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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진
2022-07-14

이케아의 심장, 스웨덴 이케아뮤지엄 투어

엘름훌트 이케아뮤지엄부터 부둣가 창고에서 열린 이케아 페스티벌까지!

이케아가 스웨덴 브랜드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로고 자체도 스웨덴 국기 컬러와 비슷하니까. (지금 본사는 네덜란드에 있지만) 이케아가 스톡홀름이나 예테보리도 아닌 로컬에서 시작했고, 지금도 그 발신지가 전 세계 이케아의 심장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사실은 꽤 놀랍다. 스웨덴 남서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 엘름훌트(Älmhult). 이케아의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 1926~2018)가 태어난 고향이자 이케아가 탄생한 곳이다. 지금도 매년 전 세계 이케아 직원들이 이곳을 방문해 ‘국제적 로컬’이라고 불린다고. 엘름훌트에는 1958년 캄프라드가 문을 열었던 최초의 이케아 매장이 있는데 2016년, 이를 개조해 이케아뮤지엄을 열었다.

이케아뮤지엄과 이케아호텔(아래 왼쪽)

웰컴 투 이케아 빌리지!

엘름훌트에 디자인뮤지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뮤지엄 앞에는 이케아 호텔이 있고 바로 길 건너에는 콘텐츠 제작이 이뤄지는 이케아 스튜디오, 제품 테스트 연구소, 직원 사무실 등이 밀집해 있다. 뮤지엄 건물과 호텔의 외관은 모던한 스타일이라 지은 지 반세기가 넘었다는 게 언뜻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케아 호텔은 무려 1964년에 오픈했다. 1950년도에 캄프라드가 미국에 출장을 갔다가 모텔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나. “알고 보면 여기가 이케아 빌리지랍니다!” 이케아 뮤지엄의 PR&마케팅 리더인 라파엘 바르트케(Raphael Bartke)는 뮤지엄 주변을 한 바퀴 구경시켜주었다. 이곳에 위치한 제품 개발 본부인 이케아오브스웨덴(Ikea of Sweden)에서는 이케아에서 만드는 모든 제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한다. 엘름훌트에 사는 인구는 1만여 명인데 그중 2천여 명이 이케아 빌리지에서 생활하는 직원들이라고 하니, 지역 인구의 5분의 1인 셈이다. 직원용 헬스장과 카페를 지나가는데, 이케아에서 얼마 전 새로 론칭한 로고 베이스 티셔츠를 입은 직원들이 인사하며 지나간다. 장소도 사람도 ‘가구 공룡’이라는 별명과는 달리 소박하고 따스하다.

© Inter IKEA Systems B.V. 2021

이케아의 역사와 미래, 이케아뮤지엄

이케아뮤지엄은 총 4층, 면적 7천m 2 규모로 전시장, 가게, 레스토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픈했을 당시엔 스웨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매장이었다고 하는데, 개업 날 이웃 나라 덴마크에서까지 차를 끌고 방문했다고 한다. 당시 오픈런 현장은 뮤지엄 3층에 사진으로 박제가 되어 있으니 궁금한 분들은 참고하시길. 한편 이 모던한 건물은 스웨덴 건축가 클래스 넛슨(Claes Knutson)이 디자인했다. 지금은 1층 입구로 출입하는데 오픈 당시에는 외부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와야만 입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건물 밖에서 걸어오면서 매장의 가구를 볼 때 더 구매 욕구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동선에도 이런 비밀이 숨어 있다. 이케아뮤지엄에는 이케아의 역사를 총망라한 아카이빙 형태의 상설전시, 시기별로 선보이는 기획전시를 선보인다. 올해는 두 개의 기획전이 열린다.

© Inter IKEA Systems B.V. 2021

이케아뮤지엄에서 볼 수 있는 두 개의 전시

<Democratic Design> & <Our Roots>


 

전시 전경. 5가지 디자인 원칙 별로 섹션과 컬러를 나누어 전시했다.
© Inter IKEA Systems B.V. 2022

디자인으로 평등을 이야기하는 법

세계 최대 규모의 홈퍼니싱 기업인 이케아가 전 세계 어디서든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비결은 디자인 철학에 있다. 바로 데모크래틱 디자인(Democratic Design)’. 디자인(form), 기능(function), 품질(qua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낮은 가격(low price)의 5가지 요소를 갖춘 디자인을 뜻하는데 이케아의 모든 제품은 이 원칙으로 디자인 및 개발된다. 이 모든 조건을 갖추려면 디자이너는 상품 기획 초기부터 기술자, 제조업자, 전문가 등과 긴밀히 협업해야 한다.

“저에게 디자인은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지, 자기표현의 형태가 아닙니다. 그것이 우리를 시각 예술가들과 차별화되는 이유죠.”

니케 칼슨, 디자이너 중에서
 
(왼) 이케아는 피드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전시를 보는 관람객들이 제품에 대해 '좋아요' 혹은 '싫어요' 버튼을 누를 수 있게 설치했다. 오) 가구의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기계. 가격이 낮더라도 퀄리티가 나쁘면 좋은 제품이 아니다. 이케아가 끊임없이 제품 을 테스트하는 이유다. 사진: 이소진 기자

이케아의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을 통해 이상을 실천한다. 더욱 많은 사람이 좋은 품질과 우수한 디자인의 제품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이다. 북유럽 디자인 국가 중 스웨덴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통해 사회적 목표를 성공시킨 나라다. 알바알토의 의자가 멋진 것을 알지만 비싸서 구입할 수 없다면? 부의 계급에 따라 접근성이 나뉘는 디자인을 좋은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수공예와 장인 정신으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꽃을 피웠던 덴마크와 달리 스웨덴은 민주적인 디자인을 택했다. 당시 사회 배경도 영향이 있다. 1950년대 스웨덴에서는 아파트 형태의 대량 주거 단지가 들어서면서 가구 수요가 폭증했고, 이케아는 좋은 디자인과 낮은 가격을 갖춘 이상적인 가구 회사로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다.

© Inter IKEA Systems B.V. 2021

스웨덴이라는 뿌리

이케아는 스몰란드의 뿌리를 강조한다. 스몰란드는 남부 스웨덴 지역으로 19~20세기 초반까지 매우 못사는 지역이었다고 하는데 전시에서는 이 시기를 빙하기(Ice Age)라고 부른다. 척박한 땅을 맨손으로 가꾸고 일어선 스웨덴 남부 지역 사람들의 투지는 이케아의 근본정신이다. 전시장에는 당시 돌을 지렛대로 들어 올리는 체험 스팟도 있다. 지독한 가난의 시절을 벗어나 현대식 아파트가 생겨난 1950년대 당시 사람들이 ‘꿈의 집’으로 여겼다는 부분은 우리나라와도 겹쳐지는 면이 있다. 이들에게 집과 가정은 매우 소중한 존재였다. 특히 아이들에게 큰 관심을 갖고 희망을 걸었다. 이케아가 아이들용 가구, 장난감, 놀이시설을 줄기차게 만드는 이유 아닐까? 우리 할아버지 세대가 썼을 유모차와 장난감들이 가득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를 기획한 맷 닐슨 큐레이터의 말이 인상적이다. “놀이는 시간을 써버리는 게 아니에요. 놀이는 아이들이 창조성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아주 중요한 행동이에요.” 전시는 이케아의 근본을 찾아가는 과정이자 스웨디시 디자인의 시작점을 보여준다.

현대 주방이 일상화되면서 1940년대 스웨덴 정부에서는 주부들의 주방 이용 동선과 패턴을 연구했다. © Inter IKEA Systems B.V. 2021

Interview with 맛스 닐손(Mats Nillson)

이케아뮤지엄 큐레이터


 

 

 

이번 전시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가?

이케아가 시작된 이 독특한 지역 조건 속에서 과거에 어떻게 살았고 기초를 다졌는지 보여주고자 했다. 1930년대 창업가 잉바르 캄프라드가 어린 시절, 스웨덴은 농업 공동체에서 복지사회로 변화했다. 부유한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좋은 생활 수준을 누려야 한다는 정부의 비전이 발현했던 시기다. 이런 배경은 이케아에게 중요한 측면이다.

한 층에서 두 개의 전시가 이뤄지고 있는데, 기획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점은?

<데모크래틱 디자인>은 이케아의 디자인 철학 그 자체다. 다섯 가지 섹션을 나누어 각 요소에 대한 콘텐츠를 구성했는데 우리의 메시지가 간결하게 전달되길 바랬고, 모든 전시 공간에서 텍스트가 너무 길지 않게 조절했다. 관람객이 뭔가를 읽기 위해 그 앞에 서 있는 행동은 인내를 수반하는 일이다. 관람객이 집에서처럼 편안한 상태로 이 전시를 둘러보길 바랐다. 동의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텍스트는 너무 길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디자인뮤지엄에는 몇 명의 큐레이터가 있고 한 번 전시를 기획할 때 얼마나 걸리는가?

나를 포함해 두 명이다. 다른 커다란 뮤지엄은 5년 정도 걸리겠지만, 우리는 전시가 완성되기까지 일 년 정도 걸린다.

코로나19로 인한 여파가 있었다면?

일단, 내가 2년 동안 다이닝룸에서 일했다는 거? (웃음) 이케아뮤지엄은 코로나 기간동안 잠정 폐쇄해야 했고 작년 6월 다시 문을 열었다. 전 세계에서 물류가 원활하지 않다보니 당연히 이케아에서도 여러 문제를 겪었다.

이케아에는 정말 많은 제품이 있는데 디자인 철학에 가장 부합하는 제품을 하나만 꼽자면?

어려운 질문인데… 나는 프락타 백이라고 하겠다.

 

이케아 뮤지엄 스팟5

1. 레스토랑

먼 곳에서 온 사람들이 쇼핑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배고픔을 해결해야 했고, 자연스럽게 이케아는 레스토랑을 만들게 됐다. 뮤지엄 한쪽에도 한쪽에 2층 규모의 레스토랑이 있다. 현지에서 먹는 이케아 푸드는 어떨까. 우리에게 익숙한 미트볼도 있지만 청어 튀김, 연어 튀김처럼 현지에서 나는 재료로 만든 북유럽식 메뉴도 있다. 베지볼을 주문했는데 신선한 야채를 가득 얹었을 뿐 아니라 바나나 칩, 석류 등 푸짐한 구성에 놀랐다.

2. 뮤지엄 숍

이케아뮤지엄에는 여기서만 단독 판매하는 제품들이 있어 기념품을 살 계획이라면 둘러보기 좋다. 예를 들어 얼마 전 발매한 로고 의류처럼. 앞에는 이케아뮤지엄 로고가, 뒷면에는 알름훌트 주소가 당당할 정도로 크게 프린트되어있다. 이케아 로고 립밤, 반창고, 마그넷 등 소품도 있고 이케아에서 만든 여러 라이프스타일 책도 구매할 수 있다.

3. 50년대 이케아 매장

기업의 역사를 전시한 공간은 보통 재미없기 마련이다. 이케아는 아니다. 1958년 오픈 당시 매장을 재현해 놨는데 그냥 유럽 빈티지숍에 온 느낌이다. 살 수만 있다면 지금 사가고 싶을 정도! 지금 서 있는 이케아뮤지엄의 1958년도 당시 사진도 크게 전시되어 있는데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건물만 똑같고 차와 사람만 다르다. 그 밖에 년도 별로 카탈로그 속 공간을 재현한 스튜디오를 보면서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인테리어 트렌드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4. 베스트 디자인과 천정에 매달린 방

이케아에서는 한 제품이 히트하면 다음 해에 가격이 더 낮아진다. 많은 사람의 수요가 있으므로 더 많이 생산해 단가를 줄이는 것. 뮤지엄 3층에는 역대 베스트 디자인 제품이 벨트를 타고 끊임없이 돌아간다. 천정에 방을 거꾸로 만들어 놓은 독특한 포토스폿도 있다.

5. 셀프 포토 카탈로그

지난 2021년 이케아 카탈로그가 70년 만에 발행을 중단했다. 종이 매체가 줄줄이 없어질 때도 꿋꿋이 카탈로그를 지켜가던 이케아였기에 아쉬움은 있었다. 카탈로그를 다시 되돌릴 순 없지만 내 모습이 담긴 표지 사진은 건질 수 있다. 두 가지 세트에서 스스로 촬영하면 자동으로 사진이 인쇄되어 나온다. 요즘 같은 시대에 커다란 인화 사진이라니, 확실한 물성의 기쁨이다.

오래된 창고에서 열린 이케아 페스티벌, 2025년 출시될 와플부터 이동형 숲까지

H22 시티 엑스포 기간동안 이케아 페스티벌이 열린 마가신 405. 한가로운 부둣가에서 전시, 토크 세션, 레스토랑, 음악이 어울러지는 행사가 열렸다.

스웨덴 헬싱보리에서 최근 떠오르는 해변 거리인 오세안함넨(Oceanhamnen). 탁 트인 바다와 조용하고 단정한 거리가 펼쳐진 낭만 넘치는 곳이다. 항구 바로 앞에는 오래전부터 과일 창고로 쓰이던 빈티지한 3층짜리 창고가 있다. 이케아는 이 창고를 개조한 ‘마가신 405(Magasin 405)’에서 H22(헬싱보리 시티 엑스포) 기간 동안 미래의 ‘집에서의 생활(Life at Home)’을 주제로 전시, 숍, 레스토랑 및 바, 포럼 등이 어우러진 이케아 페스티벌을 선보였다.

옛 과일 창고로 쓰이던 역사 깊은 공간을 개조했다.

사람의 인생 주기를 담은 집

유년 시절을 보낸 집, 부모님에게서 독립해 스스로 구한 첫 집, 반려자와 함께 사는 집, 아기를 기르는 집, 반려동물과 사는 집, 혼자 사는 집, 대가족이 모여 사는 집, 고향 터에 지은 생애 마지막 집. 사람은 인생을 살면서 시기에 따라 다양한 주거 형태를 경험한다. 이케아는 사람의 첫 번째 집부터 55세 이상이 될 때까지 인생의 단계에 따라 펼쳐지는 집에서의 생활 모습을 담은 전시 <외곤블리크*ÖGONBLICK>를 공개했다.

*ÖGONBLICK : 순간, 찰나를 뜻하는 스웨덴어

“이 전시는 이케아가 어떻게 협력하며 일하는지, 사람과 집에서의 생활이 이케아에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인지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잉카그룹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마르쿠스 엥만(Marcus Engman)이 소개에 나섰다. 전시장 벽에는 사람들의 포트레이트 사진 60개가 나열되어 있었다. <라이프 앳 홈 스토리(Life at Home Stories)> 사진 속 QR코드에 접속하면 짧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가정방문 스토리를 확인할 수 있다. “이케아는 매년 ‘가정방문(Home Visit)’을 위해 전 세계 곳곳 천여 세대를 방문합니다. 저 역시 몇 년 전 한국에 가정방문을 간 적이 있는데요.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고, 이렇게 작은 단위의 가정을 방문해 보면서 집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알게 됩니다.” 이케아는 1950년부터 전 세계의 가정을 방문해 사람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탐구해 왔다고 한다. 실제로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들여다보고 제품 및 서비스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미래의 이케아를 맛볼 수 있는 푸드코트. 키오스크를 적용한 공간부터 식물성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숍, 2025년 시제품을 선보이는 공간 등이 있다. ⓒ IKEA

미리 맛보는 2025 이케아 푸드 & 숍

“그거 먹어봤어?” “나는 앉은 자리에서 세 개나 먹었어.” 현지 이케아 직원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던 주인공. 이케아에서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메뉴, 와플이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마가신 405에서는 이케아가 2025년 공개할 4개의 푸드코트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식물성 아이스크림, 미트볼을 대체할 플랜트볼, 공정거래 원두를 활용한 커피, 와플처럼 새로운 메뉴는 물론 새로운 키오스크 주문 시스템을 실험하는 공간, 스웨덴의 지역 양조장에서 만든 로컬 맥주와 사이더를 판매하는 H22 Bar도 공개했다. 

1층 이케아 몰에서는 기존 이케아 제품도 새롭게 큐레이션해 선보였다.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마리메꼬 컬래버레이션도 있다. 사우나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한정 컬렉션, 바스투아BASTUA는 우리나라에서는 2023년 3월 출시된다. 최근 인테리어 트렌드 중 하나인 자판디Japandi 스타일(일본과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을 합친 동양적이면서 모던한 디자인) 숍, 식물숍, 서커스 숍, 최근 선보인 서핑 컬렉션, 이케아 뮤지엄 팝업 스토어 등 작은 컨셉룸이 여러 개 모인 형태다.

이동형 숲을 의미하는 스코겐. 목조집은 스웨덴의 마르쿠스 바드만Marcus Badman의 작품 ‘리터닝 투 네이처Returning to Nature’

조립하는 집과 이동형 숲, 스코겐

이케아는 접이식으로 가구를 운반하고 조립하는 플랫팩(Flatpack) 시스템으로 유명하다. 부피가 큰 가구를 주문하더라도 조립 전에는 납작한 박스 몇 개의 형태다. 그렇다면 집은? 이케아는 야외에서 임시 주거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미래의 집을 실험했다. 마가신 405 건물 옆 공터에는 네 곳의 대학과 세 명의 젊은 창작가들이 각자 미래의 야외생활에 대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이동식 숲, 스코겐(Skogen)이 조성됐다.

 

이케아는 젊은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콘테스트를 개최했고, 이케아 페스티벌에서 세 명의 파이널리스트를 공개한 것. 모듈러 디자인을 적용해 차에 실어 운반 가능하고, 목적에 따라 놀이기구 및 벤치로 사용 가능한 ‘코르크 루프(The Cork Loop)’, 어린 시절 동심을 떠오르게 하는 친환경 독립형 나무 집 ‘트리 하우스(Tree House)’, 인간이 가진 본연의 촉감과 놀이 본능을 깨우치게 하는 목조 구조물 ‘리터닝 투 네이처(Returning to Nature)’ 모두 기존의 문법을 벗어난 아이디어이자 친환경 및 탄소 배출을 고려해 현지에서 건축 소재를 조달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참을 둘러보는 사이, 스코겐 옆 무대에서 공연 준비로 쿵작거리는 음이 들렸다. 이케아 페스티벌을 맞아 스웨덴의 유명 뮤지션들이 공연을 준비하는 소리다. 오랜 시간 팬데믹으로 움츠렸던 감각들이 다시 돌아오는 기분이다. “이케아 페스티벌은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것들을 중심으로 사람을 모이게 하는 자리입니다. 음악, 음식, 디자인 같은 주제들이죠. 4,500m2가 되는 이 공간을 창의성과 영감으로 가득 채우고 싶었습니다.” 마르쿠스 엥만 CCO의 말대로 사람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이 공간을 즐기고 있었다.

에디터
CURATED BY 이소진
헤이팝 콘텐츠&브랜딩팀 리드. 현대미술을 전공하고 라이프스타일, 미술, 디자인 분야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글을 쓴다.
에디터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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