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트렌드 소식을 엄선하여 받아보기

알아두면 좋은 트렌드 소식을 엄선하여 받아보기

2022-10-31

싱가포르 비엔날레, 두 명의 한국 여성

예술감독 최빛나 & 제13회 베네세 상 수상한 양혜규
싱가포르 여행을 계획하는 ‘아트 러버’라면 기억해야 할 곳이 있다. 싱가포르아트뮤지엄으로, 현재 싱가포르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비엔날레 주제는 ‘나타샤(Natasha)’! 비엔날레 예술감독팀은 비엔날레라는 대규모 행사를 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연결하고자 전시명을 사람의 이름인 ‘나타샤’로 명명했음을 밝힌 바 있다.
Singapore Biennale 2022 Co-Artistic Directors; From left_ June Yap, Nida Ghouse, Ala Younis, and Binna Choi. Image courtesy of Singapore Art

예술 분야의 어벤저스! 싱가포르 비엔날레의 예술감독 4인

이번 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은 4인으로 모두 여성이다. 최빛나, 니다 가우즈(Nida Ghouse), 준 얍(June Yap), 알라 유니스(Ala Younis)로 한국인 최빛나도 그 중 하나다. 최빛나 큐레이터는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 위치한 아트센터 카스코(Casco Art Institute)를 이끌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해외 미술 기관장을 맡은 이로, 2016년 광주비엔날레의 큐레이터로 광주와 인연을 맺은 후 2020년 ‘광주 레슨Gwangju Lessons’을 기획하며 한국을 찾은 바 있다. 

Singapore Biennale 2022 포스터와 키비주얼

올해 싱가포르 비엔날레를 빛내고 있는 또 한 명의 한국인은 양혜규다.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양혜규가 싱가포르 비엔날레가 주최하는 제13회 베네세 상(Benesse Prize)을 수상했다. 일본의 교육기업 베네세 홀딩스(Benesse Holdings Inc.)가 1995년 제정한 베네세 상은 매 2년에서 3년마다 “기업의 핵심 철학인 ‘웰빙well-being’을 지향하는, 즉 기존의 관습을 넘어 훌륭한 실험정신과 비평안이 돋보이는 작업을 구현하는” 작가에게 돌아간다. 베네세 상의 주요 역대 수상자로는 올라퍼 엘리아슨 Olafur Eliasson(1999), 안리 살라 Anri Sala(2013)이 있으며, 한국 작가로는 양혜규가 최초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10월 15일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에서 진행된 시상식에서의 양혜규 이미지 제공: 베네세 홀딩스(Benesse Holdings Inc.) 사진: 앳 마쿨란간/파이어니어 스튜디오, 양혜규 스튜디오

올해는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의 관장 유진 탄(Eugene Tan)을 비롯, 총 5명의 위원이 심사를 맡았으며 양혜규는 제7회 싱가포르 비엔날레 참여 작가 50여 명에서 추려진 5명의 후보 중 최종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지난 10월 15일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에서 진행된 시상식에서 심사위원들은 “형태에 대한 지속적인 실험과 각 재료가 지닌 기존의 성향 및 기능에 도전장을 내밀며 새로운 경험과 미학을 창조해 내는 양혜규의 작업을 높이 평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히며, “자유롭게 실험정신을 발휘하며 놀라운 방식으로 작업하는 작가의 대담한 접근법에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수상자에게는 3백만엔의 상금이 지급되며, 일본의 베네세 아트 사이트 나오시마(Benesse Art Site Naoshima)에 커미션 작업을 전시하거나, 또는 해당 기관에 작품이 소장된다.

제7회 싱가포르 비엔날레 《나타샤Natasha》 전시 전경,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SAM), 2022 이미지 제공: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

수상작 <하이브리드 중간 유형 – 무성한 전기 이인조The Hybrid Intermediates – Flourishing Electrophorus Duo>(2022)는 이번 싱가포르 비엔날레를 위해 고안된 2인조 조각이다. 비엔날레 기간 동안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 1층에 전시된다. 쌍둥이처럼 유사한 형태의 두 조각은 인체에 비견될 만한 규모의 ‘몸체’ 사방에 전기 콘센트가 음각과 양각으로 번갈아 조각되어 있다. 평범한 일상에서는 건물 벽 뒤에 고정된 시설물로 존재하는 전기 콘센트라는 사물을 독립적인 직립형 개체로 제시한하는 작품이다. 형태적으로 사물과 생명체가 결합된 듯한, 즉 보다 포괄적인 하이브리드의 개념을 암시하는 이 ‘사물-생명체(thing-creature)’는 최소한의 유사 종족 개체수가 필요한 생명체인양 2인조를 이루면서 생물의 군집 생태를 연상시킨다.

〈하이브리드 중간 유형 – 무성한 전기 이인조〉는 올해 싱가포르 비엔날레의 주제인 《나타샤Natasha》와도 매우 긴밀히 맞닿아 있다. 앞서 비엔날레 전시 명을 사람의 이름인 ‘나타샤’로 명명했음을 밝힌 바 있는데, 양혜규 역시 그간 비인격적인 사물의 한계를 이야기하는데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이러한 관심은 실제적이고 은유적인 움직임의 가능성을 담고 있는 본 조각의 손잡이를 통해 더욱 강조된다. 인체 비율로 확대되어 현실 공간을 점유하는 이 조각 듀오는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 일요일 2시와 4시에 기계적인 춤을 선보일 계획이다.

양혜규(b. 1971) 〈하이브리드 중간 유형 – 무성한 전기 이인조The Hybrid Intermediates – Flourishing Electrophorus Duo〉 〈엮는 중간 유형 – 무모 무색 거주자The Randing Intermediate – Furless Uncolored Dweller〉 〈소리 나는 중간 유형 – 다모 탄소 거주자Sonic Intermediate – Hairy Carbonous Dweller〉 2022 분체도장 스테인리스강 프레임, 분체도장 격자망, 분체도장 손잡이, 바퀴, 라탄, 분체도장 스테인리스강 방울, 스테인리스강 방울, 분할 링, 플라스틱 끈, 인조 식물 2점, 각 약 230 x 107 x 107 cm 사진: 앳 마쿨란간/파이어니어 스튜디오, 양혜규 스튜디오

지난 2022년 10월 16일 개막한 제7회 싱가포르 비엔날레 《나타샤》는 2023년 3월 19일까지 센토사 코브(Sentosa Cove), 라자루스 섬(Lazarus Island), 세인트 존스 섬(St John’s Island), 얀 키트 플레이필드(Yan Kit Playfield), SAM 레지던시(SAM Residencies) 등 싱가포르 내 다양한 장소에서 진행되며, 싱가포르 및 아시아를 주축으로 전 세계 5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개최에 앞서 비엔날레의 예술감독 팀은 “팬데믹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고 그동안 많은 이들을 잃었지만, 우리는 지금 강제적이든 자발적이든 간에 급속한 정상화 과정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나타샤》전을 통해 팬데믹 이전의 상황을 돌아보고, 팬데믹으로 경험하게 된 낯선 상황, 그에 대한 적응 능력, 새 삶을 살아가면서 세상과 우리를 연결 짓는 또 다른 가능성에 대한 인지 등 다양한 가치와 환경을 환기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Natasha is handwritten in Hangul on paper held in the air against the crater Leahi on O‘ahu island on 21 February 2022

한편 국제갤러리 부산점은 양혜규의 대표작 〈솔 르윗 뒤집기〉 네 점을 중심으로 〈평창길 열두 불기운〉 및 〈래커 회화〉 연작, 그리고 방울로 제작된 소리 나는 조각 연작 등을 선보이는 프레젠테이션 《의사擬似-합법》을 오는 10월 30일까지 개최한다. 이외에도 양혜규는 현재 일본의 국제적인 현대미술전 오카야마 아트 서미트(Okayama Art Summit)를 비롯해, 시카고 대학교 스마트 뮤지엄 Smart Museum at the University of Chicago의 《모노크롬 다중 Monochrome Multitudes》, 그리고 벨기에 안트베르펜 현대미술관M HKA의 《동작 중인 미술관 Museum in Motion》 등 다양한 그룹전에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글  heyPOP 편집부

자료 제공  국제갤러리, 싱가포르 비엔날레 

Art
헤이팝
공간 큐레이션 플랫폼, 헤이팝은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과 그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와 브랜드에 주목합니다.

콘텐츠가 유용하셨나요?

0.0

Discover More
싱가포르 비엔날레, 두 명의 한국 여성

SHARE

공유 창 닫기
주소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