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9

자연과 럭셔리가 만들어낸 휴식의 완성, 설해원 ②

: file no.2 : 설해원의 새로운 공간, 설해별담

설해원의 새로운 주택 단지 프로젝트 설해별담은 거주하는 이들의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기 위해 세 명의 건축사와 협업을 진행했다. 조호 건축사사무소와 간삼건축, 와이 그룹 건축사사무소는 설해원이 추구하는 휴양 리조트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삼아 각자의 스타일을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조호 건축사사무소의 이정훈 건축가는 2022년 1월 완공한 클럽하우스 증개축 프로젝트를 통해 설해원과 한차례 호흡을 맞추기도 했는데 그런 그가 완성한 휴식의 주택 공간 A, B, C 타입은 어떤 모습일지 이야기 나누었다.

interview with 조호 건축사사무소 이정훈 건축가

성균관대학교에서 건축과 철학을 공부하고 국비장학생으로 도불, 프랑스 낭시( Nancy)건축학교에서 건축재료 석사 및 프랑스 건축사를 최우수로 취득했다. 파리 시게루 반(Shigeru Ban) 사무소, 런던 자하 하디드(Zaha Hadid) 오피스를 거쳐 2009년 서울에 조호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했다. 이후 2010년 젊은건축가상, 2013 미국 ‘Architectural Record’ Design Vanguard(차세대 세계 건축을 이끌 10인의 건축가상), 2014 독일 프리츠 회거 건축상, 서울시건축상, 2015년 이탈리아 The plan award, 영국 Wallpaper Architect Directory, 독일 Red dot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 충청남도 수석공공건축가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한국건축설계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 조호 건축사사무소와 설해원의 인연이 깊어요. 설해별담 이전에 설해원에서의 가장 첫 작업이었던 클럽하우스 증개축 프로젝트를 통해 캐노피를 아주 임팩트 있게 완성하셨죠.


기존에 클럽하우스 건물은 지어진 지 30년 도 넘은 건물이었어요. 클럽하우스는 설해원을 찾는 방문객이 가장 먼저 거치게 되는 공간으로 락카와 레스토랑, 카페 등 여러 부대시설이 자리한 건물이에요. 설해원 내 골프장을 36홀에서 45홀로 증설하면서 설해원을 찾는 여성 골퍼가 자연스레 늘어났고, 보다 쾌적한 부대시설을 위해 대대적인 리뉴얼이 필요한 상황이었죠. 클럽하우스 내·외부 모두 전면 리모델링 들어간 작업이었고,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작업은 캐노피 작업이었어요. 목재 캐노피가 들어간 쪽으로 차량이 들어서고 반대쪽으로 빠져나가는 구조이다 보니 양쪽 끝의 어휘를 다르게 입혔죠.

ⓒ설해원
ⓒ설해원

일반적으로 고급 호텔에 방문하면 회전 교차로로 진입로를 만들어둔 걸 많이 볼 수 있잖아요. 차가 진입하고 한 바퀴 돌면서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좋은 공간에 들어왔다는 이미지를 주는 것을 의도했고요. 거기에 더불어 설해원이 지향하는 바는 휴식을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보다 편안함을 줄 수 있는 목재 구조물로 캐노피를 완성했습니다. 가운데 폰드가 있고 그 위로 캐노피가 사선으로 뻗어나가고 이어지는데 천장 구조는 ‘설해원 박공’을 사용해 완성했어요. 일반 박공 형태가 삼각형 형태로 우뚝 솟는다면, 설해원 박공은 산과 바다가 만나는 공간을 형상화하기 위해 수평선과 삼각형이 중간에 만나는 형태로 만들었어요. 이러한 형태에 설해원 박공이라 이름을 붙여 설해별담에도 적용을 했죠.

― 그간 조호 건축사사무소에서는 자연과 어우러지는 주택 및 공공시설 건축 프로젝트를 몇 차례 진행해왔어요. 그 예로 MMCA 과천 프로젝트 옥상정원이 있었는데요. 자연과 어우러지는 건축물을 설계할 때 건축가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기존에 자연이 지닌 환경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에 자연을 최대한 존중하고, 인간이 만드는 구조물이 최대한 자연과 잘 어울릴 수 있는 형태나 패턴 그리고 디자인을 찾아내는 것이 건축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설해원은 기본적으로 이곳이 가진 땅의 지형이 워낙 예뻐요. 그리고 바다와 산이 조망되는 곳이다 보니 자연의 풍광이 최대한 잘 접목되고 융화될 수 있게끔 했어요. 설해별담에서 바라보는 자연 풍경과 자연에서 설해별담을 바라보는 풍경 모두를 고려했고, 골프장에서 건물을 봤을 때 박공 형태가 일관되게 보이게끔 디자인을 했고요. 또, B 타입의 경우 목재를 사용했고요.

ⓒ설해원

― 설해별담은 일상을 벗어나 휴식을 찾는 공간인 동시에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프라이빗 주택 단지에요. 총 5가지 타입으로 조성된 설해별담 공간 중 조호 건축은 A, B, C 세 가지 타입을 맡아 설계 및 디자인을 진행했습니다. 설해원이 지향하는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을 공간에 어떻게 담아내고자 했는지 궁금해요.

 

일반적인 아파트에서는 볼 수 없는 ‘감성’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 우선 모든 타입에 천창을 만들었어요. 아무리 고급 단지에 거주한다고 해도 도심 공간에 빛을 들이는 방향은 전면, 후면, 입면에 낸 유리창뿐이라 일반 가정집과 다를 것이 없잖아요. 이곳 설해별담은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주택 단지이기 때문에 일반 주택과는 어떤 차별점을 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양양의 자연 중에서도 파란 하늘을 집 안에 들이면 좋겠다 싶었고 A, B, C 타입에는 모두 천창을 내서 머리 위에서 빛을 받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요. 밤에는 새까만 밤하늘에서 별이 떨어지고요.

ⓒ설해원
ⓒ설해원

― B 타입의 경우 우리나라 한옥에서 볼 수 있는 중목 구조의 목조건축으로 두꺼운 구조재가 기둥과 보 방식으로 하중을 받는 중목 구조 공법을 사용했다 들었어요. 건축가님께서 처음 설계를 할 때에 한옥 구조를 차용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한옥의 경우 자기가 구조체라는 걸 모두 드러내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중목 구조는 구조목으로만 쓰고 이를 모두 석고보드로 가려버려요. 그래서 보통은 이 건물이 목구조인지, 콘크리트 구조인지를 알 수가 없는데 어떻게 보면 재미가 없는 거죠. 그래서 제 목표는 가리지 말고 구조미가 갖고 있는 순수성. 퓨어 한 그대로를 내부와 외부로 드러내주자는 것이었어요. 하나의 미학으로 드러내자는 생각이었죠. 이렇게 구조를 노출시키는 작업은 보편적으로는 잘 하지 않는 공법이기도 하고요.

― 건축가님은 유학 시절 프랑스 낭시 건축대학에서 석사 취득 후 시게루 반(Ban Shigeru), 자하하디드(Zaha Hadid) 스튜디오에서 근무하셨죠. 시게루 반은 목조와 종이를 사용한 건축물을 선보이기로, 자하 하디드는 아방가르드 한 건축물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해요. 그래서일까요? 건축가님의 건축물을 보면 목조 건축과 아방가르드 한 골조가 한 공간 안에 굉장히 매끄럽게 잘 어우러져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두 건축가와 함께 일했던 지난 시간이 본인에게 남긴 영향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제 건축 인생은 그들을 만난 시점을 기점으로 리셋되었다고 생각해요. 건축이란 어떤 것인지를 그때 다 배운 것 같아요. 가령 건축이 익스 트림한 형태를 가지고도 어떠한 새로운 공간을 구축할 수 있고, 혹은 이렇게 다양한 재료를 합리적으로 사용해서도 건축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들이요.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이런 것들을 가르쳐 주지 않거든요.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는 두 분에게 배운 것들을 제 나름의 방식대로 소화를 하고 한국의 실정에 맞게 격차를 줄여왔어요. 클라이언트의 니즈에 맞게 방향을 잡되, 저의 해석을 가미하고 적용하는 방식으로요. 초창기에는 자하 하디드 선생님이 했던 과감한 디자인적 어휘를 한국적으로 풀어보는 시도를 계속해서 했었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지금은 시행착오를 거쳐 남은 것들만 융합하는 단계에 있다고 생각해요. 기존의 기성 건축가들이 해왔던 방식과 완전히 새로운 방식들 사이에서 저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고, 하나씩 꽃을 피워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중 하나가 설해원이고요.

 

― 건축가님은 2009년 해외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좋은 것을 짓는다’는 의미를 담아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하셨죠. 건축가님이 생각하는 ‘좋은 건축’이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좋은 건축이라는 개념을 올곧게 정의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다만 시간과 역사가 좋은 건축이었는지, 아니었는지를 평가해 주지 않나 싶은 게 건축가인 저의 시선입니다. 그럼에도 좋은 건축에 대해 생각해 보면 공공의 영역에서 바라볼 때는 불특정 다수가 사용했을 때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그런 공간이 되어야 할 것이고, 사적인 영역에서 볼 때는 건축주의 취향이 잘 반영되었는지와 건축가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나 건축 사조가 잘 맞아떨어져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간혹 이런 경우가 많아요. 사용자는 너무 불편한데, 건축 역사상으로 훌륭한 작품으로 인정받는 건축물이 있죠. 그중 하나가 프랭크 로이즈 라이트(Frank Lloyd Wright)의 낙수장(Falling Water)이에요. 물 떨어지는 소리가 시끄러워 사람이 살 수가 없다고 하지만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잖아요. 아이러니한 거죠. 근데 또 이게 건축의 매력이기도 하고요.

 

― 아직 정해진 바는 없지만, 설해원 유니버스의 다른 작업들도 조호 건축사무소와 조금씩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설해원과의 협업 과정은 어떠한가요?

최고를 지향하는 클라이언트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말인즉, 건축가 입장에서는 어려운 클라이언트라는 것이죠.(웃음) 분명 어렵고 까다로운 클라이언트는 맞는데 이러한 것들이 모이고 모여 건축물의 완성도와 퀄리티를 높이게 하는 것 같아요. 설해원은 말 그대로 ‘최고’를 지향하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TPO

이정훈 건축가가 ‘좋은 건축’의 표본으로 여기는 공간

예전에 시게루 반 선생님 밑에서 일할 때 사무실이 파리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 5층에 있었거든요. 그때나 지금이나 지어진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빌딩인데도 불구하고 현대적으로 사람들의 일상에서 너무나 잘 쓰이고 있다는 게 저한테는 굉장히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퐁피두 센터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혁신의 상징과도 같았잖아요. 그런 만큼 처음에는 주민들의 반대도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도 이 건물의 쓰임을 인정하기 시작한 모습이 저에겐 인상적으로 다가왔어요. 건물 안에 도서관도 있고 미술관, 레스토랑 등이 들어와 있다 보니 일상의 중심이 된 거죠. 자연스레 공간은 지속적인 생명력을 얻게 되고요.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공간이 생명을 잃지 않도록 삶에 밀착해 잘 쓰는 사람들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된 건축물이에요.

프로젝트 캐비닛은 참신한 기획과 브랜딩, 디자인으로 트렌드를 이끄는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헤이팝 오리지널 시리즈 입니다. 매주 목요일, 영감을 주는 프로젝트들을 꺼내 보세요.

[Project Cabinet] 자연과 럭셔리가 만들어낸 휴식의 완성, 설해원

▶ : file no.1 : 양양의 자연이 품은 하이엔드 리조트

▶ : file no.2 : 설해원의 새로운 공간, 설해별담

▶ : file no.3 : 설해원 유니버스 톺아보기

하지영 기자

사진 표기식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설해원

프로젝트
[Post-It] 설해원 설해별담 (A, B, C, G, Y 타입)
장소
설해원 (오픈 시기: 2023월 8월)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양양군 손양면 공항로 230
기획자/디렉터
설해원
크리에이터
조호 건축사사무소, 간삼건축, 와이그룹, 계선, 스튜디오 폼기버
링크
홈페이지
하지영
에디터가 정의한 아름다운 순간과 장면을 포착하고,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세상에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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