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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1

새로운 미식 문화를 만나는 곳

롯데백화점 인천점 식품관 리뉴얼
미식의 즐거움에 빠진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국내 식품시장의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여기에 세계의 다양한 식재료가 국내에 도입되고, 취향이 다채로워지면서 식문화가 성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와인관, 엘비노 매장 전경

이런 흐름에 맞춰 백화점 식품관도 새로운 미식 문화를 소개하는 공간으로 변화하는 중이다. 포스트 팬데믹 이후, 식품관이 명품관을 이은 백화점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도 백화점 식품관의 변화를 불러왔다. 최근 롯데백화점은 자사 식품관을 리뉴얼했다. 핵심은 인지도가 높은 기존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백화점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마켓과 와인관을 롯데의 헤리티지가 느껴지는 고급스럽고 활기찬 곳으로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인천점을 필두로 성공적인 리뉴얼을 마친 롯데백화점 Visual전략팀에게 새로운 식품관 브랜드 전략과 디자인에 관해 들어봤다.

레피세리의 청과 소포장 봉투

Interview with

롯데백화점 Visual전략팀

─ 최근 백화점 식품관은 많이 변하고 있는 공간 중 하나예요. 리뉴얼을 앞두고 롯데백화점 비주얼전략팀에서 정의한 식품관은 어떤 곳이었나요?

현재 백화점 식품관은 새로운 챕터로 나아가고 있어요. 온라인 플랫폼이 장보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면, 오프라인 식품관은 새로운 경험적 가치를 제공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그렇다면 롯데백화점 식품관은 어떤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일까요?

롯데백화점은 타사와 차별되는 전통, 규모, 위치, 연결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식품관은 신뢰감 있는 상품을 제시하고, 오프라인의 강점인 사려 깊은 서비스와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감각의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새로운 롯데백화점 식품관은 지역 내 중심 마켓이 되어 새로움을 경험하고, 요리와 미식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될 거예요.

 

─ 롯데백화점 식품관의 리뉴얼 방향이 궁금해요. 어떤 가치를 중점으로 브랜드 전략을 세웠나요?

전체 식품관의 네이밍인 ‘푸드 에비뉴’는 고객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모(母)브랜드로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대신, 전략적 운영을 위해 백화점의 자체적인 큐레이션을 보여줄 수 있는 마켓과 와인관을 특화 브랜드로 발전시키기로 했어요. 그래서 마켓과 와인관의 네이밍과 디자인을 새로 개발하여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F&B 영역은 개별 브랜드로 소구하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전략을 세웠습니다.

레피세리 로고. 롯데의 ‘L’과 식료품점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에피세리’를 합성하여 ‘레피세리’라고 이름 지었다.

─ 그 결과, 마켓과 와인관이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얻게 되었어요. 마켓은 ‘레피세리’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죠.

저희는 식품관 마켓이 다양한 식자재를 만끽하고 활기가 넘치는 공간이기를 바랐어요. 동시에 프리미엄이라는 가치를 담아 롯데백화점의 헤리티지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롯데의 ‘L’과 식료품점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에피세리(épicerie)’를 합성하여 ‘레피세리(Lépicerie)’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 공간과 아이덴티티 디자인, 서비스에서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이 느껴져요. 레피세리의 컨셉은 무엇이었나요?

풍요로움 속에서 평화롭고, 조화가 이루어지는 최고의 시기를 뜻하는 ‘Golden Age(황금기)’를 컨셉으로 정했습니다. 이 단어에는 ‘제철을 만나 특산물이 가장 무르익는 시기’라는 뜻도 있어요. 그래서 레피세리가 가장 신선하고 맛있는 식료품을 만날 수 있는 곳임을 나타내고, 동시에 롯데백화점 식품관의 전성기라는 의미도 전달하기 위해 ‘황금기’라는 컨셉을 잡았습니다.

레피세리 리플렛과 포장지
'롯데누보' 스타일의 심볼과 로고가 적용된 레피세리 쇼핑백

─ 레피세리의 로고와 심볼에서는 유연한 곡선의 형태가 돋보여요.

로고와 심볼은 ‘롯데누보’라고 정의한 디자인 스타일을 적용했습니다.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디자인하면서 롯데의 헤리티지 중 현 고객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디테일을 발견하여 롯데다운 식품관 브랜드 디자인을 정립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전성기의 롯데가 잘 활용했던 화려한 곡선적 표현을 현재 미감에 맞게 재해석하여 ‘롯데 누보’ 스타일로 표현했습니다.

─ 각 알파벳의 끝이 부드럽게 올라가는 로고의 형태는 보기에도 편안했어요.

로고는 자라나는 식물의 형태를 반영하여 세리프를 작게 디자인하고, 장평을 좁게 조절하여 우아하면서도 현대적인 인상을 주고자 했습니다. 반면에 심볼은 자연의 우아한 곡선에서 영감받아 롯데의 ‘L’과 에피세리의 ‘e’가 엮인 형태로 디자인했는데요. 선을 경쾌하고 생동감 있게 디자인하여 롯데의 풍요로움을 상징하고자 했습니다.

─ 로고와 심볼 디자인을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연에서 느껴지는 생동감과 활기, 대자연의 풍요로움에서 나오는 기품, 나아가 활기찬 사람들의 어우러짐을 더해 롯데백화점의 마켓이 풍요로운 공간임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롯데백화점 와인관, 엘비노의 로고와 심볼

─ 한편, 와인관인 ‘엘비노(Lvino)’는 레피세리와 다른 컨셉을 가지고 있어요.

엘비노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이드인 ‘컨시어지’를 컨셉으로 하고 있습니다. 섬세한 취향과 감성을 지닌 고객을 위해 상황과 니즈에 맞는 와인을 추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와인마스터인 소믈리에 4인이 와인을 추천하는 롯데백화점 와인관의 강점 및 차별성을 반영한 컨셉입니다.

─ 엘비노의 아이덴티티는 레피세리와는 또 다른 고급스러움이 느껴져요.

엘비노 로고 또한 화려한 곡선으로 표현하되, 레피세리와는 다르게 클래식한 무드가 느껴지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엘비노(Lvino)라는 이름은 롯데의 ‘L’과 와인을 뜻하는 ‘Vino’의 합성어인데요. L을 스크립트 스타일로 다르게 디자인하여 롯데의 헤리티지를 담고자 했습니다. 반면, VINO는 스크립트체와의 조화를 고려하며 품격이 느껴지도록 세리프 서체를 활용하여 디자인했습니다.

엘비노의 감사카드. 심볼 디자인은 최상위 수준의 컨시어지를 상징하는 ‘황금열쇠’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 엘비노의 심볼 디자인이 독특해요. 무슨 의미인가요?

두 개의 교차된 열쇠는 최상위 수준의 컨시어지를 상징하는 ‘황금열쇠’에서 모티프를 얻었습니다. 이 열쇠에 롯데의 ‘L’과 와인을 상징하는 포도를 결합하여 엘비노의 클래식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담아냈습니다.

─ 엠블럼까지 더해져 엘비노의 클래식한 분위기가 더 강조되는 것 같아요.

엘비노의 엠블럼은 설립년도(1979)와 슬로건(For your wine and life)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엘비노의 프리미엄을 강화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죠.

─ 레피세리와 엘비노를 설명하는 단 한 단어를 꼽으라면 ‘프리미엄’이라고 생각해요. Visual전략팀에서 생각한 프리미엄은 무엇이었나요?

현재 고객들이 추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우수한 품질과 프리미엄 서비스에 집중하는 현상에 주목했습니다. 장인의 손길이 닿은 한정 생산품, 특별한 원재료, 한정 판매에 시장은 강하게 반응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저희는 개인을 위한 취향 맞춤과 개인 삶의 질과 균형을 만족시키는 것이 프리미엄의 근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소유, 과시와는 거리가 멀어요. 그래서 과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프리미엄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 앞으로 롯데백화점 리뉴얼 점에 신규 브랜딩이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으로 알고있는데요, 인천점에 제일 먼저 적용한 이유가 있을까요?

인천은 6대 광역시 중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는 젊은 도시예요. 송도까지 확장해서 생각했을 때,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충족하는 취향 소비를 추구하는 잠재적인 헨리(HENRY, High-Earners-Not-Rich-Yet) 고객층이 많고요. 또, 인천의 유일한 백화점으로서 그 기준에 맞는 식품관의 역할도 잘 수행해야 합니다. 이런 여러 이유를 고려한 결과, 인천점이 롯데백화점 식품관의 새로운 이미지를 전달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으로 롯데백화점 식품관은 인천점의 결과를 바탕으로 브랜드의 개성을 극대화하고, 점점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예정이에요.

─ 백화점 식품관은 새로운 경험을 전하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리뉴얼한 롯데백화점 식품관에서 고객들이 어떠한 경험을 했으면 하나요?

요리와 그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생동감과 활기가 가득한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그리고 특별한 모든 날을 위한 장보기 혹은 선물하기 등 푸드 쇼핑의 모든 여정에 함께 하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허영은 객원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롯데백화점

 
프로젝트
롯데백화점 식품관 리뉴얼
기획자/디렉터
정의정(롯데백화점 비주얼부문장), 백수빈 팀장·이예지 책임·이지수 리더(롯데백화점 Visual전략팀)
크리에이터
비주얼 아이덴티티 개발 협업 | CFC
링크
홈페이지
헤이팝
공간 큐레이션 플랫폼, 헤이팝은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과 그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와 브랜드에 주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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