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efing
뤁스퀘어
서울 강남에서 차로 1시간 30분을 달려 마주한 뤁스퀘어(Root Square)는 스마트팜 벤처기업 만나CEA가 세운, 미래의 농촌을 경험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기술과 농업을 결합한 스마트팜, 농촌에 문화를 심은 카페와 실내 정원, 농촌의 미래 주거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스테이가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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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도 즐거울 수 있다
‘농촌’이라는 콘텐츠로 복합문화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이를 실제로 구현한 뤁스퀘어는 “미래의 농촌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만나CEA의 답이다. 2013년부터 충북 진천군에서 스마트팜 사업을 시작한 만나CEA는 농촌의 현주소를 가까이서 봤다. 신기술과 융합하여 농업이 발전하고 귀농/귀촌 인구가 증가했지만, 주민이 모일 공간과 문화시설은 턱없이 부족했다.
“농사를 지으면 돈 버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농사를 짓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문화 불균형 때문이에요. 대부분의 문화 시설은 도시에 집중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다른 곳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농촌만의 가치를 보여주는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만나CEA의 생각은 통했다. 2022년, 하우스비전*을 통해 알려진 뤁스퀘어는 월평균 8천 명이 방문하는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진천 주민 외에도 주말이면 다른 지역에서 온 방문객들이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채소와 과일을 구매하고, 실내 정원과 넓은 잔디밭에서 휴식을 취하고, 건축가들이 지은 집에서 머물면서 농촌의 삶을 경험하고 있다.
* 하우스비전(House Vision) 일본 디자이너 하라 켄야가 미래의 주거 환경과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기 위해 만든 전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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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x 농업
만나CEA는 아쿠아포닉스(Aquaponics)라는 기술로 농산물을 재배한다. 아쿠아포닉스란, 양식장에서 기른 물고기의 배설물로 만든 액상 비료로 식물(농산물)을 기르는 수경 재배 기법이다. 식물이 영양분을 흡수하면서 정화된 물은 양식장 수조로 보내져 순환된다. 아쿠아포니스는 기존 농법에 비해 물을 현저히 적게 사용하지만, 생산량은 20배가량 높다. 게다가 실내 환경을 시스템화하여 조절하는 스마트팜이기 때문에 토양과 날씨에 상관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뤁스퀘어에는 이 기법을 볼 수 있는 스마트팜과 양식장이 있어 미래 농업기술을 엿볼 수 있다. 그 때문에 신기술에 관심이 많은 지자체와 연구소 및 농업 관련 센터, 귀농/귀촌을 생각하는 일반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만나CEA는 자사 기술을 홍보하는 전문 투어와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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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과 문화가 만나면
뤁스퀘어의 핵심 공간은 사계절 내내 푸르름을 만끽할 수 있는 실내 정원인 스템가든이다. 자연의 일부처럼 조경한 이끼, 습지식물, 야생화와 그 사이를 흐르는 냇가는 숲속처럼 편안하다. 외부와 이어진 통창은 자연광이 실내에 부드럽게 스며들게 하고, 탁 트인 외부 풍경을 시원하게 즐길 수 있게 돕는다.
스템가든은 카페 겸 레스토랑, 전시장, 공연장 심지어 결혼식장으로도 이용된다. 스템가든을 설계한 김대균 건축가는 처음부터 이 공간이 다채롭게 쓰이길 원했다. 상대적으로 문화시설이 부족한 농촌에 사람들이 모이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는 B동으로 이어진다. B동의 라운지에서는 주민과 방문객을 위한 클래스 및 강연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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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와 디자이너가 설계한 농촌의 집
스템가든에서 나와서 잔디밭을 가로지르면 3채의 건축물이 서 있다. ‘하우스비전 2022’에서 공개한 이 집들은 국내외 유명 건축가와 디자이너가 ‘농촌에서의 삶’을 주제로 지었다. 그동안 누구나 편하게 둘러볼 수 있었지만, 작년 겨울부터는 스테이로 운영하고 있다. 각 집은 저마다 특징이 있지만, 공통점을 하나 찾자면 5도 2촌*을 실천한 곳이라는 점이다.
* 5도 2촌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농촌에서 머무는 생활방식
양의 집(교감하는 집) by 하라 켄야
하라 켄야는 자연과 연결된 집을 설계했다. 일자형의 단층집으로 설계된 양의 집은 커다란 창을 열면 거실과 마당이 하나로 이어진다. 마당의 야외 데크에는 작은 텃밭이 있어 재배하는 식물을 언제든지 살펴 수 있고, 바로 옆에는 모닥불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집 내부에 배치된 가구도 하라 켄야의 작품으로, 하나의 가구가 다용도로 쓰이도록 디자인되었다. 침대는 책상으로, 소파는 서랍장과 테이블로 사용된다. 최소한의 디자인을 추구하는 하라 켄야의 철학을 생활하면서 느낄 수 있는 집이다.
작은 집 by 최욱
산과 들이 많은 한국 지형을 고려해서 설계한 작은 집은 최욱 건축가가 제안하는 한국형 모듈 하우스다. 정사각형의 작은 집 두 채가 마주 보고 있으며, 내부는 삶에 필요한 기본적인 가구들로 구성되어 있다. 2층의 넓은 창을 가진 서재는 간소하고 자연을 즐기는 삶을 추구하는 작은 집의 철학을 제일 잘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작지만 편히 쉴 수 있고, 주어진 건 적지만 살기엔 충분한 집. 모든 것이 넘쳐나는 도시와 180° 다른 농촌에서의 고즈넉한 삶을 경험할 수 있다.
이로운 집 with LG 스마트코티지
이동식 설비 시스템과 에너지 순환 기술, 스마트 가전과 최신 loT 기술이 적용된 농촌의 집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다면 LG전자가 기획한 ‘이로운 집’에서 하루 머무는 것도 좋겠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이로운 집 역시 5도 2촌의 삶을 지지한다. 태양광 패널을 이용하여 주말 동안 사용할 에너지를 저장하고, loT 기술은 사람이 없어도 집이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한다. 가까운 미래, 쾌적한 농촌 주거를 위해서는 스마트 기술이 필수임을 보여주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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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가까운 농촌을 체험하는 곳
뤁스퀘어의 삼촌 농장에는 민성진 건축가가 설계한 집, ‘메타 팜 유닛’이 있다. 시골에서 장기간 생활한 적이 있는 민성진 건축가는 온실 안에 집이 있는 미래 농촌 주거를 제안했는데, 하우스비전 전람회가 끝난 후에는 농장 체험과 결합되어 삼촌농장 이용객을 위한 쉼터로 운영되고 있다.
메타 팜 유닛은 거주지와 농작지의 거리를 줄여 농업 활동 및 생활에 필요한 동선을 편리하게 만든 집이다. 집은 잠을 잘 수 있는 주거 유닛과 거실 겸 주방의 역할을 하는 다이닝 유닛으로 구분되는데, 다이닝 유닛은 턱이 없어 바로 밭에 내려가 농작물을 수확하고 요리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실제로 메타 팜 유닛 바로 앞에 만나CEA의 딸기 농장이 있어 농장에서 수확한 딸기를 씻어 먹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프로젝트 캐비닛은 참신한 기획과 브랜딩, 디자인으로 트렌드를 이끄는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헤이팝 오리지널 시리즈 입니다. 격주 목요일, 영감을 주는 프로젝트들을 꺼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