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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5

일상을 환기하는 아름답고 독특한 테라스 디자인

집 안과 밖을 연결하는 전환 공간으로서의 테라스
테라스는 멀리 떠나지 않고도 일상을 환기할 수 있는 공간이다. 넓은 마당과 정원을 대신해 거주자의 긴장을 풀어주기도 하고, 여러 사람을 불러 모으는 사교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테라스는 실내이면서 동시에 실외인, 집 안에서 가장 독특한 공간이다. 주변 자연 환경과 호흡하고, 오래된 건물의 멋을 지키고, 때로는 장소의 고정관념을 비틀면서 그 안에 사는 사람의 개성을 담은, 아름다운 테라스를 가진 집들을 소개한다.
이미지|Yangnar Studio 페이스북

1. 거대한 마루와 주방으로 둘러싸인 시골집

태국 치앙마이

이미지|Yangnar Studio 페이스북

일 년 내내 비슷하게 온난한 기온을 유지하는 태국 북부 지역에서는 테라스의 쓰임새가 다양하다.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양나르 스튜디오(Yangnar Studio)는 테라스가 집을 둘러 감싸고 있는 형태의 목조 주택 ‘반 티타(Baan Tita)‘를 지었다. ‘반 티타’는 주변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기를 지향하는 집이다. 주위로는 거대한 논밭이 펼쳐져 있고, 집 앞 마당에도 식용 식물을 심은 텃밭이 있다.

이미지|Yangnar Studio 페이스북

집은 반 층 씩 올라가는 3단 구조로,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공적인 공간에서 사적인 공간으로 점점 용도가 바뀐다. 제일 낮은 층은 사람들을 맞는 현관과 마당이다. 맨 위층은 가장 개인적인 공간인 침실과 서재다. 이 두 공간을 연결하는 가운데 층에는 거실과 주방, 그리고 테라스와 보조 주방이 있다. 거실과 주방이 있는 중심 공간을 테라스와 보조 주방이 빙 둘러싸고 있는 모양새다. 중심 공간은 사면이 슬라이딩 도어와 창문으로 개방돼 답답하지 않다. 테라스와 이어지는 보조 주방은 텃밭을 바라보고 있어, 치앙마이 특유의 온건한 날씨 속에서 매일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일상을 선사한다.

이미지|Yangnar Studio 페이스북

2. 오래된 아파트 테라스에 욕조를 둔다면?

스페인 마드리드

이미지|Studio Noju 인스타그램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21층 짜리 공동주택 ‘토레스 블랑카스(Torres Blancas)’는 1961년 건축가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사엔즈 데 오이자(Francisco Javier Sáenz de Oíza)가 지은 대표적인 브루탈리즘(Brutalism) 건축물이다. 브루탈리즘 건축은 구조와 자재는 노출시키면서 장식적인 디자인을 사용한 20세기 중반 이후의 건축 사조다. ‘토레스 블랑카스’ 역시 여러 개의 원이 겹쳐진 유니크한 형태에 회색 콘크리트와 강철 자재가 드러나 거친 느낌을 주는 건물이다. 멀리에서 보면 마치 도심에 거대한 나무가 서있는 듯한 형상이다. 집마다 구조와 크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어느 집이든 둥근 테라스가 중심에 있다.

이미지|Studio Noju 인스타그램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노주(Studio Noju)는 ‘토레스 블랑카스’에서 가장 큰, 400제곱미터 넓이의 복층 아파트를 개조했다. 개조의 핵심은 15제곱미터에 불과했던 테라스 공간을 80제곱미터에 가까운 크기로 넓히는 것이었다. 자연의 초록빛에 가까운 짙은 녹색 타일은 실내와 실외를 연결하는 테라스에 적당한 무게감을 부여한다. 마스터 침실과 접해 있는 테라스 한쪽 끝에는 이 집만의 특별한 야외 욕실이 있다. 문은 없애고, 테라스의 곡선 구조를 살려 반원형 통유리 벽과 커튼을 친, 반쯤 개방된 욕실이다. 원형 욕조는 바닥과 같은 녹색 타일로 덮여 있고, 욕조 옆으로 작은 화단이 있다. 주변으로도 곳곳에 화단과 벤치를 두어 휴식 기능을 보완했다.

3. 반지하 집 안으로 햇빛을 불러들이는 발코니

영국 런던

이미지|DOS architects

런던의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DOS 아키텍츠(DOS architects)는 역사가 느껴지는 런던의 오래된 건물에 현대적인 발코니를 연결한다. 미니멀한 소재인 유리와 스틸을 주 자재로 사용하여, 고풍스러운 주택 건물과 대비되면서도 묘한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만든다. 리틀 베니스 지역 블롬필드가에 있는 위 사진 속 건물은 벽 하나를 옆집과 공유하는 반단독(semi-detached) 주택이다. 집주인은 사용하지 않고 방치해 뒀던 반지하에 가족들이 모이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DOS 아키텍츠는 뒷마당과 접한 벽 일부를 트고, 여기에 통유리로 공간을 확장했다. 유리창과 외부로 통하는 슬라이딩 도어 덕분에, 좁은 문 하나만 달려 있을 때에 비해 집에서 밖으로 향하는 거리감이 훨씬 좁혀졌다. 햇빛은 통유리를 거쳐 트인 벽까지 들어온다. 어두웠던 반지하에 자연광이 비치게 된 셈이다.

이미지|DOS architects

던컨 테라스 지역, 위 사진 속 건물 역시 오래된 건물 반지하에 빛을 들이기 위해 유리와 목재로 공간을 확장한 사례다. 150년 된 주택의 반지하층 전체를 독립된 가구로 개조했고, 그 결과 거실과 테라스의 역할을 하는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졌다. 확장된 공간의 반은 유리와 목재로 외부를 마감했고, 나머지 반은 전체를 유리로 마감했다. 통유리 벽은 건물 뒤 공터까지 생활 공간으로 끌어들인다. 확장된 발코니는 사람들이 모이는 다이닝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창고나 머드룸(Mudroom)*과 같은 기능적인 전실로 활용할 수도 있다.

 

* 입고 있던 외투나 신발을 벗어 보관해 두는 공간. 미국 등지에서는 보통 부엌 뒷문이나 지하실에 마련하지만, 한국에서는 현관을 활용한다.
이미지|DOS architects

4. 동네 골목길과 다채롭게 소통하는 법

일본 교토

이미지|atelier Luke

테라스의 목적이 항상 집을 밝게 만드는 것만은 아니다. 반대로 집을 더 어둡게 만드는 것이 목적인 테라스도 있다. 일본 교토 데마치야나기 지역에 있는 이 ‘테라스 하우스(Terrace House)’는 전형적인 1950년대식 일본 가정집을 개조한 것이다.

이미지|atelier Luke

‘테라스 하우스’는 벽과 문이 없는 오픈 플랜 주택이다. 집 안의 공간은 테라스와 복층 층고를 활용한 채광창 등을 활용해, 들어오는 빛이 닿는 곳과 덜 닿는 곳으로 구분된다. 기둥과 서까래, 보를 검은색으로 칠하고, 중간 톤의 목재를 사용해 전체적으로 어둡고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미지|atelier Luke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아틀리에 루크(atelier Luke)는 70년 된 작은 집의 뒷뜰 정원을 집의 내부와 목재 프레임으로 연결해 통합시켰다. 테라스의 바깥 문을 열거나 닫는 정도에 따라서 집 안으로 들어오는 빛이 조절된다. 문을 닫으면 촘촘한 세로 목제 기둥들이 골목길을 지나는 행인의 시선을 차단해 사생활을 보호한다. 문을 활짝 열면 아늑한 동굴 같았던 집과 정원이 집 뒤편의 골목길을 향해 열리며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흐려진다.

이미지|atelier Luke

박수진 객원 필자

헤이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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