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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2022-11-02

플랜트 디자인 브랜드 ‘내추럴리 내추럴’

모네에게 지베르니 정원이 있다면 우리에겐 내추럴리 내추럴

클라우드 모네에게 지베르니 정원은 바라보고 관찰하며, 화폭에 담을 수 있는 영감의 장소였다. 연못 옆으로 피어난 아네모네, 등나무 꽃, 양귀비 등 살아 숨 쉬는 식물은 그의 정원에서 없어선 안될 존재였듯 내추럴리 내추럴에게도 식물은 그렇다. 자연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식물을 아름답게 곁에 두고 살아가는 삶을 제안하고 식물의 유려하고 고운 자태를 최대한 보존해 사람들의 일상에 선물하는 내추럴리 내추럴. 식물을 소재로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플랜트 디자인 브랜드로 감각적인 자극을 통해 찰나의 순간을 깊게 들여다보는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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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추럴리 내추럴 쇼룸 전경

Interview with 내추럴리 내추럴

박동제, 임다연 디렉터

— ‘내추럴리 내추럴(Naturally Natural)’ 이름에 담긴 의미가 궁금해요.

이름 그대로 ‘자연스럽게 자연스러운’ 플랜트 디자인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자연을 만지는 일이다 보니 썩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어떤 명사 앞에 붙어도 그 의미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때문에 다양한 브랜드로의 확장성을 암시할 수 있는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 쇼룸이 성수동의 번화가를 벗어나 조용한 골목에 자리하고 있어요. 마치 도시인들이 도시의 소음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비밀정원처럼요.

맞아요. 저희 쇼룸은 일부러 찾아오지 않는 이상 쉽게 찾기 어려운 골목에 숨어있어요. 그런데 되려 그 덕분인지 쇼룸을 찾아오는 분들은 대부분 문을 열고 들어올 때 작은 감탄과 함께 입장해요.(웃음) 회색빛의 3층짜리 계단을 오르고 난 다음 마주하는 ‘초록’의 반전 매력이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 쇼룸에 들어서면 정중앙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빈티지 테이블과 카펫이 깔려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에 나오는 프루스트 집을 떠오르게 해요. 동시에 이끼와 해송이 곳곳에 있어 동양과 서양의 식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오묘한 공간으로 다가오기도 하고요.

저희 쇼룸의 콘셉트는 ‘섬’이에요. 각 섹션을 섬이라는 단위로 나누었고, 각 섬에는 비슷한 기후에 사는 식물들을 모아두었어요. 모든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매일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어요. 높은 습도를 좋아하는 식물들이 놓인 섬 근처에는 고성능의 가습기를 두어 습기를 높이고, 햇살을 쬐면 잎이 타버리는 식물은 햇빛이 적당히 드는 곳에 두어 적당량의 햇살만 먹을 수 있게끔 하고요.

— 내추럴리 내추럴을 운영하시기 전에는 제품 디자이너로 활동하셨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저희가 제품 디자이너로 활동할 당시 식물 관련 제품 디자인을 의뢰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식물 시장에 대해 조사도 하고, 다양한 분야의 화훼 산업을 마주했던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식물과 디자인을 접목시켜 우리만의 디자인을 풀어낼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용기가 생겼고요. 가령 기존에는 없던 감각적인 가드닝 제품이나 식물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오브제, 나아가 식물을 소재로 하는 공간 기획도 해볼 수 있겠다 싶었어요. 긴 고민 끝에 식물을 공부하는 일로 첫걸음을 떼었죠. 마침 임다연 디렉터의 이모부님이 농협대학교 교수님이자 큰 화훼농장을 운영하고 계셨거든요. 이모부님께 식물에 대한 전반적인 기본 지식을 배우고, 농장에서 직접 식물을 만져보며 실질적인 공부를 할 수 있었어요. 또 저희가 분재와 야생 초목에도 관심이 많아서 그쪽으로도 다른 스승님이 한 분 계세요. 1978년부터 분재를 가꿔 오시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자연수형 분재를 연출하신 분으로 많은 것을 배워왔고 지금도 계속 가르침을 받는 중입니다.

— 최근 플랜테리어 열풍이 불면서 내추럴리 내추럴 또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어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플랜테리어 트렌드가 뜨거워진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처음엔 코로나19(Covid19)가 플랜테리어 시장 성장의 큰 배경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들여다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더라고요. 사람들은 이미 자연을 갈망하며 자기만의 정원을 가꾸는 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최근 들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주거환경에 자연을 들이고 있지 않나 생각해요. 식물 들이는 일을 단순히 인테리어의 한 요소로만 생각했다가 본격적으로 식물을 키우는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죠.

내추럴리 내추럴의 자체제작 상품 'Spring Spring'

— 내추럴리 내추럴을 이야기할 때 ‘Spring Spring’ 제품 이야기를 빠트릴 수 없어요. 정적인 식물을 리듬감 넘치는 스프링 위에 얹은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지금까지 보지 못한 형태의 식물 오브제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어요. 디자이너 출신이다 보니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제품화하는 데에는 자신이 있었거든요. 식물이 건강하게 잘 자라기 위한 조건 중 하나가 바람에 흔들려야 한다는 거예요. 바람을 맞고 흔들리면서 자라야 목질화가 잘 일어나고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거든요. 안타깝게도 실내에 놓이는 식물들은 바람맞을 일이 거의 없죠. 실내 식물들이 흔들리며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방법을 계속 고민했어요. 정적인 식물에게 생동감을 줄 수 있는 디자인과 한 방울의 위트가 함께 할 수 있도록 고안된 디자인으로 ‘Spring Spring’이 탄생한 거죠. 스프링 위의 식물을 톡 건들면 화분의 무게 덕분에 꽤나 긴 시간 동안 춤을 추듯 식물이 흔들려요. 스프링의 피치를 몇 번이나 수정하면서 안정적이면서도 긴 시간 흔들릴 수 있게 디자인하느라 정말 오랜 시간 연구를 했거든요.(웃음) 게다가 내추럴리 내추럴이 처음 선보이는 제품이었던 터라 이름을 짓는 것도 정말 많은 고민을 거쳤어요. 결국 봄과 시작을 의미하는 Spring과 용수철을 의미하는 Spring을 이어 붙여 더욱더 통통 튀는 듯한 느낌으로 브랜드의 시작을 알렸죠.

— 식물을 어울리는 분기에 알맞게 식재하고 선보이는 일련의 과정을 작업할 때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으시는지 궁금해요.

자연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받고 있어요. 특히 분재는 작은 화분 안에 하나의 풍경을 담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캠핑이나 자연으로의 여행을 통해 넓고 광활한 자연 풍경을 자주 보러 다니곤 해요. 또 일상적인 순간이나 사물에서도 작업의 영감을 얻죠. 그저 스쳐 지나갈 수도 있는 상황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다양한 스토리를 생각해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캐치한 스토리가 식물과 연결될 때 ‘새로움’이 탄생한다고 생각하고요.

단풍나무

— 두 분께서 소개하는 식물 중 지금 계절에 가장 추천하는 식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선을 감상하기 좋은 분재와 야생 초목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특히 이맘때쯤부터 잎이 천천히 붉어지는 단풍나무를 많이 찾으시는데요. 가지를 잘라 삽목한 나무가 아니라 씨앗 때부터 단단하게 키워진 녀석이라 옹골차고 튼튼하게 키울 수 있어요. 이 계절에 단풍을 곁에 두고 즐기는 것만큼 운치 있는 일이 있을까요?(웃음)

— 말씀하신 것처럼 내추럴리 내추럴은 흔히 보지 못했던 분재와 야생 초목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식물 숍과의 차별점인 것 같아요. 식물을 들여올 때 두 분만의 선별 기준이 궁금해요.

저희가 올곧게 세운 여러 기준이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건 ‘잘 키울 수 있는 식물’이에요. 분재라는 분야가 아직은 많이 낯설기도 하고 키우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거든요. 이러한 인식을 잘 키워본 경험을 통해 이겨내고 인식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키울 수 있는 식물’을 들여오는 것이 첫 번째 선별 기준이에요. 그리고 두 번째로는 선과 색이 아름다운 식물을 찾느라 꽤 많은 시간을 쓰고 있어요. 아무래도 처음부터 멋스러운 나무를 찾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철사로 수형을 잡아주고, 잘 어울리는 화기에 심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하며 아름다운 식물을 들여오고 있습니다.

— 식물에게도 고유한 표정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느낀 두 분의 식물은 사람으로 치면 우아하고도 몽환적인 표정을 내비친다고 느꼈는데요. 두 분의 손 끝에서 탄생한 식물들이 어떤 표정으로 비춰지길 바라며 작업을 하시나요?

다양한 표정을 가진 식물로 보였으면 해요. 보통 식물은 움직이지 않고 정적이다 보니 늘 같은 모습일 거라 생각들 하시지만, 사실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거든요. 봄에는 귀여운 새순과 꽃을 피워내느라 정신없고, 여름엔 푸른 녹음, 가을엔 다시 화려한 색으로 물들었다가 겨울엔 잎을 다 떨구고 가지의 선을 즐기기 좋은 한수(寒樹)를 보여주기도 해요. 이러한 식물들의 다양한 표정이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고 다양한 감각을 깨우는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갤러리아백화점, 더현대서울 팝업 스토어와 29CM 성수, 국립현대미술관 등 다양한 공간의 플랜테리어를 진행해오셨어요. 브랜드 및 공간과 협업을 할 때 어떤 과정을 거치시는지 궁금해요. 또 플랜테리어 작업을 할 때는 어떤 요소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는지도요.

대부분의 협업 제안 메일 서두에는 저희 쇼룸을 방문했었다는 말씀이 꼭 들어있더라고요. 아무래도 저희의 공간을 경험해 보시고 저희가 지향하는 바를 직접 체험하신 분들과 많은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협업 브랜드가 기획하는 방향을 참고해 그에 맞는 콘셉트와 이미지를 구성해 제안을 드려요. 그다음부터는 함께 논의하면서 협업 방향을 디벨롭 해 나가죠. 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브랜드가 원하는 이미지나 무드를 자연이라는 소재를 통해 최대한 표현해 내는 것이에요. 덧붙여, 한 번 쓰고 버려지는 디자인은 지양하고 있으며 식물이 가진 아름다움을 최대한 영구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29CM 성수 매장 전경

— 모든 협업 프로젝트에 열정과 심혈을 기울였겠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었을까요?

29CM 성수 프로젝트요. 29CM의 첫 오프라인 쇼룸이라는 점이 저희를 긴장하게 만들었거든요.(웃음)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인 만큼 식물을 심는 플랜트 박스도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분처럼 보여지도록 연출하고 싶어서 전체적인 조경 콘셉트를 ‘Furniture + Nature’로 설정하고 식물과 함께 사용하는 하나의 가구처럼 디자인해 완성했어요. 예를 들어, 자연 근처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바람에 흔들리는 식물을 감상할 수 있도록 벤치의 기능이 있는 플랜트 박스를 만들었죠. 29CM 쇼룸은 창이 굉장히 큰 공간이라 시원한 느낌이 드는 그라스, 사초류 식물을 식재해서 외부에서 바라볼 때 식물의 하늘거리는 움직임과 붉은 벽돌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의도했어요. 그리고 내부에서 밖을 바라볼 때는 시선을 방해하지 않도록 식물 높이를 고려했고요. 쇼룸과 가까워서 오고 가며 저희의 플랜테리어를 감상하기도 하고 동시에 부족한 건 없는지 관리가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체크하고 있는데 이곳에 방문할 때마다 뿌듯한 마음이 앞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29CM 성수 외관

— 매장에서 화분을 종이 그물백에 담아주셔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종이가 금방이라도 끊어질 것만 같았거든요. 그런데 생각 외로 아주 튼튼한 데다가 미적 요소까지 더해져 이 또한 내추럴리 내추럴만의 안목으로 다가오더라고요.

대학 선배가 운영하는 ‘DSLSM’이라는 디자인 브랜드에서 제작한 ‘지속 가능한 쇼핑백’이라는 제품인데요. 종이처럼 보이지만 사실 100%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쇼핑백이에요. 완전 연소 시에는 인체에 무해한 물과 이산화탄소로만 분해돼서 환경적으로도 안전하고요. 최대 7kg의 중량까지 견뎌서 저희가 판매하는 화분은 대부분 이 쇼핑백에 포장해서 쥐어드려요. 아무래도 자연을 다루는 일을 하다 보니 환경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고, 그렇다고 유난스럽게 손님을 설득하기 보다 이렇게 몇 번이고 사용할 수 있는 소재의 패키지로 식물을 포장해 드리고 자연스럽게 재사용을 권장함으로써 저희만의 방식으로 환경을 위한 일들을 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말씀하신 것처럼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우니 더할 나위 없이 좋고요.

백화등

— 마지막으로, 처음 식물을 키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내추럴리 내추럴 식물 중 한 가지를 추천해 주신다면요?

‘백화등’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초여름에 하얀 바람개비를 닮은 꽃이 피는 덩굴나무인데, 소담스럽게 늘어지는 가지의 모습도 멋스럽고 은은하게 퍼지는 꽃향기도 정말 향긋해요. 찬 바람이 불 때쯤 실외에서 키우면 빨갛게 단풍이 들어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느끼기에도 참 좋은 식물입니다. 무엇보다도 까다로운 나무가 아니라서 식집사의 첫걸음을 떼시는 분들도 쉽게 기르실 수 있을 거예요.

하지영 에디터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내추럴리 내추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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