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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7

413억에 낙찰된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

남미 현대 미술품 경매가 기록을 깨다.
소아마비, 끔찍한 교통사고, 남편의 문란한 사생활... 한 여자의 일생으로 보면 불행하기 그지없는 일생이었지만, 프리다 칼로(Frida Kahlo)는 이런 고통을 딛고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작품으로 승화시키며 멕시코를 대표하는 화가가 되었다. 결혼할 당시만 해도 멕시코 민중 벽화의 거장인 남편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의 그늘 아래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의 작품은 점차 인기를 얻으며 남편보다 더 유명한 인물이 되었다. 사망 후에도 그녀의 작품과 그녀만의 독특한 패션 스타일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 출처: mexicangeniuses.com ​
사진 출처: instagram.com/sothebys ​

 

지난 11월 16일 소더비 경매장에서 진행한 ‘모던 이브닝 옥션(Modern Evening Auction)‘에서는 프리다 칼로의 작품 ‘디에고와 나(Diego y yo)‘가 경매에 올랐다. 그리고 남미 현대 미술품 경매 최고가인 3,490만 달러(약 413억만 원)를 경신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는 2018년 경매에서 980만 달러(약 115억 원)에 낙찰된 디에고 리베라의 ‘경쟁자들(The Rivals)‘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이다.

 

사진 출처: instagram.com/sothebys

 

화가가 마지막으로 완성한 자화상이며 최고 경매가를 기록한 작품에는 작품의 이름을 반영하듯 프리다 칼로의 얼굴에 남편인 디에고 리베라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리베라의 얼굴에는 눈이 하나 더 그려져 있어 으스스한 분위기가 느껴지며, 프리다 칼로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 또한 칼로의 목에는 머리카락이 목을 죄이듯이 그려져 있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간접적으로나마 고통을 느끼게 한다. 이는 여성과의 염문설이 끊이지 않았던 남편 때문에 고통받았던 프리다 칼로의 심적 고통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리베라에 그려진 세 개의 눈이 그림을 그릴 당시 리베라와 염문에 휩싸인 칼로의 친구이자 모델 및 영화배우였던 마리아 펠릭스(María Félix)와 삼각관계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사진 출처: instagram.com/sothebys

 

하지만 작품 속에서 여전히 칼로는 리베라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강조하고 있다. 리베라의 얼굴을 이마에 그림으로써 그녀의 뇌리에서 떨칠 수 없는 존재임을 드러내며, 서로 다른 쪽을 바라보고 있지만 세 번째 눈은 정면을 응시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악연, 애증의 관계라고 설명할 수 있는 두 화가의 인연은 그렇게 작품으로 남아 불멸이 되었다.

소더비의 인상파 및 현대 미술 공동 대표 줄리안 도스(Julian Dawes)는 “글로벌 문화 아이콘으로서의 프리다 칼로의 위상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라며 “오늘 밤의 뛰어난 결과는 20세기 예술의 진정한 거물 중 한 명으로 그녀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합니다.”라고 경매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사진 출처: mexicangeniuses.com

 

화제의 경매가에 이어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의 전시 소식이 이어져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내년 봄에 미국 워싱턴 D.C와 영국 런던에서 진행될 ‘멕시코 천재들: 프리다 & 디에고 몰입 체험(Mexican Geniuses: A Frida & Diego Immersive Experience)‘에서는 현재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몰입형 전시 방식으로 멕시코 미술을 상징하는 두 인물이 남긴 유산들이 소개된다. 테크 회사인 브레인 헌터(Brain Hunter co.)가 작품을 바탕으로 완성한 디지털 영상이 공간을 가득 채우며 관람객들의 감성을 채워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람객들은 300개가 넘는 영상 속에서 화가가 남긴 붓 자국 등을 느끼며 예술가의 영혼이 공간에 함께 있는 듯한 경험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사진 출처: mexicangeniuses.com

 

아직 전시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시회 주최 측에 따르면 전시 관람은 60분에서 75분 정도 걸릴 예정이며, VR 헤드셋을 통해서 화가들이 지내며 영감을 얻었던 멕시코시티의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경험도 진행할 예정이라 한다. 주최 측은 “이 독특하고 매혹적인 디지털 전시회는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프리다와 디에고의 작품들의 모든 아름다움, 감정, 그리고 초월성을 전달합니다.”라며 “두 명의 혁명적인 멕시코 화가의 마음 뒤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알아보세요. 소리와 색채의 향연 속에서 그들의 세계, 삶, 꿈, 그리고 그들에게 영향을 미친 모든 것을 둘러보세요.”라고 전시를 소개했다.

 

사진 출처: facebook.com/mexicangeniuses

 

이 세상을 떠난 지 몇 십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의 삶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으며, 그녀가 치열하게 일생을 담은 작품은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뜨거운 삶을 살았던 예술가는 그 어떤 인물과도 대체 불가하기에,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며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민정

자료 협조 exicangeniuses, sotheb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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