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25

식물과 한 뼘 더 가까워지는 시간

틸테이블 X 크리스토플랜트 <점에서 선으로>
플랜테리어 및 가드닝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식물 생활 플랫폼 틸테이블(teal table)과 세라믹 브랜드 크리스토플랜트(CHR/STO)가 기획한 전시 <점에서 선으로(DOT TO LINE)>가 오는 29일까지 열린다. 전시명은 무엇을 내포하고 있는지, 점에서 선으로 이어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어떤 장면들과 마주하게 될지 전시의 면면을 소개한다. 아울러 식목일을 맞아 틸테이블과 헤이팝(heyPOP)이 진행한 프라이빗 원데이 클래스 현장을 담았다. 반려식물과 함께 이루는 삶의 풍요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

크리스토플랜트를 운영하는 기대훈 작가는 스스로를 ‘정원을 꿈꾸는 세라미스트’라 소개한다. 그는 식물의 집, 화기(花器)를 디자인하기 위하여 줄곧 생명의 삶 그리고 삶 어디에나 존재하는 양극과 그 사이의 중심에 대하여 고민해왔다. 길게 늘어진 선도 미시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결국 무수히 많은 점들로 구성되어 있지 않나. 점과 점을 이어 선이 되는 개념은 시작과 끝이 곧 일생을 이루는 삶과도 일치한다. 틸테이블과 기대훈 작가는 식물 역시 하나의 생명으로 태어나 제 몫을 살다 떠나는 일련의 과정을 반복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처럼 모든 생명이 각자의 삶에서 자신만의 선을 그려가고 있음을 전하기 위해 도자기와 식물을 소재로 이번 전시를 기획한 것.

영겁의 세월을 담은 ‘Wood; 나무의 결’ 시리즈
찰나의 순간을 담은 ‘Wind; 바람의 결’ 시리즈

전시에서는 크게 기대훈 작가의 4가지 작업 시리즈를 만나볼 수 있다. 틸테이블 플래그십 스토어에 들어서서 가장 깊숙이 자리한 공간으로 향하면 ‘Wind’와 ‘Wood’ 시리즈를 마주하게 된다. 각각 바람의 결과 나무의 결을 다룬 두 시리즈는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이미지를 받아들이고 깊게 탐구하는 과정을 통하여 빚어졌다.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 것들도 자연의 이치에 두고 보면 별반 다르지 않은 형상일 때가 있듯 눈에 보이지 않지만 변화가 느껴지는 바람의 찰나와 멈춘 듯해도 끊임없이 확장하는 나무가 가진 영겁 역시 자연이라는 선을 구성하는 하나의 점임을 알 수 있다.

공간 곳곳에는 기대훈 작가의 드로잉도 자리해 있다. 점에서 선으로 이어지는 형상의 붓 터치 작업부터 거친 선의 귀얄붓 터치 그리고 빈티지한 라인을 담은 작업까지. 표현의 제약 없이 자율성을 바탕으로 양극의 중심에 다가가고자 한 작가의 의지를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에서 공개한 블랙 프리미엄 시리즈 ‘함’

이번 전시에서 첫 선을 보이는 작가의 블랙 프리미엄 시리즈 ‘함’도 눈길을 끈다. 기존 프리미엄 라인을 확대한 버전으로 화분과 화분 받침을 세트로 구성했으며, 받침을 뒤집어 화분 위에 얹으면 함의 형태를 이루도록 기능의 전환을 더한 점이 특징적이다. 새로운 디자인 9종과 2가지 사이즈를 추가하여 총 18가지 작업을 공개한다고 하니 각자의 공간에 꼭 맞는 함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틸테이블 X 크리스토플랜트 <점에서 선으로>

전시 기간 2023. 04. 01 – 04. 29

전시 장소 틸테이블 플래그십 스토어 (서울시 성동구 아차산로 120)

운영 시간 13:00 – 19:00 (일/월 휴무)

MINI interview with 크리스토플랜트

기대훈 작가

ㅡ 새롭게 론칭한 ‘함’ 시리즈 역시 생명의 시작과 끝을 생각하며 준비하셨다고요.

반려식물을 기르다 보면, 생각이나 의지와 다르게 환경이 맞지 않거나 하는 다양한 이유로 식물의 끝을 맞이하는 순간이 오기도 합니다. 무한하지 않은 생명이 끝을 맺는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순간을 직면할 때면 늘 마음이 무겁지요. 소중히 기르던 식물이 떠나 텅 빈 화분을 마주하면 나의 실수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하는 죄책감과 다시 식물을 기를 수 있을지 불안감이 고개를 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마음을 위로하고자 화분의 받침이 뚜껑이 될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반려식물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빈 화분이 주는 쓸쓸함을 느끼기보다는 함의 형태를 통하여 식물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스스로에게 위안을 전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ㅡ 틸테이블 플래그십 스토어의 체험 전시실 통창 안쪽에 대형 오브제를 설치하셨어요. 해당 작품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오브제와 죽은 식물을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로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도자기 오브제에 점을 상징하는 공간을 마련하여 죽은 식물의 선으로 연결되도록 했습니다. 죽음에 머무르지 않고 생명이 가진 의미를 확장함으로써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자 한 것이지요.

ㅡ 작가님의 작업이 공간에 어떻게 녹아들기를 바라셨는지 궁금합니다.

2층에 메인 전시가 진행되는 방과 같은 공간이 있습니다. 방에 들어서기 전 입구 쪽 선반에 ‘Wind’ 시리즈를 두어 오고 갈 때 스치듯 보이도록 연출했고, 방 제일 안쪽 선반에 ‘Wood’ 시리즈를 두어 오래 머물며 감상하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 사이 테이블에는 다양한 한정판 화기와 오브제를 두어 작업이 가진 의미가 무의식적인 흐름 속에 어우러지기를 바랐습니다.

ㅡ 전시를 관람하며 주목하면 좋을 포인트를 짚어주신다면.

이번 전시에서 식재와 관련된 부분은 전적으로 틸테이블과의 협업을 통하여 진행했습니다. 식물을 대하는 틸테이블의 편안한 태도가 좋았고, 우리의 삶 속에서 식물이 함께하는 순간이 숙제나 짐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제안하는 부분이 특히 와닿았습니다. 공간에 점을 찍는다는 느낌으로 제 작업을 배치하고, 그 점들이 틸테이블의 식물을 통하여 선으로 이어지도록 연출했으니 화기뿐만 아니라 화기에 담긴 식물이 그려내는 선과 생명력을 눈여겨 봐주셨으면 합니다. 어떤 식물이 함께 하느냐에 따라 비슷한 화기여도 완전히 다른 이미지를 보여줄 것입니다.

ㅡ 크리스토플랜트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하여 들려주세요.

흙이라는 물성에 더 깊이 다가가고 싶습니다. 또한 양극과 경계라는 작업의 주제를 바탕으로 여러 전시를 기획하고 있고요. 식물도 그 안에서 함께 하기를 희망합니다. 식물을 담는 화기를 비롯해 다양한 오브제 작업을 통하여 자연에서 영감받은 이미지를 미니멀한 방식으로 표현해 나갈 예정입니다.

틸테이블 ‘프라이빗 원데이 클래스’ with 헤이팝

다양한 분야에서 그 어느 때보다 자연보존과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하고 있는 때. 식물을 심고 가꾸는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행하고 싶지만 식물과 화기를 선택하는 단계조차 쉽지 않은 이들을 위하여 틸테이블은 가드닝 클래스를 진행해 왔다. 식물에 대하여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비기너스 클래스(Biginner’s Class)’, 비교적 짧은 시간 내 식물을 직접 심어볼 수 있는 ‘미니 클래스(Mini Class)’ 등 여러 클래스 중에서도 최근 참여자 개별 맞춤으로 진행되는 ‘프라이빗 원데이 클래스(Private Oneday Class)’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고.

지난 4월 6일, 헤이팝 구독자 6인과 함께 틸테이블의 프라이빗 원데이 클래스가 열렸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미리 공유하고, 그 고민을 바탕으로 식물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이론과 실습 수업을 병행했다. 함께 한 식물은 필로덴드론 버킨(Philodendron Birkin). 특성을 숙지한 뒤 틸테이블 A라인 매트 화이트 화기에 식물을 옮겨 심으며 분갈이 기초를 학습하는 과정을 거쳤다.

단순히 분갈이 방법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식물에 대하여 폭넓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론 수업을 충분히 진행한 뒤 실습이 이어져 식물과 더 가까워진 듯한 느낌이 들어요.

프라이빗 원데이 클래스 참여자 A

틸테이블의 클래스는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틸테이블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프리미엄 원데이 클래스에 한하여 원하는 장소로 출강이 가능하다는 소식. 함께 하고 싶은 이와 취향에 맞는 식물을 고르고, 공간에 어울리는 화기에 식물을 직접 심어보는 프리미엄 원데이 클래스를 통하여 이번 봄, 건강한 식물 생활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김가인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틸테이블, 크리스토플랜트

프로젝트
<점에서 선으로(DOT TO LINE)>
장소
틸테이블 플래그십 스토어
주소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 120
일자
2023.04.01 - 2023.04.29
김가인
사소한 일에서 얻는 평온을 위안 삼아 오늘도 감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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