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병의 맥주를 천천히 고르고, 잔에 따르고, 좋은 사람과 나눠 마시는 일. 오리지널비어컴퍼니(OBC)는 맥주를 단순히 갈증을 해소하는 술이 아니라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위한 선택으로 제안해왔다. 오리지널비어컴퍼니가 성수에 첫 단독 팝업을 열었다. 세계 맥주 대회에서 인정받은 대표 제품 시음부터 직접 맥주를 따라보는 체험, 불락 스타우트를 활용한 한정 디저트까지 만날 수 있다. 오리지널비어컴퍼니는 어떤 브랜드이며, 이번 팝업에서는 무엇을 준비했을까.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위한 맥주
맥주는 언제부터 ‘소맥’의 들러리가 됐을까. 오리지널비어컴퍼니는 한국에서 맥주를 그 자체로 즐기기보다 소주에 섞어 마시는 재료로 여기는 현실에 의문을 품으며 출발했다. 맥주도 와인이나 위스키처럼 천천히 음미하고, 더 나아가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선물이 될 수 있다고 여겼다. 2019년 경기도 파주에 양조장을 마련한 이들은 ‘한국 맥주는 맛이 없다’는 편견까지 바꿔보겠다는 목표로 자신들만의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맥주 시장의 익숙한 문법과는 다른 방향을 택했다. 좋은 원료를 고르고 발효와 숙성에 공을 들이는 한편, 유자와 초피 같은 한국적인 재료를 맥주의 언어로 풀어냈다. 버번위스키를 담았던 오크 배럴에서 숙성하거나 와인 효모를 활용하는 등 국내 맥주 시장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실험도 이어갔다. 생산 이후에는 전 과정 냉장 유통을 고집하며 품질을 지켰다. 가격과 생산 효율보다 한 병의 완성도를 우선한 선택이었다.
이러한 시도는 세계 무대 성과로 이어졌다. 불락 스타우트는 2022년 월드 비어 어워즈에서 스타우트·포터 부문과 임페리얼 스타우트 부문에서 각각 세계 최고로 선정됐고, 이듬해에는 코스모스 에일이 같은 대회의 허브 앤드 스파이스 부문 최고상을 수상했다. 국내에서 만든 크래프트 맥주도 세계 무대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오리지널비어컴퍼니가 공들여온 것은 맛만이 아니다. 대표 제품은 일반적인 맥주병 대신 샴페인을 닮은 750ml 병에 담긴다. 묵직한 유리병과 금속 라벨, 정돈된 패키지는 냉장고에서 가볍게 꺼내 마시는 일상의 장면보다 기억하고 싶은 특별한 순간에 어울린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한층 더 구체적인 경험으로 이어진다. 원하는 문구를 병에 새기고, 사진을 인쇄한 태그를 달거나 전용 상자에 포장할 수도 있다. 무엇을 마실지뿐 아니라 누구에게 어떤 마음을 담아 건넬지까지 제안하는 것이다. 실제로 배우 박정민이 운영하는 출판사 무제는 신년 선물로 오리지널비어컴퍼니의 맥주를 선택하기도 했다. 맥주 한 병도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성수에서 처음 만나는 오리지널비어컴퍼니
그동안 오리지널비어컴퍼니는 백화점과 복합 쇼핑몰에서 제품 소개와 시음 중심 팝업을 열거나, 베지위켄드와 안단테 아뜰리에 등 미식 브랜드와 협업해 음식과 맥주의 새로운 조합을 제안해왔다. 팝업 문화의 중심지로 꼽히는 성수에 단독으로 공간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제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방문객이 직접 놀고, 따르고, 맛볼 수 있는 참여 요소를 알차게 담았다.
입구 오른편에는 인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과 맥주병을 향해 고리를 던지는 ‘OBC 링 토스’ 이벤트를 마련했다. 고리를 건 개수에 따라 최대 40% 할인권을 받을 수 있으며, 참여자 전원에게는 ‘퍼펙트 푸어’ 시음권이 제공된다. 시음권을 제시하면 직접 잔을 기울여 맥주를 따라볼 수 있다. 게임을 마친 뒤 자연스럽게 시음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해, 브랜드를 어렵지 않게 경험하게 한다.
팝업에서만 맛볼 수 있는 디저트도 있다. 에스프레소 대신 OBC의 불락 스타우트를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부어 완성한 ‘비어 플로트’다.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에 스타우트의 묵직한 바디감과 은은한 커피 향이 겹치며, 진한 흑맥주가 한층 부드럽게 다가온다. 불락 스타우트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입문 방식이다.
이번 팝업 공간에서는 병맥주부터 최근 출시한 캔맥주까지 오리지널비어컴퍼니의 전 제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그동안 브랜드가 궁금했지만 선뜻 한 병을 고르기 어려웠다면, 직접 맛보고 취향에 맞는 맥주를 찾아보기 좋은 기회다. 팝업은 8월 13일까지 이어진다.
글·사진 김기수 기자
자료 출처 오리지널비어컴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