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1

새롭게 대두되는 가구 구독 서비스

가구 브랜드가 환경을 위하는 방식
전 세계적으로 환경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사회의 전분야에 '친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해졌다. 그래서 가구 업계에서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이런 와중에 노르웨이 가구 회사 '마이너스(Minus)'는 구독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여 사람들에게 탄소 배출이 적은 방법으로 가구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사진 출처: minusfurniture.no

이들은 상품에 대한 새로운 환경 기준을 선도하는 방법론인 ‘마이너스 웨이(Minus Way)’를 제시하며, 이를 가구에 적용했다. 이들의 논지는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최소로 생성하는 방법으로 가구를 만들고, 이를 구독하는 서비스를 통해 가구가 진짜 수명을 다할 수 있도록 하여 탄소 배출을 ‘0’에 수렴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사진 출처: minusfurniture.no

이들의 철학이 반영된 가구는 노르웨이 수도인 오슬로에서 2년마다 열리는 디자인 행사인 ‘디자이너스 새터데이(Designers’ Saturday)’에서 선을 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이들의 첫 컬렉션은 오슬로를 기반으로 하는 스튜디오 젠킨스 & 웅거(Jenkins & Uhnger)가 디자인한 가구들로 구성되었다. 테이블, 스툴, 벤치 등을 포함한 이 컬렉션은 이들이 주장하는 마이너스 웨이가 반영되어 간결함을 뽐내는 것이 특징이다. 어느 곳에 두어도 무난하게 어울리도록 디자인되었기 때문에, 가구 구독 서비스와도 어울리는 모양새다.

사진 출처: minusfurniture.no

브랜드 CEO 이자 공동 창업자인 크리스티안 노틀랜드 하네스(Kristian Notland Harnes)에 따르면, 서구 세계에서 일반적인 의자의 수명은 10년이라고 한다. 나무가 자라는 데 100년이 걸린다고 본다면, 이는 명백한 불균형일 수밖에 없다. 나무로서의 삶과 가구로서의 삶에 대한 물질적인 수명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가구의 수명을 길게 만드는 방법이 필요하다 여긴 이들은 ‘구독 서비스’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의 구독 서비스는 30개월 이용을 기본으로 하며, 가구의 감가상각에 따라 중고 가구를 대여할 경우 새 가구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구독이 가능하다.

사진 출처: minusfurniture.no

대여 서비스를 통해 사용된 가구들 중에서 가구로서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워진 제품들은 재활용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 회사에서는 이런 가구들을 수거해 바이오차(Biochar)*로 만들어 목재가 가진 탄소가 대기 중에 방출되는 것을 막고, 자연 환경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활용할 것이라고 한다. 제조부터 사용, 그리고 폐기까지 모든 부분에서 탄소의 배출을 최소화하려는 이들의 노력이 전 세계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나가고 있다.

*바이오차(Biochar): 생물유기체를 통칭하는 바이오매스(Biomass)와 숯을 뜻하는 ‘차콜(Charcoal)’의 합성어로, 바이오매스에서 생산된 고탄소의 고형물질이다. 숯을 만드는 것처럼 유기물을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고온으로 가열하면, 유기물질이 열분해과정을 거쳐 탄소 함량이 높은 물질로 변환된다. 바이오차는 작물의 생장을 촉진시킬 수 있으며 대기 중의 탄소를 포집해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게 한다.
사진 출처: flickr.com

이들의 환경을 위한 아이디어는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트렌드 중 하나이며, 특히 구독(대여) 서비스는 현재 가구 업계에서 하나둘씩 동참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케아의 경우 가구 대여 서비스를 2019년 처음 테스트 했으며, 2021년에는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스페인, 폴란드 6개 시장에서 ‘이케아 렌털(IKEA Rental)’이라는 B2B 서비스를 제한적으로 진행 중이다.

사진 출처: ikea.com

현재는 사무용 가구만 서비스하고 있지만, 추후에는 사무용 가구 이외의 가구도 서비스할 것으로 보인다. 이케아 네덜란드에서는 침실, 거실 등에 쓰이는 가구를 월 정액을 받고 대여하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케아 측은 이 서비스에 대해 “우리가 테스트하고 있는 순환 가구 구독 서비스는 물론 매우 중요한 제품이지만 제품에 관한 것만이 아니라 고객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출처: ikea.com

또한 이케아는 소비자로부터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중고 가구를 매입한 후 이를 수리하여 재판매하는 바이백(Buyback)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들 간에 중고 가구를 거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환경 보호를 위해 모두가 간편하게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가구 활용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사진 출처: muji.com

무인양품은 2020년 일본을 시작으로 사무실, 침실, 거실 가구를 구독할 수 있는 월간 가구 구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1년에서 최대 4년 동안 가구를 대여할 수 있으며, 구독 기간이 끝난 후에는 반품하거나 구매하거나 계약을 연장할 수 있게 있다. 한국 내에서 무인양품은 국내 가구 구독 서비스 플랫폼과 협업을 통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최소 12개월부터 최대 60개월까지 필요한 기간을 선택할 수 있으며, 구독 기간 내에는 매년 전문가의 가구 케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도 있다. 구독이 종료되면 가구를 회수하여 재사용 가구를 원하는 업체나 고객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사진 출처: facebook.com/thesalguofficial/

아예 가구 구독 서비스만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스타트 업도 있어 눈길을 끈다. 앞서 소개한 무인양품의 구독 서비스를 함께 진행한 회사는 ‘이해라이프스타일이라는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집을 꾸미고 싶지만 큰 가구를 사는 것에 부담을 느끼거나, 계절마다 소품을 구매해 집을 색다른 분위기로 연출하고 싶지만 보관할 방법이 없어 고민했던 사람들의 경험을 살려 가구 구독 서비스 ‘살구를 선보였다. 초반에 가구에만 집중한 서비스 ‘미공’을 선보였던 이들은 점차 공간 전체로 확장한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살림 전체에 필요한 것들을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 ‘살구’로 업그레이드했다.

사진 출처: facebook.com/thesalguofficial/

이 서비스에서 구독할 수 있는 제품은 소파, 테이블 등 일반적인 가구부터 아동, 반려동물 등 특정 대상을 위한 가구, 소품, 가전 등 다양하다. 개인 취향에 맞춰 제품이 추천되는 것은 물론이고 증강현실 서비스를 지원해 원하는 가구가 필요한 공간에 어울리는지도 확인해 볼 수 있다. 가구 관리에 대비해 국내 최초로 현대 해상과 가구 구독 보험을 기획해 체결했고, 복원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누구나 새 것처럼 가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가구를 관리한다.

사진 출처: daldal.thesalgu.com

또한 이들은 민감하게 트렌드를 캐치해 유행하는 아이템을 들이는 데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아르떼미데, 이케아, 삼성전자 등 인기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구독할 수 있기에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사진 출처: facebook.com/livefeather/ facebook.com/fernishliving/

미국에서도 이런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무거운 짐을 가지고 이사하기 보다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집을 바로 꾸미고, 원하는 때에 공간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기에 각광받고 있는 중이다. 페더(Feather), 퍼니쉬(Fernish) 같은 서비스들이 인기를 얻으며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키고 있다.

사진 출처: facebook.com/fernishliving/

이런 구독 서비스들은 가구의 수명을 늘리는 동시에 버려지는 제품을 줄임으로써 환경 보호에 이바지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단순히 환경만 보호한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는 없다. 가구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주로 도시에 거주하는 1인 가구 및 젊은 층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서비스의 인기 비결을 바로 알 수 있다. 좋은 품질의 인테리어 제품을 선호하지만 가격대가 높아서 구매하기에 부담스럽거나 트렌드에 맞춰 공간을 꾸미고 싶은 사람들, 이사를 자주 해야 하는 상황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린 서비스였기에 인기를 얻은 게 아닐까 싶다.

사진 출처: facebook.com/livefeather/

또한 가구 구독 서비스는 개인 생활 뿐만 아니라 공동의 장소, 사무실에서도 유용하게 쓰인다. 고급 가구를 활용하여 분위기 있게 공간을 꾸미는 것은 물론, 정해진 기간마다 공간의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을 위한 윤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고급스럽고 좋은 품질을 가진 가구를 서로 공유해가며 사용하는 생활 방식이 합리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환경을 보호하면서 아름다운 디자인을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생활 방식은 앞으로 계속해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민정 객원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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