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08년, 미국 뉴욕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생존권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 이후 1977년 유엔(UN)이 공식 기념일로 지정하면서, 여성의 권리와 평등을 둘러싼 논의는 국경 너머로 확장됐다. 오늘날 세계 여성의 날은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고,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를 다시 호명하는 날로 자리 잡았다.
이 날은 상징적인 기념일에 머물지 않는다. 해마다 도시 곳곳에서는 전시와 공연, 토크와 캠페인이 이어지며 동시대 여성의 목소리를 새로운 방식으로 드러낸다. 지워졌던 이름을 다시 기록하는 전시가 열리고, 개인의 경험이 무대 위 이야기로 번역되며, 브랜드와 공간은 여성의 노동과 감각을 다른 시선으로 조명한다. 올해 역시 여러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열리는 팝업, 전시,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를 모았다.
카시나 팝업 〈KICKGIRLS : FIVE SENSES〉
국내 스트리트 문화를 이끌어온 카시나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팝업 〈KICKGIRLS : FIVE SENSES〉를 선보인다. 1997년 부산에서 출발한 카시나는 스니커즈와 서브컬처를 축으로 성장하며, 스스로를 ‘Cross Culture House’라 규정해 왔다. 단순한 리테일 숍을 넘어 음악과 아트, 패션이 교차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해온 브랜드의 정체성이 이번 프로젝트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이번 팝업은 페이크매거진과 함께 이어온 ‘KICKGIRLS’ 프로젝트의 연장선에 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 아티스트를 조명해 온 이 캠페인은 ‘FIVE SENSES’를 주제로 여성 창작자의 삶과 작업, 그리고 일상 속 스니커즈의 감각을 기록해 왔다. 이번에는 그 기록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해 아카이브 전시 형태로 선보인다. 지난 2월 27일 열린 오프닝에서는 여성 창작자로서의 여정과 연대를 주제로 한 토크 세션과 KONA의 사운드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캠페인의 기록을 되짚는 전시는 카시나 성수에서 3월 8일까지 이어진다.
〈Cheer Up, Wonders – 일을 사랑하는 용기〉
3월 7일, 서울 선릉에 있는 디캠프에서 〈Cheer Up, Wonders – 일을 사랑하는 용기〉가 열린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일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 과정에서 필요한 용기를 나누고, 서로에게 응원을 건네는 자리다. 행사는 ‘응원대장 올리부’ 서은아와 팀 올리부가 주최한다. 마케터이자 작가로 활동한 그는 사람과 브랜드의 성장을 돕는 일을 꾸준히 이어오며, 개인의 경험과 일의 의미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이어왔다.
올해 프로그램은 특정 직군이나 역할에 국한하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마음성장 플랫폼 밑미 대표 하빈, 전 지그재그 콘텐츠 마케팅 팀장 반야, 워크템 브랜드 세일러즈 대표 유정 등이 참여해 ‘일을 사랑하는 용기’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작년 세계 여성의 날에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올해는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든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는다.
2026 빵과장미 여성의 날 기념 잔치
광주 동구 충장동에 자리한 작은 베이커리 ‘빵과 장미’. 세계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두 단어를 그대로 이름에 담은 이곳은 깜빠뉴와 치아바타, 바게트 같은 식사용 발효빵을 굽는 동네 빵집이자, 해마다 3월이 되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드는 장소다. 올해도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잔치가 3월 7일부터 8일까지 양일간 열린다. 가게 앞에서 출발해 충장로 우체국을 지나 구시청으로 이어지는 거리 행진과 북토크가 예정돼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빵 피켓 만들기’다. 종이나 플라스틱 대신, 먹을 수 있고 결국 자연으로 돌아갈 소재로 피켓을 만든다. 거리에서 외치고 싶은 문장을 말랑한 반죽 위에 새기고, 간단한 제빵 과정을 익혀 직접 구워내는 방식이다.
RALLY : 2026 WOMEN’S DAY FESTIVAL
서울 마포구 복합문화공간 무대륙에서 3월 8일 단 하루, ‘RALLY : 2026 WOMEN’S DAY FESTIVAL’이 열린다. 같은 마음이 같은 방향을 향할 때 생기는 느슨한 연대, 그 감각을 ‘랠리’라는 단어로 번역했다. 이번 행사의 중심에는 핑퐁클럽이 있다. 홍대 앞 인디 문화의 에너지를 바탕으로, 특정 지역과 장면에 갇히지 않는 공연 문화를 상상해 온 팀이다. 마포 바깥의 사람과 공간, 때로는 자연까지 찾아가며 ‘지역 간의 핑-퐁, 사람 간의 핑-퐁’을 이어왔다는 소개처럼, 이들은 음악을 매개로 경계를 건너는 방식을 꾸준히 실험해왔다. 무대에는 버둥, 우희준, 정우, 해파, DJ 애리가 오르며, 〈조인성을 좋아하세요〉, 〈연애 빠진 로맨스〉를 만든 정가영 감독의 토크, 여성 인물 중심의 영화 제목을 세 명의 여성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다시 쓴 타이포그래피 전시도 함께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