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01

국립현대미술관이 발굴한 신진 작가 15

균형과 다양성에 집중한 젊은 모색 아카이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젊은 모색 2021>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 5월 28일 개막해 오는 9월 22일까지 개최되는 <젊은 모색 2021>은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한 <젊은 모색>의 20회차 전시다. 이는 1981년 <청년작가전>으로 출발해 지금까지 이어져온 국내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신진 작가 발굴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만 해도 누적 400여 명의 작가들이 발굴되어 소개됐다.
젊은 모색 전시 포스터
전시 전경, 중앙홀

 

올해 열린 <젊은 모색 2021>은 지난 40년간 동시대 신진 작가들을 폭넓게 발굴하고자 노력했던 <젊은 모색>전의 정신을 이어가면서도 해외를 포함한 지역별, 매체별 다양성에 집중하여 선정 대상을 확대했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들의 연구, 추천 및 외부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선정된 30대 작가 15인(강호연, 김산, 김정헌, 남진우, 노기훈, 박아람, 배헤윰, 신정균, 요한한, 우정수, 윤지영, 이윤희, 최윤, 현우민, 현정윤)이 140여 점의 신작을 포함한 160여 점의 작품으로 관람객을 만난다.

 

전시 전경, 1전시실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 퍼포먼스, 사진, 영화, 도예 등 매체 다양성이 두드러지고, 지난해부터 우리의 일상을 전면적으로 변화시킨 팬데믹 이슈가 신진 작가들의 작업관에 영향을 주거나 작업의 직간접적인 주제로 나타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신정균은 코로나 위기를 통해 인간이 생존이라는 원초적인 고민을 하게 된 상황이 되었다고 보고, 운영이 중단된 취수장을 탐색하는 곡예사의 동작을 보여주는 퍼포먼스 영상 <발끝으로 걷는 사람>을 통해 인간 신체의 본능적 감각을 드러내는 미장센을 보여줬다. 윤지영은 코로나19로 인해 단절과 고립의 시간을 보내면서 “스스로에게 매몰되는 것 같다”라는 느낌과 과잉된 자의식이 만든 상태를 독특한 재료와 형태의 조각으로 구현했다. 김정헌은 코로나 이후를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져야 할 시기로 보고, 생태적 삶의 지속 가능성을 실천적으로 탐구하는가 하면 천연 재료를 사용한 조각 작품과 명상적 공간을 선보여 심심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전시 전경, 2전시실

 

최윤은 아무도 없는 텅 빈 전시장에서 통속을 벗어나 마치 마음이 가는 대로 하는 듯한 인물과 상황의 시퀀스 <마음이 가는 길> 등을 보여줬다. 우정수는 특유의 반복적 패턴에 그래픽적 요소를 강화해 전시장 벽면에 보여주면서, 대중문화 속 재난, 질병 등의 이미지로부터 암시되는 삶의 형태를 표현해냈다. 남진우는 자신의 회화에 등장하는 괴물에 정체성과 서사를 부여하며 초현실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고, 강호연은 정서적 불안과 불확증이 만연한 팬데믹 시기의 사람들이 꿈꾸고 동경할 호시절의 도시 분위기를 설치 구조물로 만들었다.

 

우정수, 오버추어, 2021, 캔버스에 아크릴, 잉크, 116.8x91cm
강호연, 리-레코드 바이올렛, 2021, 혼합매체 설치, 375x615x360cm

 

다큐멘터리 사진가 노기훈은 근현대사에 내재된 욕망과 분열된 하위 주체들의 삶을 담아낸 <옐로 데이스 Yellow Days>시리즈를 선보였고, 현우민은 자유를 찾아 섬으로 도피한 사람의 이야기를 가상 여행자의 시점에서 영상과 사진으로 보여주었다. 김산은 역사적 상흔을 간직하고 난개발의 변화를 겪고 있는 풍경으로서의 제주를 사실적 회화로 기록하며 시대의 진실을 관찰했다.

 

노기훈,공단 삼거리,2012, 피그먼트 프린트, 100x125xcm

 

요한한은 디지털 문명 변화가 가져온 신체 감각과 소통 방식을 각종 오브제를 연결한 설치와 퍼포먼스 영상으로 보여줬고, 박아람은 자신만의 행력과 색 구조를 만들어 이를 바탕으로 무한한 심상과 시지각적 감흥을 일으키는 디지털 드로잉을 전시했다. 이윤희는 단테의 신곡을 모티브로 좌대 위에 나열한 도자 작품을, 배헤윰은 회화에 관한 새로운 인식과 분석 방법을 자극하는 색면 추상 회화를, 현정윤은 현대적인 추상 조각으로 보이지만 연극적 상황과 어떠한 태도를 발하는 성격의 작업인 <중간보스>, <무릎꿇고>, <훌라후프 퀸> 등 을 보여준다.

 

배헤윰, 토이가, 2020, 캔버스에 아크릴, 227.3x162.2cm
현정윤, 무릎 꿇고, 2019, 스테인레스 스틸 파이프, 레진, 오일 바, 65x74x23cm

 

한편, <젊은 모색 2021>은 1, 2 전시실에 기획된 신진 작가 전시 외에도 <젊은 모색> 40주년 기념 아카이브 전시 또한 중앙홀에 구성하여 국립현대미술관이 운영해온 신진 작가 발굴 프로그램의 흐름과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했다. 전시장에 마련된 태블릿 PC를 가지고 벽면 곳곳의 QR코드를 찾아다니며 작품을 감상하는 AR 전시로 꾸려져 있어 기록 문헌과 인터뷰 영상 위주의 아카이브 전시에 새로운 결합이기도 했다.

 

 

오정은

자료 협조 국립현대미술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경기도 과천시 광명로313)
일자
2021.05.28 - 2021.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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