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4

막 개관한 아르떼뮤지엄 부산, 눈에 띄는 포인트는?

영도의 새로운 명소 될까
7월 19일 문을 연 아르떼뮤지엄 부산. 헤이팝은 개관 직전 방문해 전시를 취재했다. 알고 방문하면 더 좋을 특징을 정리했다.

아르떼뮤지엄 부산이 7월 19일 부산 영도구에 개관했다. 아르떼뮤지엄은 디지털 디자인·아트 기업 디스트릭트가 만든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으로, 강릉과 여수, 제주 등 국내를 넘어 물론 미국, 두바이 등 해외 곳곳으로 진출했다.

미디어아트와 복합문화공간의 만남

지난주 개관한 아르떼뮤지엄 부산의 면적은 약 1,700평. 전 세계의 아르떼뮤지엄 여덟 곳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거대한 규모의 뮤지엄은 영도의 명소가 된 복합문화공간 ‘피아크’ 옆에 자리 잡았다.

아르떼뮤지엄 부산 외관, 제공: 디스트릭트

이러한 입지 선정의 배경에는 피아크를 운영하는 제일그룹과 디스트릭트의 협업이 있다. 제일그룹은 영도를 기반으로 선박 개조, 건조 등의 사업을 펼치는 기업으로, 지난 2021년 피아크를 열며 영도를 문화관광 콘텐츠가 풍성한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드러낸 바 있다.

 

제일그룹과 디스트릭트는 계약을 맺은 후 아르떼뮤지엄 부산 개관을 위해 협력해 왔다. 그 결과 제일그룹이 운영하는 선박수리 공장을 이전하고, 그 위치에 아르떼뮤지엄 부산이 새로이 문을 열게 됐다. 피아크와 아르떼뮤지엄 부산이 나란히 자리함으로써 더욱 많은 이들이 영도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작과 시그니처 작품 모두 전시

아르떼뮤지엄 부산 작품을 아우르는 주제는 ‘순환(CIRCLE)’. 이 주제 아래 〈서클(CIRCLE)〉 〈토네이도(TORNADO)〉 〈시드(SEED)〉 〈아이스(ICE)〉 등 아르떼뮤지엄이 부산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 16점을 포함해 총 19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황금빛 모래부터 쏟아지는 비와 바람 등 변화무쌍한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은 새로운 몰입 경험을 선사한다. 

〈토네이도(TORNADO)〉 제공: 디스트릭트

신작뿐 아니라 〈워터폴 인피니트(WATERFALL INFINITE)〉, 〈웨이브(WAVE)〉 등 디스트릭트를 대중에게 크게 알리는 역할을 한 유명 작품 역시 전시된다. 꽃과 숲, 바다와 빙하 등 다양한 자연 현상을 모티프로 한 작품 앞에서 압도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플라워(FLOWER)〉 ⓒ헤이팝

NFT 아트 만날 기회

또한 NFT 아트를 실제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무궁화를 모티프로 한 〈시드〉 작품 공간에 들어서면, 어두운 공간 한편에서 찬란한 빛을 내며 피어나는 꽃을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 두나무, 환경재단,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 함께하는 프로젝트 ‘시드볼트 NFT 컬렉션’의 일환으로 탄생한 것이다. NFT 아트 작품을 감상하면서 더욱 관심이 생긴다면 개인이 작품을 소유할 수도 있다. 관련해 더욱 구체적인 내용은 시드볼트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시드〉 공간에서는 NFT 씨앗에서 발아한 무궁화가 모습을 바꾸며 끊임없이 피어난다. ⓒ헤이팝

모네의 정원을 거니는 경험

아르떼뮤지엄 부산의 마지막 전시관 가든(GARDEN) 존에서는 두 가지 작품이 번갈아 전시된다.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의 유명 작품을 미디어아트로 풀어낸 〈오르세 특별전(ARTE MUSEUM X MUSÉE D’ORSAY)〉과 부산의 매력을 담은 〈스태리 부산(STARRY BUSAN)〉이 시간차를 두고 전시되는 것. 뮤지엄의 대미를 장식하는 만큼 각별히 공들였음을 느낄 수 있다. 〈오르세 특별전〉을 위해 디스트릭트는 오르세 미술관과 공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수석 큐레이터 뽈 뻬항(Paul Perrin)의 조언을 참고했다고.

〈오르세 특별전〉 제공: 디스트릭트

이 전시로는 오르세 미술관의 변천사와 하이라이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여러 작품을 리얼리즘,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등 사조별, 귀스타브 쿠르베, 클로드 모네, 폴 고갱 등 작가별로 분류한 후 디스트릭트의 시각이 돋보이는 미디어아트로 풀어냈다. 사조와 작가에 따라 전체 구성이 절묘하게 바뀌는데, 이를테면 모네의 작품은 프랑스 지베르니를 연상케 하는 배경과, 툴루즈 로트렉의 작품은 파리 어딘가의 카바레 같은 배경과 함께 등장하는 식이다.

〈오르세 특별전〉 폴 고갱의 작품이 나오는 순간 ⓒ헤이팝
〈오르세 특별전〉 클로드 모네의 작품이 나오는 순간. 관람객은 바닥에 피어난 꽃을 밟으며 그 정원을 걷는 기분을 즐길 수 있다. ⓒ헤이팝

또한 장면마다 아르떼뮤지엄이 직접 제작한 클래식 사운드가 흐르기 때문에 관람객은 마치 작품 속 시공간에 들어온 듯한 감상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오래전 파리의 기차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작품의 초입이 압권이다. 낭만적인 분위기가 흐르는 기차역 풍경을 보고 있자면, 자연스레 오르세 미술관의 장대한 역사 속으로 들어갈 채비를 마치게 된다. 미술을 좋아한다면 약 11분에 이르는 이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즐길 수 있을 것.

〈오르세 특별전〉의 도입부. 작품은 오래전 파리의 기차역 풍경으로 시작한다. ⓒ헤이팝

부산’을 미디어아트로 표현한다면?

‘부산’이라는 지역성을 놓치지 않으려 한 점도 돋보였다. 〈스태리 부산〉 작품이 그 대표적 예다. 부산의 매력을 다이내믹, 버라이어티, 드림 등 세 가지 키워드로 풀어낸 초대형 미디어트인데, 부산이라는 땅, 그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피어난 문화, 지역을 일군 산업과 미래까지 다채롭게 차용한 점이 인상적이다. 그 장면과 더불어 조용필 ‘돌아와요 부산항에’, 최백호 ‘부산에 가면’, 문성재 ‘부산 갈매기’ 등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남은 음악이 흘러 한층 감정을 고조시킨다. 

 

그뿐 아니라 기념품숍에서도 부산 갈매기 인형, 부산 소금 캐러멜, 부산 명소 일러스트레이션 엽서 등 지역성을 살린 굿즈를 여럿 준비한 점이 눈에 띈다.

〈스태리 부산〉 제공: 디스트릭트
〈스태리 부산〉에는 부산의 산업 현장도 담겨 있다. ⓒ헤이팝

아르떼뮤지엄 부산은 사전 예매 기간에 9만여 장의 티켓을 판매하며 대중의 큰 관심을 입증했다. 교통, 주차 등 관람객 편의와 안전을 위한 인프라를 잘 구축한다면 꾸준히 사랑받는 명소로 자리 잡지 않을까. 아르떼뮤지엄은 부산에 이어 내년 중국 선전, 미국 LA 산타모니카와 뉴욕에도 새로운 뮤지엄을 개관한다는 계획이다.

 김유영 기자

취재 협조 디스트릭트

장소
아르떼뮤지엄 부산
주소
부산 영도구 해양로 247번길 29
시간
10:00-21:00, 연중 무휴(20시 입장 마감)
주최
디스트릭트, 피아크
주관
디스트릭트, 피아크
김유영
에디터. 이야기를 듣고 기사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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