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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3

도시를 캔버스 삼아 세상을 바꾸다

제이알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사진작가이자 거리 예술가 제이알(JR)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 《제이알: 크로니클스(JR: CHRONICLES)》가 오는 5월 3일부터 8월 6일까지 개최된다. 2019년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을 시작으로 독일 뮌헨 쿤스트할레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서울 롯데뮤지엄에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무엇을 담고 있을까.
JR (French, born 1983). JR portrait, 2019. © JR-ART.NET
JR_CHRONICLES, Anamorphosis, Seoul, 2023, LOTTE Museum of Art | 사진: Leejonghun

롯데뮤지엄에서 열리는 세게적인 사진작가 제이알(JR)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제이알: 크로니클스 JR : CHRONICLES》 에서는 도시의 건물과 거리를 캔버스와 갤러리 삼아 활동해 온, 세상을 바꾸는 사진작가 제이알이 지나온 20년간의 행보를 조망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사진 작품과 영상, 아나모포시스(왜상, anamorphosis), 휘트 페이스트 업(wheat paste-up, 콜라주처럼 이미지를 잘라 붙인 작품) 등 140여 점의 작품은 국경을 넘어 작가가 세상과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기획됐다고. 특히, 서울 전시를 위해 작가가 작업한 전시장 안에서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아나모포시스 작품이 기대를 모은다.

 

1983년 프랑스 파리 외곽에서 동유럽과 튀니지 이민자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제이알은 2001년 어린 시절부터 거리에서 그래피티 작업을 하며 지하철에서 우연히 습득한 카메라로 동료들의 활동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건물 외벽에 인쇄한 이미지를 부착하고 프레임을 씌워 전시장의 작품처럼 선보인 <거리 전시회>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다수의 대중과 소통하고자 한 제이알의 초기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Portrait of Generation, Araba, Installation image. Wheat-pasted poster on building, Gelatin silver photogragh © JR-ART.NET

이어서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 <세대의 초상>은 제이알이 처음 인물 초상 작업을 시작한 작품으로, 편향된 미디어로 인해 사회의 위협적인 존재로 왜곡된 지역사회 및 구성원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이를 통해 그는 특정 집단에 부여된 사회 통념이 부당하다는 메시지를 세상에 이야기한다. <세대의 초상>을 계기로 제이알은 대형 초상사진을 공공장소에 부착하는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며 장소의 상황과 결합해 만들어 내는 이미지를 통해 익명의 다수로 존재하는 구성원들의 개인성과 권리에 대해 다시 사유하게 한다.

Face 2 Face, Drora, Sculptor / Loya, Farmer, Gelatin silver photograph, 2007. © JR-ART.NET
Women Are Heroes, Action in Favela Morro da Providencia, Favela by day, Rio de Janeiro, Color lithograph, 2008. © JR-ART.NET
Inside Out, Times Square, New York City, Installation image, Wheat-pasted posters on buildings, 2013. © JR-ART.NET

사상 최대 규모 불법 사진전으로 알려진 <페이스 투 페이스> 프로젝트는 다양한 직종의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의 대형 초상을 국경 지역 곳곳에 부착하여 전시해, 이들이 각각 어떤 지역의 사람인지 시각적으로 분간이 어려움을 보여주면서 같은 인간으로의 유대감과 두 지역을 갈라놓은 벽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또한, <도시의 주름> 프로젝트에서 도시의 역사를 함께한 노인들의 초상을 전시해 급격한 발전과 현대화로 대두되는 사회문제를 대면하게 하면서 예술을 통해 인식의 변화를 일으키는 시리즈를 이어 나간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제이알은 소외된 도시 곳곳에 <여성은 영웅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제이알은 여성들의 눈과 굴을 크게 확대해 다른 지역에서도 보이도록 연출하였다. 여성들이 겪은 이야기를 숨기거나 각색 없이 직설적으로 표현해 그들이 겪은 부당함과 비극으로 정의되기보다는 주체적인 한 인간으로 권리를 되찾고 자신의 삶에 대해 재사유할 수 있게 유도하고 기회를 부여했다. 이러한 관점은 2011년부터 전 세계 149개국 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한 <인사이드 아웃> 프로젝트에서 가장 잘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롯데뮤지엄 JR 전시전경 JR CHRONICLES, LOTTE Museum of Art, 2023 | 사진: Leejonghun

마지막으로 <연대기> 프로젝트는 2017년 클리시-몽페르메유에서 부터 시작해 2018년 샌프란시스코, 2019년 뉴욕까지 이어진다. <연대기> 시리즈는 지금까지 모든 프로젝트를 아우르는 작품으로, 한 프레임 안에 다양한 인물이 존재한다. 수많은 인물사진을 콜라주 한 작품들은 과거와 현재를 잇고 다양한 인물의 개인 관점과 경험을 담아 구성원들의 고유한 개별적 존재로의 인식을 조명하고 있다.

JR at the Louvre Museum & The secret of the Great Pyramid, Anamorphosis in the morning, Louvre Museum, Paris, 2019. © Pyramide © JR-ART.NET

제이알은 ‘예술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을 대변해 시대의 편견과 맞서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이끌며 사회 전체의 변화를 예술을 통해 실천하고 있다. 또한 현대의 발전된 소셜미디어를 통한 상호작용은 제이알의 아트 프로젝트가 공공 예술로서 지니는 의미를 더욱 확장하고 있다.  이번 《제이알: 크로니클스》전은 국경을 넘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동시대의 주요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대화를 이끌어내는 장이자, 제이알의 독창적인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편, 매일 11시, 14시, 16시에는 대한민국 대표 도슨트 김찬용과 이남일, 심성아의 작품 해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고 하니, 제이알이 선보이는 작품 세계를 폭넓게 이해하고 싶다면 놓치지 말자. 

발행 heyPOP 편집부

자료 제공 롯데뮤지엄

프로젝트
〈제이알: 크로니클스 JR : CHRONICLES〉
장소
롯데뮤지엄
주소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월드타워 7층 · 에비뉴엘 6층
일자
2023.05.03 - 2023.08.06
링크
홈페이지
헤이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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