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롭게 산책 중인 동물들과 따뜻한 햇살을 만끽하며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 이쿵 IKOONG이 그려낸 세상은 평화롭고 정답다. 그의 그림은 꿈과 현실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볕이 잘 드는 테라스에서 기분 좋은 티타임을 가지다가도, 곰과 함께 테니스를 치거나 고양이와 여유롭게 요가를 하는 약간은 독특한 일상들. 귀여운 상상과 톡톡 튀는 색감들로 7월의 쏠트-호를 장식한 일러스트레이터 이쿵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Interview 이쿵
일러스트레이터
이제 막 항해를 시작한 쏠트-호의 모습을 그려주셨어요. 인사를 건네는 동물들의 모습도 보이고요.
동이 틀 무렵 항해를 시작하는 쏠트-호를 표현했어요. 이곳저곳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작은 보트로 그렸죠. 하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알찬 배예요. 가운데 여자는 저랍니다. 즐거운 여행을 응원하러 마중 나온 사람들과 펭귄도 있어요. 아무래도 여름인지라, 다채롭고 화려한 색감으로 그리려고 노력했어요. 반짝이는 윤슬이 쏠트-호를 더욱 빛내주는 것 같아요.
평소 작품에서도 동물이 자주 등장하는 편이에요.
동물과 자연을 좋아해요. 예전부터 그림을 그릴 때면 이 두 가지를 주로 그리곤 했어요. 요즘엔 사람들과 어울리는 동물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요. 강아지, 고양이는 일상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어 현실적이지만, 곰과 사람이 함께하는 모습은 드물잖아요. 그림에서는 비현실적인 상황, 일상적인 상황 모두 재미있게 담아낼 수 있어요.
‘따뜻하고 유쾌한 그림’이라는 그라폴리오 소개 글이 참 잘 어울려요. 따스하고 포근한 색감이 작가님만의 가장 큰 강점이 아닐까 하는데요.
우선 보는 사람이 기분 좋은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저 역시 따뜻한 느낌의 표현 방식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사실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열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마냥 밝게만 보여도, 제가 의도한 속뜻이 숨겨진 그림도 있죠. 알아차려주셔도 좋고, 그냥 따뜻하게만 봐주셔도 좋아요. 각자의 생각은 다르기 마련이니까요.
지난달에는 앨범 재킷 작업도 진행하셨다고요. 점점 작업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거나 좋아하는 작업이 있다면요?
앨범 재킷이 굉장히 평온한 느낌이었는데, 덕분에 그리는 내내 제 마음도 편안했던 기억이 나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은 ‘빛나는 희망’이라는 작품이에요. 종종 그림 속에 메시지를 넣고 싶을 때 네 컷 프레임을 사용하고 있어요. 희망이 담긴 메시지는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고, 그림을 보는 분들께 건네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해요.
평소 가장 관심을 갖고 눈여겨보는 분야가 궁금해요.
키덜트를 좋아해요. 어릴 때부터 레고, 플레이모빌, 피겨들을 모아왔고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 나노 블록이 유행할 때에는 150개 정도를 맞추고 모았죠. 나중에 작업실이 생긴다면 여태까지 모아놓은 것들을 모두 전시해 놓고 싶어요.
제가 찍은 사진을 보정하고 싶어서 4학년 때부터 포토샵을 독학했을 정도로 어릴 때부터 사진 찍는 걸 좋아했어요. 멀리 여행을 떠날 때는 폴라로이드나 필름카메라를 꼭 가지고 가요. 핸드폰으로 언제든지 쉽게 찍고 지울 수 있는 사진 말고 한 장 한 장 소중히 찍게 되는 감성이 참 마음에 들어요.
어떤 이들에게 쏠트-호를 추천하고 싶나요?
저와 같은 집순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전시를 보러 가는 것도 에너지가 필요하고 어떤 활동을 하기 위해 큰마음을 먹어야 하는 사람들에게요. 집에서도, 누워서도 술술 읽히는 알찬 소스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아요.
함께 협업해보고싶은브랜드나분야가있을까요?
제 그림에 동물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친환경적인 브랜드와 콜라보를 하고 싶어요. 동물 보호 관련, 제로웨이스트 등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올해도 벌써 절반이 지나갔네요.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이번 연도 안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까요?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다 올해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더 많이 그리며 제 그림에 확실한 세계관을 갖고 싶어요. 일단 올해는 ‘꾸준히 나아가기!’라는 조금 진부한 목표를 갖고 있어요. 나아가다 보면 제가 원하는 크고 작은 목표들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