 미각을 느끼도록 만든다. 이로써 관객은 디지털이라는 비물질을 통해서도 오감을 느끼는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Ram Han, Uninvited-Tamagotchi(Screenshot), 2022. © Ram Han, Whistle

관객은 이번 〈Spawning Scenery〉 전에서도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감각은 이전보다 더 극대화된다. 본 전시에서는 라이트 패널, 조각, VR, 소형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한 작품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중 VR 작품 〈Uninvited-Tamagotchi(2022)〉에서는 람한 작가가 창조한 세계를 실제로 경험할 수 있다. VR 기기를 착용하면 작가가 만든 세계가 펼쳐지고, 관객은 그 공간에서 작가가 창조한 생물체를 만져 볼 수 있다. 물론 가상 세계의 경험이므로 진짜 촉감이 느껴지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눈으로만 느꼈던 촉감을 가상의 손으로 만져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가 전보다 더 확장된 경험을 전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Ram Han, I am relieved, 2022. © Ram Han, Whistle

이번 전시에서는 평면 회화에서도 극대화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전시 작품 중 〈I am relieved(2022)〉는 전보다 더 흐물거리고 끈적거리는 피사체가 등장한다. 팬데믹 이후 매일 자기 점막을 훑어가며 몸 상태가 괜찮은지 확인하는 상황과 TV와 신문, 인터넷 등 여러 매체에서 신체 반응에 대해서 떠드는 상황을 보며 작가는 보고 만질 수 없는 몸 내부의 조직을 상상하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되었고,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 바로 〈I am relieved〉다.

 

람한 작가는 자신이 창조한 크리처를 그림에 종종 등장시켰다. 이 창조물은 주로 토끼나 고양이처럼 귀엽고 연약하지만 그림의 주인공이자 작업 서사를 이끄는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했다. 〈Save our souls(2022)〉는 그동안 출현했던 창조물을 독대하기 위해 그린 시리즈로, 이 역시 이번 전시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좌) Save our souls_02(seal), 2022. (우) Save our souls_03(yorkshire terrier), 2022. © Ram Han, Whistle

람한 작가의 그림에 등장한 배경과 피사체는 낯설면서도 익숙하다. 이들은 작가가 창조한 것들이지만, 근본은 작가의 기억과 경험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열쇠고리, 도자기 인형, 스노우 글로브 등 작가가 평소 여행에서 얻은 기념품과 게임의 스크린샷, 실제로 본 풍경을 작업 대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이들은 작가의 시선으로 재해석되어 흘러넘쳐 서로 뒤엉키는 장면으로 표현되었다. 그래서 전시 제목을 가상의 공간에서 무작위로 출현하고 병렬되는 이미지와 풍경이라는 의미를 가진 〈Spawning Scenery〉로 지은 것이 아닐까 조심히 예측해본다.

Ram Han, Save our souls_04, 2022. © Ram Han, Whistle

전시 〈Spawning Scenery〉는 람한 작가의 신작을 만날 기회인 동시에 그가 대중과 공유하고 싶은, 감각의 경험적 측면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전시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스마트폰 화면으로만 그의 작업을 접했던 사람이라면, 화면 밖으로 튀어나온 작품들이 어떤 감각과 경험을 전달하는지 전시장에서 느껴 보기를 바란다.

허영은

자료 제공 휘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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