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김한수 SM브랜드마케팅 UX DESIGN LAB 팀장
User eXperience Design Lab
ㅡ 광야@서울 이야기를 하기 전에 SMCU 세계관을 먼저 알아야 할 것 같다. SMCU는 무엇인가?
SMCU는 SM 컬처 유니버스(SM Culture Universe)의 약자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SM 아티스트들의 고유한 스토리와 세계관을 한데 아우르는 개념이다. SMCU 안에서 소속 아티스트에게 부여된 세계관이 하나로 연결되고 교차한다. ‘이게 무슨 말이지?’ 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마블 스튜디오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MCU)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다. 한 세계관 안에 여러 영웅 캐릭터가 존재하는 것과 비슷하다.
ㅡ 그렇다면 SM에서 구축한 ‘광야’는 어떤 개념인가?
광야(KWANGYA)는 SMCU가 펼쳐지는 배경이라 할 수 있다. 무제한, 무규칙, 무정형의 영역으로, 무한 확장하는 공간이다. 시공간과 물리적 제약이 없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콘텐츠의 세계라고 보면 된다.
ㅡ 이러한 세계관을 구현하는 오프라인 공간을 떠올린 이유가 궁금하다. 오프라인 공간이 어떤 기능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나?
세계관을 구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었다. 광야와 다르게 리얼 월드(real world)*, 즉 현실 세계에서의 광야는 공간적 제약이 많았기 때문에 현실에서 즐길 수 있는 요소와 메타버스에서 경험할 수 있는 요소를 모두 준비했다. 특히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일상에서 이뤄지던 많은 일들이 온라인에서도 가능해지지 않았나. 온라인 쇼핑이 손쉬워진 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광야@서울이 단순히 굿즈를 구매하는 공간에서 더 나아간 곳이길 바랐다. 광야를 경험하고, 그 경험을 통해 팬들 스스로가 새로운 재미를 재창조할 수 있는 곳, 케이팝 팬들의 놀이터가 되길 원했다. 우연히 아티스트를 마주칠지도 모르는 설렘을 주는 공간이면서, 팬들이 소통하는 장이자 미래 엔터테인먼트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주는 곳이 되리라고 생각했다.
* 리얼 월드: ‘ae(아이, SMCU 속 가상의 자아를 일컫는 말)’가 존재하는 가상 세계와 반대되는 개념. 인간이 사는 실제 현실 세상.
ㅡ 이제까지 현실에 구현된 적 없는 ‘세계관’을 오프라인 공간에 풀어내는 미션이 있었다면, 확실한 공간 콘셉트가 필요했겠다. 광야@서울의 공간 디자인 콘셉트는 무엇인가?
‘광야’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 없이 온전히 K-컬처를 즐길 수 있는 브랜드다. SM에서는 이러한 개념으로 탄생한 광야를 ‘메타버셜 익스피리언스 브랜드(Metaversal Experience Brand)’라고 칭하고 있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광야는 셀러브리티, 팬덤, 프로슈머가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 엔터테인먼트 세상을 지칭한다. 어디로든 향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이곳에는 국경이나 시간 등 물리적 제약이 없다. 무한함이 곧 이곳의 특성이다. 이 특성을 현실에서 풀어내기 위해 평행우주(parallel universes)의 개념을 적용했다. 하나의 공간으로 존재하는 동시에 확장하면서 또 다른 공간이 될 수도 있는 장소를 구상했다.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하나의 무한한 공간’이라는 디자인 콘셉트로 광야의 세계관을 표현하려 했다.
ㅡ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지우기 위해 어떤 요소를 적용했나?
입구의 원형은 에너지 체인인 ‘P.O.S.*’를 형상화해 리얼 월드에서 광야로 들어가는 문처럼 느껴지게 했다. 내부에는 메타 패스포트 스탬프*를 발급받거나 AR 체험이 이뤄지는 공간, 아티스트를 가상 공간에서 리얼 월드로 데려와 함께 사진을 찍거나 아티스트의 사진을 커스터마이징하며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아일랜드와 바닥 등에 모션그래픽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투명 패널을 설치했다. 이는 가상과 현실을 오가며 엔터테인먼트를 경험할 수 있는 장치가 된다.
* P.O.S.: SMCU 용어로, 리얼 월드와 가상 세계를 연결하는 에너지 체인.
* 메타 패스포트 스탬프: SM의 온오프라인 이벤트에 참여하면 획득할 수 있는 스탬프
ㅡ 특히 미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소재 선택이 인상적이다. 주로 반짝거리고 차가운 느낌이 드는 소재가 눈에 띈다.
광야@공간의 메인 키워드는 플렉서블(flexible), 빛, 확장이다. 그래서 스테인리스스틸(SUS)과 유리, 거울을 주로 사용했다. 빛과 스크린의 영상이 반사될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하려 했다. 반사를 통해 가변적인 공간인 광야의 무한함과 광활한 모습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ㅡ 공간 곳곳에 LG디스플레이의 투명 OLED가 쓰였더라. 투명 OLED가 극적인 분위기를 완성하는 듯하다.
인테리어 디자인 콘셉트를 설정해 가던 중, 투명 패널을 사용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2002년 개봉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톰 크루즈가 투명한 패널을 손으로 터치하면 화면들이 옆으로 이동하고 바뀌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과 비슷한 모습을 상상했다. 미래 엔터테인먼트에 적용 가능한 재미있는 요소가 되리라고 판단했고, 현실화 가능한 레퍼런스를 찾게 됐다. 현실적인 부분을 체크하다 보니 LG디스플레이의 OLED_T가 알맞은 대안으로 보였다.
ㅡ LG디스플레이와 협업해 만든 결과인가?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을 통해 기존 구상을 바탕으로 한 아이디어가 더욱 발전했다. 특히 투명 OLED_T가 인테리어에 적용된 사례를 직접 보면서, 아티스트 IP를 활용하면 근사한 결과가 탄생할 것임을 확신했다. 광야@서울 프로젝트 전에 이미 등장한 것을 그대로 구현하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고 싶었으므로, 바닥에 투명 OLED 33대를 설치하게 됐다. 바닥에 패널을 시공하는 작업은 까다로웠다. 미감과 안전을 동시에 만족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의기투합했다. LG디스플레이 측에서는 일반 패널과 달리 ‘투명성’이 필요한 곳에 사용된 투명 패널의 사례를 여럿 보여주었다. 투명 패널이라는 소재의 특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현재 우리도 투명 패널과 잘 어울리는 콘텐츠를 자체 제작해 송출하고 있다.
ㅡ 들어서면 나는 향이 ‘광야의 향’이라고 들었다. 향을 개발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광야@서울, 광야@에버랜드, 광야@자카르타에서 같은 광야의 향을 분사한다. 방문하는 이들이 향기로 광야를 감각하고 하나의 세계로 인지하는 즐거움을 느끼길 바랐다. 광야의 향은 시트러스와 플로럴, 우디가 조화된 향기다. 다채로운 광야의 모습을 표현하고 광야만의 가치를 완성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또 광야@서울의 인테리어에서는 차가운 무드가 느껴지는 편인데, 공간을 채우는 향이 온화하고 부드럽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ㅡ 광야는 차차 어떻게 확장될까? 광야로 펼쳐 보일 미래 계획을 들려 달라.
광야는 해외 지점 추가 오픈을 통해 더욱 다양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올해는 미국 LA점 오픈을 준비 중이다. 에너지 체인 P.O.S.가 열릴 때 광야@서울에서도 멀티버스에 존재하는 또 다른 광야를 만나게 될 것이다. 아직 보여줄 것이 훨씬 많으니 광야가 나아가는 모습을 기대해 달라.
▼ 광야@서울 구석구석이 궁금하다면?
에디터의 광야@서울 체험기
글 김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