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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7

공생을 모색하는 40일간의 여정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 개막.
'공생의 도구'라 읽고 '공예'라 읽다!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가 국제공예공모전 시상식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올랐다. 우리 삶을 이롭고 즐겁게 만드는 도구인 ‘공예’가 가진 본연의 가치로 ‘공생’의 진정한 의미를 탐색하는 40일간의 여행이 시작된다.

1999년 시작된 공예분야 세계 최초‧최대 규모의 축제인 청주공예비엔날레는 20여 년 동안 쌓아올린 시간의 궤적을 지혜삼아 2021년 팬데믹 시대 앞에 ‘공생의 도구’를 꺼내 놓는다.

 

9월 8일 오전 10시 개장식과 함께 궤도에 진입한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는 ‘공생의 도구’를 주제로 세계 32개국 309명의 작가들이참여해 총 1,19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팬데믹으로 인해 사상 첫 온라인 비엔날레를 병행하게 된 이번 행사는 직관과 랜선 관람에 감동의 차별을 두면서도, 작품이 전시장에 놓이기 이전의 시간을 엿보는 ‘비하인드적’ 접근으로 위드코로나 시대 국제 전시의 새 지평을 연다.

 

청주국제공예공모전 전경
대상_정다혜_말총-빗살무늬(2021)

 

축제의 서막은 개막 하루 전 19시에 개최된 제11회 청주국제공예공모전 시상식이었다. 온라인 개막식을 통해 공연, 미디어 아트 퍼포먼스, 영상 축하 메시지와 개막 선언 등을 다채롭게 선보이며 축제 전야의 분위기를 한껏 달구었다. 이날의 주인공은 역시 공모전 수상자로, 특히 정다혜 작가의 ‘말총-빗살무늬’는 국내외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대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작가는 고향 제주의 재료인 말총을 탐구하여, 전통 재료를 ‘유물’이 아닌 ‘오늘’로 기록하는 작업을 계속한다.

 

 

본 전시 대표작들

 

 

이번 비엔날레는 그 어느 때보다 ‘공예’의 본질에 다가섰다.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하기 위한 ‘도구’에서 출발한 본연의 자세를 각성하고, 그 ‘도구’를 어떻게 대하고 사용해야 인류가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지, 본전시를 연출한 임미선 예술감독은 이들의 작품에서 그 해답을 함께 발견하고자 한다.

 

 

1. 공예의 오블리주 ‘공생’

 

물야나 - 심연 속으로
솜폰 인타라프라용 - 패치 코트와 풀 오버 조끼 (2020)

 

뜨개질로 해양 생태계를 창조하는 인도네시아의 작가 ‘물야나’, 천연 염색과 손바느질로 독특한 패턴의 의상과 액세서리를 만드는 태국의 작가 ‘솜폰 인타라프라용’. 전혀 다른 작품 세계를 가진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공예작업을 통한 공생의 실천이다. 스케일 있는 작업을 선보이는 두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지역 커뮤니티와의 협업으로 완성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금으로 어려운 지역 아동들의 교육사업을 지원하는 등 사회적 환원에도 관심을 둔다. ‘공생’이야말로 공예가 가진 가치이자 최고의 미덕이며 오블리주(도덕적 의무)라 믿는 이들의 작품은 온기가 있다.

 

 

2. 본연에 충실한 ‘도구’의 메시지

 

 

수천수만 번의 두드림으로 정성스러운 기물을 완성하는 작가 김영옥은 이번 비엔날레에서 ‘2인용 반상기’를 선보인다. 식사 도구라는 본연의 역할에 가장 충실한 작품이나 그 속에는 팬데믹으로 온 지구를 뒤덮고 있는 일회용 포장용기들에 대한 경고와 생명을 유지하는 음식에 대한 경외가 오롯이 담겼다.

 

그 철학은 김현숙 작가의 ‘마이크로파지의 역습’에도 관통한다. ‘마이크로파지’는 동물의 체내에서 면역을 담당하는 중요한 세포지만 과다 섭취된 유전자변형농산물에 의해 인간의 세포를 파괴하는 존재로 변이했다. 풍족함을 위한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을 도자로 빚어낸 작가는 인간답게 살기 위해 당신은 과연 어떤 도구로, 무엇을 먹을 것인 묻는다.

 

 

3. 내일을 위한 ‘공생의 도구’

 

바네사 바하가오 - 삶의 꽃

 

포르투갈 작가 바네사 바하가오의 재료는 섬유공장에서 버려지는 자투리 천이다. 과다하게 생산하고 유행에 따라 가차 없이 버리는 섬유 산업이 야기하는 환경 문제에 의의를 제기하기 위해, 작가는 버려지는 천 위에 크로셰, 펠트, 직조, 자수 등 모든 직물 기법을 활용해 자연을 그리고 다시 숨을 불어넣는다. 공예는 그렇게 ‘공생의 도구’가 된다. 

 

1부. 노동 _ 사물의 고고학

 

시네꾸꾸 므쿠누 - 벽걸이
앤마리 오설리반 - 바구니

 

2부. 생명 _ 일상의 미학

 

김경수 - 백자테이블웨어세트
박경숙 - 박제된 기억

 

3부. 언어 _ 감성의 분할

 

한성재 - 번제
김현숙 - 마이크로파지의 역습

 

이번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코로나19로 국내외 관람객의 직접 방문이 제한적인 만큼 본전시를 비롯해 초대국가관, 국제공예공모전, 충북공예워크숍, 크래프트 캠프, 미술관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온라인을 통해서도 공유한다. 360도 VR촬영으로 전시장에 온 듯 둘러볼 수 있게 한 VR갤러리는 기본, 모바일 앱 오디오 가이드 운영, 작가의 작업과정 및 인터뷰 영상을 준비했다.

초대국가관 전경

 

특히, 실내인 전시장을 드론으로 촬영해 관람자에게 신선한 시각을 제공하는 드론 투어는 국내외 어느 국제전시에서도 유사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시도로 이번 온라인 비엔날레의 시그니처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작가가 재료를 다루는 순간부터 최종 작업에 이르는 과정까지의 ‘소리’를 극대화해 새로운 감각의 공예를 만나게 하는 ASMR 공예,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촬영한 브이로그 공예 등 색다른 관람 방식으로 팬데믹 시대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글로벌 비엔날레의 진화를 보여 줄 예정이다.

 

 

자료 협조 청주공예비엔날레

장소
문화제조창 (충북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 314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일자
2021.09.08 - 202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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