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4

소격동 한옥에서 조우하는 블루보틀 커피

블루보틀 삼청 한옥을 리뉴얼한 공간
최상의 스페셜티 커피 경험에 대한 블루보틀의 관점을 8가지 코스 메뉴로 담은 블루보틀 스튜디오가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자리했다. 공간은 약 7주간 한정 운영된다.

3명의 바리스타가 6명의 게스트를 위해 8가지 커피 코스를 선보인다. 매일 달리 재생되는 LP 음악, 정갈한 한옥 공간이 오감을 만족시킨다. 블루보틀은 한국 전통 양식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블루보틀 삼청 한옥을 블루보틀 스튜디오로 탄생시키기 위해 한옥에 조예가 깊은 양태오 디자이너와 협업했다. 기존 브랜드가 가진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공간의 지역적 특색을 살리기 위해 이들이 주목한 포인트는 무엇일까? 블루보틀커피코리아와 양태오 디자이너에게 물었다.

Interview with 양태오 디자이너

국립경주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주중 한국 문화원, 국제갤러리, 롯데월드 타워 1, 2, 3층 라운지와 같은 다양한 공간 디렉팅 프로젝트를 통해 모던한 전통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그는 2019년과 2021년 Wallpaper* Magazine의 디자인 어워드를 두 차례 수상했다. 유럽과 미국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한 후 그는 서울 북촌에 태오양 스튜디오를 오픈하고 ‘전통 그리고 지역성의 재발견과 미래’라는 주제를 가지고 전통의 아름다움을 동시대적으로 표현하고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 골목 사이 한옥이 매력적인 소격동에 자리했어요.

 

소격동은 본래 사람들의 염원과 일상이 담긴 지역으로 조선시대에는 하늘과 별에 제사를 지내며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던 소격서가 있던 자리예요. 근대에는 도시형 한옥이 들어서며 자연스레 골목길이 생겼는데 이 때문에 주민 간 따뜻한 정서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블루보틀 삼청 한옥은 이러한 터의 기억을 담는 한편 시대의 변화와 어우러지며 사람들을 포근하게 맞이해주는 장소가 되기를 바랐죠.

— 전통 한옥보다는 전체적으로 모던한 분위기의 한옥 같아요. 이 또한 의도한 부분인가요?

 

전통 조선시대 한옥의 재현이 아닌 근대의 변화를 거친 도심 속 한옥의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유리, 페인트, 콘크리트 등 현대적인 소재와의 공존을 보여주고, 마당에 수도가 들어오며 생긴 조경 문화를 표현하는 등 시간의 흐름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한옥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어요.

 

— 블루보틀 스튜디오는 절제된 한옥 공간에서 커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들었어요. 이번 리뉴얼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작업했는지 궁금해요.

 

내러티브에 많은 중점을 두었는데요. 블루보틀 스튜디오의 한옥 공간이 간직하고 있는 역사에 대해 조사하고 또한 소격동의 역사 속에서 이 작은 한옥은 어떻게 버티고 변화에 적응해 왔는지, 2024년에는 어떠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사람들과 소통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려고 했습니다.

— 스페셜 티 커피 코스를 설명하는 페이퍼 카드, 커피가 담기는 잔 등 소품의 색이 한옥(기와, 천장 등)의 색과 비슷하도록 구성해 공간과 하모니를 만들도록 했다고요. 이렇듯 색에 큰 비중을 두고 작업하신 이유가 있나요?

 

소격동 한옥이 이미 가지고 있는 색과 물성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색을 표현했어요. 한옥 리뉴얼에 앞서 프로젝트에 사용될 소재들에 대한 많은 논의도 있었습니다. 돌 하나, 가구의 패브릭까지 마치 이곳에 원래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을 내면서도 현대적인 감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으로 고르려 했고요.

 

인위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색채는 최대한 배제하고 한옥이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나무와 회벽을 재정비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천연 옻칠을 한 벽과 삼국시대의 토기를 사용해 제작된 조명이 어우러지게하는 등 절제되어 있지만 동시대적인 표현이 되도록 의도했어요.

— 7주간 운영되는 블루보틀 스튜디오에서 방문객들이 커피와 함께 어떤 공간 경험을 하고 가길 바라나요?

 

공예적인 손짓과 감성으로 내려지는 블루보틀 스튜디오의 커피처럼, 느리게 가는 시간과 여유를 누리길 바랍니다. ‘골목 안 시간이 멈춘 듯한 한옥’에서 마당에 자리 잡은 물, 철쭉나무, 윤준호 작가의 분청 항아리가 어우러지며 뽐내는 아름다운 형태와 색상을 만끽하고 마사토와 이끼에 깔리는 그림자를 감상했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바리스타의 뒤편에 자리 잡은 작은 창을 통해 경복궁과 국립현대미술관의 하늘, 나무를 바라보고 기와가 만들어 내는 그림자 또한 놓치지 않길 바라요. 한옥에서의 경험이 작은 휴식과 힐링으로 다가갔으면 합니다.

블루보틀커피코리아가 짚어주는 공간 포인트는?

 

    • 소수의 게스트를 위한 단순한 공간

  • 간단한 도구와 기술만으로 최상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곳

  • 스페셜티커피 코스 전체를 만끽하기

이신영 콘텐츠 매니저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블루보틀커피코리아

장소
블루보틀 스튜디오
주소
서울 종로구 삼청로2길 40-3
참여작가
양태오, 윤준호
이신영
누군가의 최애였던 소품을 모으는 수집가. 콘텐츠와 디자인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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