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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7

일상을 편리하게 바꾸는 공공디자인

더위 그늘막부터 지하철 환승 안내판까지.
볕이 쨍쨍 내리쬐는 여름날, 횡단보도에서 대기하는 보행자들이 초록색 커다란 그늘막 아래로 옹기종기 모여든다. 잠시나마 더위를 막아주는 이 대형 파라솔은 서초구에 처음 제작돼 주민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바탕으로 전국으로 확산된 공공디자인이다. 한 때 예쁘고 화려한 외형에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공공디자인은 오늘날 좀 더 인본적인 공공가치를 포함하는 데 가까워졌다. 도심 그늘막 '서리풀 원두막', 스쿨존에서 운전자나 보행자가 어린이를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옐로 카펫’ 등이 그 예다.

일상 속에 숨겨진 공공디자인의 사례와 가치를 소개하는 전시가 문화역서울 284에서 6월 30일부터 8월 29일까지 두 달 간 진행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공진원)이 주관하는 기획전시 <익숙한 미래: 공공디자인이 추구하는 가치>이다. 공진원은 2016년 제정된 ‘공공디자인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담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다.

 

매일 마주하는 거리, 공원, 학교, 지하철 등 일상환경 곳곳에 있는 공공디자인은 협력, 배려, 혁신 등의 가치를 더한 조용한 변화를 통해 우리의 삶을 더 나은 모습으로 바꾼다. 이번 전시에서는 공공디자인의 일상성에 주목하고, 공공디자인이 바꾸고자 하는 미래의 모습이 새롭고 낯선 것이 아닌 우리의 일상에서 만난 “익숙한 미래”임을 이야기한다.

 

ⓒKCDF

 

“익숙한 미래라는 전시 제목은 어법 상 맞지 않습니다. 하지만 멋있는 말이지요. 공공 디자인이 추구하는 가치는 사람들의 삶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고 품격 있도록 만드는 데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추구하고 있고, 앞으로 다가올 근미래이기 때문에 익숙한 미래가 될 것입니다.” -김태훈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원장

 

전시장에 입장하면 우리에게 친숙한 여섯가지 대표적인 일상 공간이 펼쳐진다. 놀이터, 공원, 거리, 학교, 골목길, 지하철이 그것. 관람객은 6개의 일상공간들을 여행하며, 무심히 지나쳤던 공공디자인의 가치를 하나하나 찾아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KCDF

 

놀이터

어린이를 위한 대표적 공공시설인 놀이터. 이제는 장애와 관계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변화하고, 노년층을 위한 고령 친화 놀이공간이 새로 만들어지는 등 장애와 세대를 포용하는 초세대 놀이터로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이용자의 특성에 따라 그 모습이 다양해지고 있는 놀이터에서 ‘놀이시설물’의 새로운 의미를 만나볼 수 있다.

 

ⓒKCDF

 

거리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스몸비’들의 안전을 위한 디자인과 쓰레기 투기를 줄이는 디자인, 폭염을 대비하는 그늘막, 픽토그램을 활용해 읽기 편해진 공공정보표지판 등 거리에서 일어난 혁신은 흔한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공공디자인이다.

 

ⓒKCDF

 

공원

높아지는 빌딩, 수많은 시설물, 사라진 여백. 개발만을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도시가 공공디자인을 만나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골목과 도로의 경계석에는 꽃과 나무가 피어나고, 지친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녹색공간이 곳곳에 생겨난다. 문화역서울284에 만들어진 공원은 공공디자인 가치 탐험을 하는 여러분의 휴식처다. 잠시 쉬어 앉아 다양한 녹화프로젝트를 살펴보면서, 회색빛 도시를 편안하게 물들이는 공공디자인의 은은한 힘을 느껴보자.

 

ⓒKCDF

 

학교

일률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난 재밌는 학교, 자동차로부터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현재 진행 중이다. 스쿨존 등 다양한 시도를 살펴보자.

 

ⓒdesignpress

 

골목길

어두운 골목길은 범죄에 노출되기 쉽다. 걷고 싶고 머물고 싶은 골목길이 되기 위해서는 골목 공간에서 생기는 생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공디자인이 필요하다. 거동이 힘든 노인이나 장애인도 쉽게 쓸 수 있는 던지는 소화기, 분리수거일이 되면 색이 바뀌는 가로등 등으로 골목길에 배려가 더해지고 있다.

 

ⓒdesignpress

 

지하철

지하철 역에서 환승 방향, 개찰구를 찾는 것이 빠르고 쉬워졌다고 생각한다면 공공디자인 덕분일 가능성이 높다. 안전색채와 정보 디자인을 적용해 지하철 이용객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고 직관적으로 길을 찾게 해 스트레스를 낮추려는 노력이 늘어나고 있다.

 

ⓒdesignpress

 

전시기간 중 진행되는 연계프로그램을 통한 즐길거리도 준비되어 있다. 전시장을 방문하는 어린이 관람객을 위해 ‘모두를 위한 공공시설 만들기’가 진행된다. 생활 속에서 만나는 공공디자인을 배우고 공공디자이너가 되어 직접 우리 생활을 모두를 위해 바꿔보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또한, 온라인으로도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이 함께 운영된다. 전시에 대한 정보와 함께, 전국 단위로 진행된 공공디자인 프로젝트를 온라인 맵을 통해 찾아볼 수 있다.

 

 

유제이

자료 협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문화역서울 284

장소
문화역서울 284 (서울 중구 통일로1)
일자
2021.06.30 - 202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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