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의 복합문화공간 모스가든은 이끼로 뒤덮인 정원이라는 뜻으로 2017년 12월 첫 문을 열었다. 그래픽 디자이너 김혜진 대표와 패션 스타일리스트 서은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의기투합해 연 모스가든은 이끼처럼 세상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소박하고도 자연적인 재료로 만든 음식과 소품을 선보인다. 손맛 나는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는 이곳에서 최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모스가든마켓’을 론칭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Interview 서은영
모스가든 공동 대표
모스가든이 문을 연지 벌써 3년이 훌쩍 넘었어요. 이소선 디자이너의 ‘소선취향’이 이사하는 등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죠. 2021년 현재 모스가든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모스가든’은 ‘모세의 정원’이에요. 이집트에서 노예로 살던 민족을 탈출시킨 모세처럼 많은 사람들이 아주 작지만 자신의 꿈과 행복을 체크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각박하고 지친 삶에서 탈출하여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 전국의 좋은 식자재를 사용하는 ‘굿사마리안레시피’ 레스토랑과 ‘카페 루크마리’, 장인과 좋은 브랜드의 제품을 만날 수 있는 프리미엄 데일리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모스가든마켓’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최근 론칭한 모스가든마켓은 세계 곳곳에서 수집한 아름다운 제품과 옛 가구들, 장인의 손길이 닿은 독특한 소품을 소개하는 브랜드예요. 모스가든마켓을 론칭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일상의 행복과 힐링을 추구하는 모스가든은 굿사마리안, 카페 루크마리에서 사용하는 식자재를 직접 전국을 돌며 소싱합니다. 자연스럽게 보석처럼 소중한 소상인 브랜드, 장인의 물건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대기업 브랜드에 가려져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요. 안타까운 마음에 ‘함께 잘 살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보고 싶어 시작한 큐레이션 브랜드가 바로 ‘모스가든마켓’이에요.
모스가든마켓 리디자인은 오리지널 앤티크 가구를 리폼해 판매합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소개해주신다면요?
프랑스, 영국, 독일 등 다양한 곳에서 수집한 앤티크 가구에 블랙이나 네이비 등 새로운 색과 현대적인 패턴을 입혀 리디자인했어요. 모스가든마켓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모던 클래식이에요. 고풍스러운 빅토리안이나 르네상스, 목가적인 북유럽 스타일 가구들이 드라마틱하면서도 미니멀한 아름다운 분위기로 바뀌지요.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는 가구입니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 다양한 곳에서 수집한 앤티크 가구를 리디자인한 가구 컬렉션 ⓒdesignpress
모스가든 각 층에 놓인 포장 테이블을 보면서 ‘지인에게 선물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떤 의도가 있고, 어떤 포장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궁금해요.
지인에게 선물을 줄 때도 그렇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아껴주는 사람은 누구일까? 생각하면 나를 아껴주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일 거예요. 나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하는 과정에서 남을 배려하는 이타적인 마음도 들지 않을까요? 좋은 제품이라도 예쁘게 포장하면 그 기쁨은 ‘두 배’가 돼요. 그런 의미에서 모스가든마켓은 포장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비싸고 고급스러운 포장이 아닌 소소한 포장이라도요. 직원들이 포장할 때 고객 대부분이 그 모습을 지켜봐요. 재미있는 일이죠. 잠깐 다른 곳으로 시선을 둘 법도 한데 포장하는 모습을 꼭 보시더라고요. 5천원짜리 나무 스푼을 구입할 때도 초록색 포장지에 정성스레 포장하는 모습이 기분 좋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모스가든에서 진행하는 다음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롯데 백화점과 함께 기획한 F&B ‘로얄 테라스 가든’이 올 가을에 잠실 시그니엘에서 론칭해요. 로티세리 치킨과 로얄테라스가든의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에요. 또한 모스가든의 DNA가 녹아 있는, 동물과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제주양떼목장’을 리뉴얼하고 있어요. 2022년에는 한국에서 아일랜드풍 양떼 목장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지난 해 현대백화점의 자체 리빙편집숍 ‘HBYH’ 공간을 기획하고 상품을 소싱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제품이에요. 내가 사랑하는 반려동물에게 선물을 한다면 어떤 것이 좋을까 고민하면서 만들었어요. 반응이 좋아서 모스가든마켓에서 PB 상품으로도 출시했어요. 항균 솜을 사용한 방석은 반려동물들이 올라가면 도통 내려오지 않을 만큼 좋아한답니다.
모스가든마켓의 첫번째 PB 상품. K-PAPER 스테이셔너리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이에요. 누군가 ‘싸구려 동대문 원단’이라는 말을 쓰는 것을 듣고 자극 받아 기획했어요. 대한민국 동대문 시장은 전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곳이고, 특히 한국의 면과 리넨은 지금 이탈리아나 유럽 패션 시장에서도 사랑받고 있는데 단지 동대문이라는 이름으로 폄하된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어요. 패턴과 패턴, 자수를 과감하게 매치한 이 에코백은 현재 대만의 유명 출판사에서 3차 리오더까지 주문했을 만큼 인기가 좋은 아이템이에요.
프랑스에서 유학한 패브릭 디자이너 박소영의 패브릭 브랜드예요. 파워 인스타그래머이자 모스가든의 VIP 고객인데, 그녀가 만든 질 좋은 제품이 택이나 라벨 없이 판매되는 것을 보고 브랜드 아이덴티티 기획을 제안해서 브랜드를 만들었어요. 라운제 웨어부터 이불까지 그녀의 디자인과 인도에서 손으로 작업한 패턴 향연을 느껴보세요.
클럽 모나코부터 타임, 마인, 시스템의 가방과 액세서리를 담당한 디자이너 김연수가 론칭한 브랜드예요. ‘벵디’는 제주도 방언으로 ‘들판’이라는 뜻이에요. 제주도의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을 즐기는 프리미엄 보헤미안 라이프를 지향하는 벵디의 럭셔리 에코 토트백이 인기가 많아요. 인도의 칸타 소재를 사용하여 고급스럽고 튼튼해요.
가든 펫 방석
CURATED BY 유제이
디자인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분야를 취재한다. 농담처럼 쓴 필명으로 글을 쓴지 수년 째. 자연을 동경하지만 매번 도시에서 휴가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