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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3

100년의 역사를 품은 베를린 영화관 인테리어

천편일률적인 상업시설 인테리어를 거부한 베를린 영화관

DESIGN NOTE

© Marcus Wend

베를린을 기반으로 하는 바텍 아키텍텐(Batek Architekten)은 베를린의 오래된 영화관을 리노베이션하는 인상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독일의 건축가 패트릭 바텍(Patrick Batek)이 이끌고 있는 바텍 아키텍텐은 각 공간이 지닌 개성 있는 분위기를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단순하고 명료한 디자인을 추구한다. 패트릭 바텍은 1999년부터 건축가로서 작업을 시작했으며, 2017년에 그의 팀원들과 함께 베를린의 새 스튜디오로 이사했다. 특히 이 건축 스튜디오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오래된 건물을 리노베이션 하는데 특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레스토랑, 바, 호텔, 의료 기관, 사무실, 개인주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에 대한 디자인 및 리-디자인 re-design, 인테리어, 가구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며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기존의 건물이 지닌 특성을 존중하는 것은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설계 원칙이다.

예술 작품으로 어우러진 1870년 건물의 세련된 새 모습

 

이번에 바텍 아키텍텐이 리노베이션한 영화관이 있는 건물은 1870년에 지어졌으며, 1933년부터 영화관으로 사용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근 100년의 역사를 지닌 이 베를린 영화관은 바텍 아키텍텐을 통해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흥미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인터뷰에서 패트릭 바텍은 “공간을 리노베이션 해달라는 요청을 받을 때 기존 공간과 그 특성에 큰 관심을 기울입니다.”라고 다시 한번 그들의 건축 원칙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이들은 기존의 좁은 로비를 확장하고, 상영관을 개조했다. 로비 확장을 위해 칸막이벽을 제거 후 넉넉해진 공간에 레드 컬러의 좌석과 커피 테이블, 카운터를 배치했다.

© Marcus Wend

영화관에 전반적으로 사용된 시네마 레드 컬러는 이용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로비에는 이러한 레드 컬러를 보완해 주는 퍼플 컬러가 함께 매치되었다. 좌석이 있는 한쪽 벽에는 독일의 아티스트 메치타일드 반 알러스의 작품이 걸려있으며, 작품명은 긴 여정이라는 뜻을 지닌 ‘랑게 라이제(Lange Reise)’이다. 작품의 생동감 있는 색채가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좌석과 커피 테이블에는 고급스러운 벨벳 소재, 스낵 바에는 모던한 인상을 주는 메탈 소재가 사용되었다. 스낵 바의 상판은 따듯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의 황동 소재로 제작되었다.

© Marcus Wend

상영관 내부의 벽은 프린트가 있는 패브릭으로 장식되었으며 블루와 레드 톤이 조합된 컬러감이 인상적이다. 이 패브릭의 꽃과 구름 패턴은 영화관 로비에 걸려있는 메치타일드 반 알러스(Mechtild van Ahlers)의 작품에서 가져왔다. 영화관의 네온사인은 원래의 목적대로 공간을 밝히는 조명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설치미술품이기도 하다. 상영관의 둥근 아치를 따라 설치한 블루 톤의 네온 사인은 시네마 레드 컬러와 강렬한 컬러 대비를 이룬다. 상영관 뿐만 아니라 로비와 아치형 통로 위에 설치된 네온 사인의 디자인이 눈에 띄는데, 패트릭 바텍은 이에 대해 “기존 건물의 로비 천장에 있는 마름모꼴 장식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습니다. 클래식한 패턴을 현대적인 소재로 표현하고자 했죠.”라고 전했다. 서로가 교차되는 직선적인 네온사인 디자인은 로비에서부터 상영관으로 향하는 통로까지 이어지며, 아치의 둥근 면과 인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 Marcus Wend

자재의 보존, 업사이클링으로 재탄생한 고풍스러운 영화관

 

바텍 아키텍텐은 1910년에 문을 연 또 다른 베를린 영화관의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건축가는 기존 건물의 신고전주의 양식을 보존하면서 현대적인 느낌을 더하고자 했다.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관이 있는 이 건물은 1908년에 지어졌으며, 2년 후 영화관이 건물 1층에 문을 열었다. 건축가는 이 오래된 건물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으로 커다란 아치형 창문을 꼽았다. 그리고 이 아치형의 모티브를 스낵 바의 캐비닛에 적용하기로 했다. 첫 번째 영화관의 강렬한 시네마 레드 컬러와 달리 이번 영화관에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컬러를 선택했는데, 그 이유는 기존 건물에 보존된 리놀륨 바닥의 브라운 컬러와 조화를 이루는 컬러들을 사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패트릭 바텍은 “기념물 보호, 자원 절약을 위해 바닥재를 보존하기로 했습니다. 이 경우 샌드 컬러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는 조금 색다른 피스타치오 컬러를 선택했죠.”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건축가의 대담한 시도가 인상적인 자연스러운 우드, 옅은 피스타치오, 옐로 컬러의 조합은 편안한 느낌을 주며, 우아하기까지 하다. 첫 번째 영화관과 마찬가지로 로비의 의자에는 벨벳 소재를 사용하여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고자 했다. 또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환경 보호와 자원 절약에 관심을 기울인 건축가는 리노베이션에 있어 일부 소재를 업사이클링하고자 했으며 이에 따라 이전 스낵 바의 강철 클래딩의 일부가 업사이클링 되었다. 

© Marcus Wend

상영관 내부는 이용객이 고전적인 영화관을 경험하고, 그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두 개의 상영관 중 첫 번째 상영관 벽은 프러시안 블루 컬러의 주름진 패브릭으로 장식하고, 객석에는 푸른 벽과 뚜렷한 대비를 이루는 따듯한 옐로 컬러를 사용했다. 상영관에 전체적으로 사용된 벨벳 소재가 건축가가 의도하고자 한 아늑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두 번째 상영관은 강렬한 레드 컬러가 시선을 강탈하는데, 패트릭 바텍은 “또 다른 상영관은 벽과 객석 모두 러스트와 크림슨 컬러 등 다양한 범위의 레드 컬러들을 사용했죠. 이는 클래식한 영화관 인테리어를 재해석한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바텍 아키텍텐의 손길이 닿은 클래식하고 우아한 영화관은 영화관하면 떠오르는 일반적인 인테리어를 지양하고자 했다. 기존 건물의 매력을 살린 독창적인 스타일은 이용객들의 관심을 끌며, 마치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 옛 시절의 화려한 분위기에 취하게 만든다.

 

 

  최새미 객원 필자

자료 제공  바텍 아키텍텐(Batek Architek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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