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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0

호주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묻다

세 미술관이 손을 잡았다.
호주 현대미술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예술가들을 후원하기 위해 시드니의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세 개의 기관이 손을 잡았다. 뉴사우스웨일스 주립미술관(이하 AGNSW, Art Gallery of New South Wales), 시드니 현대미술관(이하 MCA, Museum of Contemporary Art), 캐리지웍스Carriageworks는 시드니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 전시로 "The National 2021: New Australian Art"를 진행하고 있다. 호주 현대미술의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본 프로젝트는 2017년에 처음 시작하여 2년에 한 번씩 총 3회에 걸쳐 6년간 진행되는 프로젝트였는데 올해가 바로 그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해이다.
Betty Muffler and Maringka Burton, Ngangkari Ngura (Healing Country) 2020 (detail)
Wona Bae & Charlie Lawler, Regenerator 2021
Lisa Sammut, A stellate habit 2021
James Tylor, We Call This Place…Kaurna Yarta 2020

 

호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AGNSW는 1871년에 설립된 이후 호주 미술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왔다. 호주 미술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방대한 컬렉션을 참고한 AGNSW의 전시는 호주의 역사와 정치적 이슈를 큰 주제로 삼고 있다.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서 과거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전시에 참여한 예술가들은 그동안 호주 내에서 일어난 식민주의, 페미니즘, 환경문제를 다루면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보이지 않는 힘에 관해 이야기한다. 주제는 다소 무거운 편이지만 작품의 형식과 구성은 상당히 다채롭다.

 

Alick Tipoti, Dhangal Madhubal 2021 & Baydham 2021
Lorraine Connelly-Northey, Narrbong Galang 2021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서 동시대 현대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MCA는 시드니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손꼽힌다. MCA는 기성 작가에 대한 주요 개인전 및 특별행사, 신진 작가들의 신작 소개 및 순회전, 커뮤니티 주도형 프로젝트 등에 이르기까지 현대미술의 아이디어를 관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발전시켜왔다. 이번 전시에서 MCA는 지역적 안배를 고려하여 모든 주의 예술가들이 포함되도록 작품을 선정했다. 선정작들은 주로 사회 구조 안에서 발생하는 권력과 갈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Agatha Gothe-Snape with Andrew Burrell, Every Act of Reading Performs the Work 2019-21
Betty Kuntiwa Pumani, Antara, 2020

 

19세기 산업공간이었던 캐리지웍스가 위치한 레드펀Redfern은 애보리진 거주 문제로 시드니 정부와 원주민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논쟁적인 지역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캐리지웍스의 전시는 수많은 언어, 국적, 인종이 혼재된 호주의 복잡한 정체성을 탐구하는 작품들로 채워졌다. 이것은 비단 애보리진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닌,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호주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캐리지웍스의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정체성에 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한다. 평소 시각예술과 타 장르와의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을 지속적으로 소개해 왔던 캐리지웍스는 이번에도 실험적인 퍼포먼스를 가장 많이 소개한다.

Lauren Berkowitz, Plastic Topographies 2020-21

 

 

김남은

자료 협조 The National New Australian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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