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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0

한강 다리 위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 카페, 진정성 – 한강편 ①

양화대교 위에는 카페가 있다

Briefing

무수한 카페 속, 정체성을 만든 브랜드 

친구와 길을 걷다가 우스갯소리로 “골목마다 카페가 있는 것 같아.”라고 말한 적이 있다. 2022년도 통계청 자료를 보니 이 농담이 진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22년, 한국의 커피전문점 수는 약 10만 곳으로 6년 만에 2배 정도 늘었다고 한다. 놀라운 이 수치는 한국의 커피 문화 발전 속도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우리의 커피 문화는 급속도로 성장했다. 해외 유명 커피 브랜드가 한국에 진출했고, 우리만의 스페셜티 브랜드가 생겨나기도 했다. 

 

이름부터 정직한 ‘카페, 진정성’은 서서히 커피 문화가 성장하기 시작했던 2016년에 탄생한 브랜드다. 정성스럽게 내린 커피, 질 좋은 재료를 사용해 시간을 들여 만든 부드러운 밀크티로 까다로운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카페, 진정성이 유명해진 또 다른 이유는 브랜드의 철학을 공간으로 구현하여 커피의 또 다른 경험을 제시했다는 데 있다. 카페, 진정성의 시작을 알린 ‘김포 본점’과 ‘기점’, 차 문화를 선보였던 ‘김포 서점’ 그리고 ‘제주 종점’까지. 카페, 진정성의 공간들은 커피 맛처럼 진실되어 편안함을 선사했다. 

ⓒ대구간송미술관 제공

맛은 물론 공간 면에서도 탁월한 감각을 보여줬던 카페, 진정성이 작년 가을, 서울 영등포구 양화대교 위에 새로운 공간을 열었다. 도로를 기점으로 동쪽은 차를 마실 수 있는 티하우스로, 서쪽은 커피와 밀크티 등을 마실 수 있는 커피하우스로 꾸몄다. 하나의 다리 위에서 각기 다른 차 문화를 즐길 수 있새로운 카페의 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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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대교 위 카페 

한강 동쪽에 위치한, 카페, 진정성 – 한강편 티하우스 ‘천천히 하다 서’

서울시의 미래한강본부는 기존의 한강대교에 있던 유휴공간을 다시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다리 위라는 특수성, 코로나19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기존의 팀들은 운영과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카페, 진정성이 들어온 양화대교의 공간은 2년 6개월을 유휴공간으로 버려져 있었다. 이곳을 다시 카페로 열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카페, 진정성은 설레는 마음으로 년간 공간의 모습을 구상했다. 그리고 다리 위, 버려진 공간을 다시 살려보겠다는 진심이 통해 마침내 카페, 진정성 한강편이 양화대교 위에 자리 잡게 되었다. 

카페를 위한 기반 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은 다리 위에 카페를 열고 운영한다는 건 어렵지 않을까? 제일 문제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이었다. 지난겨울, 한파가 찾아왔을 땐 동편과 서편 모두 동파되어 가게 문을 열지 못했던 기록이 카페, 진정성 인스타그램(@cafe_jinjungsung)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또한 다리 위를 지나가는 차들의 소음과 공해는 손님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집중력도 방해한다. 공간의 협소함이라든가, 한강공원으로 내려가야 하는 화장실 문제도 불편함을 초래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한강대교라는 위치가 가진 장단점을 완벽하게 분석한 덕분에 어려움을 최소화하며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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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보는 두 카페 

카페, 진정성 한강편 커피하우스. 길 건너 티하우스에서는 길다란 커피하우스 전면을 볼 수 있다.

카페, 진정성 한강편은 동편과 서편으로 나눠져 있으며, 두 공간은 서로 마주하고 있다. 한강의 서쪽에 위치한 서편은 커피하우스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리는 커피와 바닐라빈라떼, 밀크티, 원재료를 사용하여 그 맛을 그대로 내는 시즌 음료 등 카페, 진정성의 유명 메뉴들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동편은 티 하우스(Tea House)로, 정성스럽게 따서 말린 한국의 찻잎으로 내린 차와 중국과 일본의 티, 서양의 홍차, 브루잉 커피 등을 티믈리에의 설명과 함께 느긋하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동편과 서편은 바로 옆에 위치한 계단과 엘리베이터이동할 수 있어 혹 각각의 공간이 궁금하거나, 동편 공간의 바(Bar) 좌석을 이용하는 대신 마주 보고 이야기하고 싶 땐 건너가도 괜찮. 이렇게 동편과 서편은 서로에게 없는 점을 보완하며 나란히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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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펼쳐지는 서편 

한강편의 포인트인 동그란 창문을 따라 테이블과 의자도 동그랗다.

서편은 ‘자유롭고 즐겁게 에너지를 충전하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카페, 진정성의 바람이 담겨 있다. 목이 마를 때, 카페인 충전이 필요할 때, 친구와 잠깐 대화를 할 공간을 찾을 때 등 일상에서 필요한 커피와 음료를 마실 때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을 생각했다. 그래서 일부러 익숙하고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는 메뉴들로 구성했다.  

커피하우스에서는 커피와 원재료를 활용한 블렌딩 음료, 베이커리를 마실 수 있다.

또한, 커피바에는 슬라이딩 창문을 채택해 날이 좋은 날에는 창문을 열어 오픈형 바로 운영할 수 있게 설계했다. 실제로 봄이나 가을과 같이 나들이객이 많아지는 계절에는 산책하러 왔다가, 혹은 버스에서 내려서 다가 이곳을 발견하고 커피를 포장해서 가는 손님들도 많다. 한편, 내부에는 편하게 앉아 카페, 진정성을 즐기고 갈 수 있도록 동그란 테이블과 좌석을 준비했다. 이곳에 앉아 창문 밖 한강 를 보며 답답했던 마음을 풀어낼 수 있다. 그래서 카페, 진정성은 시야 방해되지 않도록 각 테이블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등 섬세한 배려를 눈에 띄지 않게 숨겨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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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일상으로 초대, 동편 

ⓒ대구간송미술관 제공

서편이 일상에서 커피를 마주하는 공간이라면, 동편은 비일상이 펼쳐지는 공간이다. 느긋하고 여유롭게 차를 내리는 장면을 바라보거나, 찻잎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맛, 다구에 관한 티믈리에의 친절한 설명을 듣다 보면 몸의 긴장이 풀리고, 어느새 맛과 향의 미세한 차이가 저절로 느껴진다. 유리 벽에 적힌 글처럼, 동편은 천천히 느리게 오롯이 느끼며 비일상적인 순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이루는 모든 요소 인테리어, 맛과 향, 차를 내리는 과정, 태도까지 세세하게 신경 썼다. 그에 따라 내부 인테리어는 소재 색감 등 정할 때 손님을 방해하지 않도록 공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을 고려했다. 바의 형태로 이뤄진 동편좌석에 앉으면 동그란 창밖으로 국회의사당과 여의도의 빌딩 숲이 보인다. 바쁜 도심에서 차 한잔을 마시며 느긋하게 보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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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초심으로 

동그란 창밖으로 펼쳐지는 한강 뷰와 맑은 하늘과 노을을 눈에 담을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이 공간의 진짜 매력은 카페, 진정성이라는 브랜드의 진가를 알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10년 차를 맞이한 카페, 진정성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를 맛과 태도로 전달한다. 그래서 설립 초창기 카페, 진정성은 손님 한 명, 한 명과 이야기를 나누고 정성껏 만든 메뉴를 설명하며 브랜드의 정신을 전달했다. 하지만 규모가 커지면서 이런 진솔한 커뮤니케이션은 어려워졌다. 이곳에서 예전처럼 우리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카페, 진정성의 김정온 대표는 초심을 상기하며 동편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무진 작가와 그의 아버지의 다관이 하나의 합이 된다. 우전차를 내는 데 사용한다.

진실한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찻잎이 만들어지는 과정, 이 찻잎을 고른 이유, 맛과 향 등 고객이 선택한 차에 대한 설명을 풀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공간을 이루고 있는 작은 기물들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했다. 커피 그라인더부터 커트러리까지 동편에서 사용하는 모든 기물에는 의미가 있다. 아들(공예가 무진)이 만든 찻잔과 아빠가 만든 차관을 하나의 합으로 내보이는 다기들, 커피의 향을 항상 맡을 수 있게 특별 제작한 원뿔형의 커피잔(공예가 1250℃), 진중하고 꾸밈이 없는 카페, 진정성의 모습을 형상화하여 투박하면서도 밑이 묵직한 도자 컵(공예가 1250℃)과 의자까지. 동편을 방문한 고객은 순간마다 카페, 진정성이라는 브랜드를 체득한다. 브랜드란 어떻게 고객에게 다가가야 하는가, 브랜드의 가치를 어떻게 경험하게 만들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카페, 진정성 – 한강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카페, 진정성 한강편

 

장소 카페, 진정성 한강편

주소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 313(서편, 커피하우스) / 선유로 314(동편, 티하우스 천천히 하다 서)

기획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카페, 진정성

운영 카페, 진정성

공간 더퍼스트펭귄

*2편에서 계속됩니다.

 허영은 객원 기자

사진 표기식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카페, 진정성

 

프로젝트 캐비닛은 참신한 기획과 브랜딩, 디자인으로 트렌드를 이끄는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헤이팝 오리지널 시리즈 입니다. 격주 목요일, 영감을 주는 프로젝트들을 꺼내 보세요.

 

[Project Cabinet] 한강 다리 위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 카페, 진정성 – 한강편

       : file no.1 : 양화대교 위에는 카페가 있다

       : file no.2 : 10년을 버틴 카페 브랜드의 힘

       : file no.3 : 점(點)에서 편(篇)으로

프로젝트
[Post-It] 카페, 진정성 한강편
장소
카페 진정성 한강편
주소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 313
허영은
다양성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래서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내서 보고, 듣고,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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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다리 위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 카페, 진정성 – 한강편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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