줍는 사람
장건율 X 정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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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줍는 사람’의 장건율, 정윤주는 2019년 부산 예술지구P의 〈채식주의〉전시 참여 작가로 처음 만났다. 〈채식주의〉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작업을 공유하게 되었고, 서로의 작품을 살펴보며 동료 작가로서 상대를 존경하는 마음과 동경하는 마음이 자라나게 되었다.
장건율은 평면 회화, 정윤주는 입체 설치로 다른 장르로 작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두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닮아있다. 유심히 바라본 것을 회화로, 조각으로 옮겨내기 위해 그들은 드로잉으로, 글로, 손으로 줍는다. 그리고 그것들을 다시 보고, 분류하고, 솎아내고, 정제하여 어떤 형태로 드러낸다. 두 작가는 줍는 사람이다. 자연에서 문학에서 얻은 것들은 결국 완전히 새롭거나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이미 어딘가 존재하는 것을 그들은 유심히 바라보았고, 본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한다. 걷고 자전거를 타고, 글을 읽으며 이미 존재하는 것을 주워다가 다르게 보는 일. 이번 전시를 통해 두 작가가 삶에서 주워 온 것들과 결과적으로 도달한 최종의 지점, 그 과정에서 생기는 결과들을 아카이빙하여 전시할 예정이다.
토끼와 호랑이
배하람 X 신영주
배하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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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bucksoo.2024
‘토끼와 호랑이’는 작가 배하람과 신영주로 구성된다. 서로 다른 환경과 접근 방식을 가진 토끼띠와 호랑이띠인 두 작가의 연결을 상징하며, 이 작업은 인간이 왜 서로 연결되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를 예술적으로 해석한다.
이번 전시 〈흔적과 재구성: 기억의 지형도〉는 흔적(배하람의 잡초 뿌리)과 재구성(신영주의 유물 재해석)을 통해, 기억과 역사의 다층적 연결을 시각화하는 전시 주제다. 각자의 일상 생활 속 기억과 경험이 모여 하나의 지형을 이루는 과정을 탐구하며, 관객들이 자신의 기억과 경험이 현재와 미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느끼게하고 서로 다른 환경과 배경에서 출발한 두 예술가의 작업을 통해, 개인과 공동체가 어떻게 서로를 필요로 하고 함께할 때 더 강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푸치와들
지이호 X 박소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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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의 가능성은, 서로를 가닿게 하는 연결이 아주 가느다랗고 연약함을 아는 데에 있다. 지이호와 박소현이는 관찰과 상상, 체화와 재현을 지속한다. 미디어를 통해 본 비극, 가까운 이들의 질병과 죽음 등, 그들의 시선은 외부를 향하며, 이를 바라보는 자신의 내부로 동시에 뻗쳐진다. 두 작가가 목도한 증상과 상상을 통해 체화된 심상은, 느슨한 연결과 맞닿음을 낳으며 수행을 거쳐 작품으로 발현된다. 통신기술과 광학도구의 발달은 직접 겪지 않아도 보게 되는 경험치를 늘린다. 가시의 영역이 확장되고 해상도가 첨예해질수록 볼 수 없고 만질 수도 없는 결코 가닿을 수 없을 무지의 영역이 낳는 공백은 더욱 선명해진다. 그 선명한 공백은 한낱 몸을 가진 이의 근원적 감각을 건드린다.
두 작가는 몸을 가진 실존자로서의 불안을 안고 작업을 지속한다. 지이호는 자신의 작업을, 수행을 지속함으로 불안을 지연하는 모종의 ‘쥐구멍’이라 일컫는다. 박소현이에게 작업은, 강제된 속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자신의 불완전한 몸을 직면하며 스스로 속도를 생성하는 행위이다. 그들은 계속해서 만들어낸다. 몸을 움직이고 손을 멈추지 않으며, 그 과정을 지속할 수 있게 서로를 독려한다. 원격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만나 음식을 나누며 서로를 돌본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들은 변형되며 스스로 발화하는 유기체로 존재한다. 지이호의 작품은 설치를 위한 보철 장치, 전시장 밖에 존재하기 위한 보관함 등 부가적 기관이 달라붙는다. 박소현이의 작품은 서로가 서로에게서 파생되며 전후 관계가 뒤섞인 채 기대어 있다. 본 전시는 두 작가 사이의 연대와 만들어진 작품들, 그리고 그들 스스로가 발화하며 한데 모여 새롭게 이룰 가느다란 이야기에 주목한다.
프로젝트 유영
이재균 X 최원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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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유영’은 사진 매체의 실험을 전개하는 작가 이재균과 최원교로 이루어져 있다. 이재균은 현상 이면의 사회 정치적 관계를 시각화한다. 보이지 않는 작동 원리를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은 시대의 쟁점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최원교는 사진 매체의 데이터와 형식적 한계를 고민하며 확장을 시도한다. 디지털 이미지의 비물질성을 물질성으로 치환하며 다 매체의 기반 요소로서 사진을 제시한다.
루프(Loop)는 계속해서 반복되는 사이클을 뜻한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은 시간을 소재로 한 타임 루프 물로,두 주인공은 기억을 잃어가는 중에 첫 만남이 이루어진 장소인 ‘몬탁에서 만나’라고 말한다. 순환 궤도를 돌고 있는 루프 속에서 과연 무엇이 처음이자 끝일 수 있을까. 〈Loop Room〉은 동시대가 루프에 빠졌다는 가정에서 시작된다. 디지털 기술 발전은 영원히 죽지 않는 정보를 보장했고, 이러한 좀비화는 루프의 등장을 재촉했다. 불분명한 데이터의 처음과 끝, 계속해서 반복되는 경제·사회·보안 사건의 매커니즘은 시간이 선형적인 것이 아닌 원형적인 것이라 가늠하게 한다. 루프 사회의 특징인 데이터의 영원성과 사건의 소환과 반복을 두 작가의 작업으로 더듬어본다. 가시적 실체의 존재, 비가시적 에피소드의 부재라는 두 작업의 연결성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지만 인식하지 못하는 루프 사회의 속성을 대변하기도 한다. 이러한 가정은 현시대의 모습 중 한 조각을 부각해 보여줌으로써, 무한함을 내세우는 동시대에 유한하기에 유의미한 인간을 사유하게 하며, 디지털 시대에 부여받은 정보의 불멸성을 비판적 태도로 바라보기를 촉구한다.
환상 숲
수라 X 박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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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숲(Busan’s Forest of Fantasy)’ 은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양수라 작가와 박현지 작가로 구성된 예술팀이다. 이들은 부산이라는 도시에서 받은 자연적 영감과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예술 속에서 자연과 인간, 상상력의 교차를 탐구한다. 두 작가는 부산의 자연환경과 도시적 요소를 결합해 일상 속 특별한 순간을 창조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그들의 작업은 부산이라는 공간이 가진 독특한 정체성을 작품 속에 담아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리는 왜 함께 살아야 하는가?’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환상 숲은 부산의 자연과 상상력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예술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부산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대적인 도시이지만, 동시에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이 도시는 사람들에게 자연과 도시가 공존하는 방식을 일깨워 주며, 부산에서 자란 양수라 작가와 박현지 작가는 이를 기반으로 예술적 상상력을 펼친다. 전시는 단순히 개인의 예술적 성장을 넘어서, 부산이라는 도시를 위한 기획이기도 하다. 부산의 자연은 그 자체로 예술적 소재일 뿐만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들은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작품을 통해 재해석하고, 부산 시민들에게 자연과의 공존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환기하고자 한다.
Collective Noi Mandy Lee, 조수연
@collective.noi @cloudayun @sue_yeonn
간간(間間) 정서온, 윤미현
@now_ing_furniture @seoon_jung
먹는 눈과 보는 입 신현지, 송유경
미세-조정 정서인, 조은석
수집가들 지지킴, 여운혜
줍는 사람 장건율, 정윤주
토끼와 호랑이 신영주, 배하람
푸치와들 지이호, 박소현이
@park_.sohyeonlee @ji_iiiiiiho
프로젝트 유영 이재균, 최원교
환상 숲 수라, 담다
글 이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