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01

캔버라 상공을 나는 거대한 고래 가족

패트리샤 피치니니의 하늘을 나는 조각. ​
호주 작가 패트리샤 피치니니Patricia Piccinini는 2013년, <스카이웨일Skywhale>이라는 열기구 작품을 발표했다. 길이 34미터, 무게 500 킬로그램, 바느질 330만 번, 제작 인원 16명, 제작 기간 7개월. 수치만으로 유추할 수 있듯 보통 열기구보다 두 배 이상이나 큰 규모였다. 거대한 가슴을 날개 삼아 캔버라 상공을 날아다니며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겨준 스카이웨일이 8년이 지난 지금, 어엿한 가족이 되어 돌아왔다.

2020년 피치니니는 스카이웨일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는 또 다른 거대한 고래 ‘스카이웨일파파Skywhalepapa’의 드로잉과 제작 과정을 전시하며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예고했다. 그리고 2021년 2월 호주국립미술관은 10층 건물 높이의 스카이웨일파파를 공개하며 완전한 고래 가족 ‘스카이웨일스Skywhales’의 새로운 모습을 알렸다.

 

스카이웨일과 스카이웨일파파를 동시에 지칭하는 스카이웨일스는 캔버라에서 세 번의 비행을 한다. 피치니니는 작품을 완성한 이후 스카이웨일스가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상상하곤 했다고 한다. 관계를 중요시하는 작가가 이 작업에 유독 애착을 갖는 이유는 스카이웨일스가 조각품이긴 하지만 관객과 함께함으로써 완성되는 퍼포먼스적 요소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호주 상공을 여행하고 있는 고래 가족의 위치는 트위터에서 해시태그 #wherearetheskywhale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드넓은 세계를 탐험하는 고래 가족은 저 멀리에서 우리를 웃게 만들고 위트 넘치는 일상의 풍경으로서 우리의 삶에 떠오른다. 스카이웨일스 프로젝트는 인간과 자연의 지속 가능성, 다양성, 진화에 관한 이야기를 상상력으로 풀어내면서도 개인과 공동체의 책임을 묻고 인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김남은
자료 협조 호주국립미술관 

링크
홈페이지

콘텐츠가 유용하셨나요?

0.0

Discover More
캔버라 상공을 나는 거대한 고래 가족

SHARE

공유 창 닫기
주소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