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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7

250주년을 앞둔 브랜드의 새로운 도약

로얄코펜하겐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재스퍼 닐슨
시대를 초월한 가치를 전파하는 덴마크 왕실 도자기 브랜드 ‘로얄코펜하겐(Royal Copenhagen)’에서 5월 31일부터 6월 9일까지 전시 카페를 운영한다. 이를 기념하여 내한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재스퍼 닐스(Jasper Toron Nielsen)’과 앞으로의 브랜드 방향성 및 브랜드가 지닌 가치 등을 이야기 나눴다.
ⓒ로얄코펜하겐 코리아

‘로얄코펜하겐(Royal Copenhagen)’의 새로운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재스퍼 닐슨(Jasper Toron Nielsen)이 로얄코펜하겐 코리아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내한했다. 럭셔리 패션 브랜드인 버버리(Burberry), 지방시(Givenchy), 톰 포드(Tom Ford) 등에서 시니어 디자이너로 활동한 이력이 돋보이는 그는 작년 9월에 출신지의 상징적인 도자기 브랜드 로얄코펜하겐에 부임했다. 오랜 전통과 장인 정신을 근간으로 한 브랜드의 미래를 펼쳐 나갈 그에게서 앞으로의 방향성과 주어진 과제 등을 들을 수 있었다.

ⓒ로얄코펜하겐 코리아

Interview with 재스퍼 닐슨 로얄코펜하겐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버버리, 지방시, 톰 포드 등 럭셔리 패션 브랜드 시니어 디자이너로 오랜 경력을 이어 오다가 고국인 덴마크의 왕실 도자기 브랜드 로얄코펜하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자리를 옮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살 때 영국 런던에서 패션 공부를 시작했는데 운이 좋게도 많은 럭셔리 패션 브랜드에서 일할 수 있었어요. 로얄코펜하겐은 저에게 있어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입니다. 개인적인 관심사는 언제나 예술과 디자인, 역사로 향했는데 로얄코펜하겐은 이를 종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이죠. 덴마크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항상 함께하던 브랜드여서 그런지 더욱 애착이 가는 측면도 있어요. 해외 생활을 할 때에도 고향을 느끼기 위해 로얄코펜하겐의 제품을 항상 곁에 두었거든요.

 

— 패션 브랜드와 도자기 브랜드에서 펼칠 수 있는 예술 영역에는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나요?

매우 많은 공통점이 있지만, 디자인을 진행하는 과정이나 마케팅 과정이 유사합니다. 더 자세히 말해 본다면, 영감을 받아서 디자인을 스케치로 풀어내고,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은 동일해요. 두 산업의 큰 차이점은 추구하는 속도가 다르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패션 산업에서는 새로운 디자인을 빠르게 내놓으며 계속해서 변화를 주도하죠. 하지만, 로얄코펜하겐의 도자기는 한 번의 구매로 한평생 소지할 수 있는 제품을 추구합니다.

ⓒ로얄코펜하겐 코리아
ⓒ로얄코펜하겐 코리아

— 오프라인 매장 또한 두 산업에서 중요시하는 부분입니다. 로얄코펜하겐에서는 어떤 관점으로 상업 공간을 통해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나요?

로얄코펜하겐과 같은 럭셔리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은 쇼핑의 목적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야 합니다. 저는 매장을 ‘팔레스 오브 엔터테이닝(palace of entertaining)’, 즉 즐거움으로 가득한 궁전과도 같은 공간이라고 표현하는데요. 그만큼 즐길 거리가 풍부해야 하고, 공간에 들어섰을 때 기분 좋은 느낌을 주어야 하죠. 로얄코펜하겐에 합류한 이후에 매장을 둘러보았는데 여전히 전통적인 테이블 세팅을 유지하고 있어서 앞으로 어떤 콘셉트를 부여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내년, 250주년을 기념하면서 새 단장할 덴마크 코펜하겐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저명한 건축가와의 협업을 통해 콘셉트가 분명한 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로얄코펜하겐은 약 250년의 오랜 전통을 지닌 브랜드입니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변화하기 위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요?

제 역할은 지난 과거를 뒤돌아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내다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보물창고’와도 같은 250년의 방대한 아카이브를 살피고, 현재 사람들의 변화한 식습관을 파악하고 있어요. 과거에 비해 덴마크 젊은 세대는 형식을 갖춘 테이블 세팅보다 간편하고 개인의 개성이 드러나는 상차림을 선호하죠. 국제적으로 변화한 생활 습관과 식습관을 반영하여 도자기에 새로운 기능을 어떻게 추가할지가 관건입니다. 제품뿐만 아니라 마케팅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앞으로 젊은 세대에게 오랜 전통의 브랜드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창의성과 즐거움으로 가득한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로얄코펜하겐 코리아가 창립된 지 3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브랜드에게 한국 시장은 어떤 의미인가요?

한국의 고객들은 브랜드의 특징을 굉장히 잘 이해하고 소비합니다. 특히, 장인 정신과 핸드 페인팅, 왕실 브랜드라는 점에서 고객들이 매력을 느끼는 듯합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뿌듯한 마음이 들죠. 한식기를 로얄코펜하겐의 디자인으로 해석한 컬래버레이션을 좋은 예시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한국에만 출시했던 디자인이지만 ‘역수입’되어 지금은 덴마크인들도 사랑하는 식기로 자리매김했어요. 앞으로도 한국 시장에 맞는 제품들을 꾸준히 출시할 예정이에요.

ⓒ로얄코펜하겐 코리아
ⓒ로얄코펜하겐 코리아

로얄코펜하겐 코리아 창립 30주년 기념 전시 카페

서울 성수동에서 5월 31일부터 6월 9일까지 로얄코펜하겐 코리아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카페가 열린다. 해당 전시 카페에서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음료와 디저트가 브랜드의 상위 컬렉션 식기에 담겨 제공된다. 공간을 연출한 박정언 디렉터는 브랜드의 본질을 전시 카페 공간 안에 담고자 했다고 말한다. “로얄코펜하겐에는 꽃이 빠질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꽃이 가진 조형성을 포함해 장인정신, 헤리티지와 같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한국적으로 해석하고자 했어요. 한지를 사용해 만든 꽃을 천장에 매단 이유이죠.”

 

출입구를 통해 입장하는 순간, 시야를 가리는 짙은 푸른색의 커튼으로 공간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고조된다. 커튼을 지나쳐 들어선 내부는 로얄코펜하겐의 블루 핸드페인팅으로 완성되는 아이코닉한 도자기처럼 푸른빛으로 가득하다. 식음료를 체험하는 테이블을 중심으로, 공간의 우측에는 로얄코펜하겐 코리아의 지난 30년을 회고하는 사진과 함께 8월 말 출시 예정인 에메랄드 그린 색상 컬렉션이 돋보이는 전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공간의 좌측에는 키링을 만들고,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 부스 등의 체험 공간이 준비되었다. 창가쪽 원형 테이블에 아름답게 세팅된 로얄코펜하겐의 테이블 웨어는 내외부에서 모두 감상할 수 있다.

 

테이블의 센터피스와 전시 공간의 하단에서 제 역할을 다하는 꽃은 박정언 디렉터와 호흡을 맞춰온 압구정 꽃집 ‘쉐수아’와의 협업으로 완성됐다. 이에 박정언 디렉터는 “꽃이 부각되는 것보다 공간의 전체적인 분위기 속에서 조화를 이뤄 각자 빛날 수 있는 방향을 추구했어요. 로얄코펜하겐을 상징하는 푸른 색조와 화이트가 적절히 섞여 단정하게 자리하죠”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로얄코펜하겐 코리아
ⓒ로얄코펜하겐 코리아

Mini Interview with 박정언 디렉터

— 로얄코펜하겐 코리아의 30주년을 맞이해 열린 전시 카페 공간 연출을 맡았습니다. 어떤 콘셉트로 진행하고자 했나요?

30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지속한 브랜드의 힘은 본래의 가치를 잘 유지한 점에 있다고 생각했어요. 로얄코펜하겐의 본질을 잘 담아내고 싶다는 생각에 마치 ‘로얄코펜하겐의 작은 세상’을 가장 큰 콘셉트로 잡고, 이를 공간에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약 10년 전에 덴마크의 디자인 스튜디오 ‘감프라테시(Gam Fratesi)’에서 일했을 때도 로얄코펜하겐의 ‘로얄 크리처스’ 식기 컬렉션을 작업한 적이 있어 더욱 애착이 가는 브랜드이거든요. 로얄코펜하겐이 한국에서 눈부신 성장을 거두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전체적인 전시나 연출이 본질에 집중되었으면 하고 바랐어요.

ⓒ로얄코펜하겐 코리아

— 공간 양측에 마련된 전시 공간과 체험 공간을 보면서 효율적으로 배치를 잘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전시 카페에서는 식음료를 즐기는 행위 이외에도 위트와 재미를 느끼길 바랐습니다. 전시 카페의 시작점인 출입구에 커튼을 설치한 것도 드디어 로얄코펜하겐의 공간에 들어섰다는 존재감 있는 시작을 위해서였죠. 우측의 전시 공간 벽면을 보시면 로얄코펜하겐 코리아가 30년 동안 지나온 발걸음을 확인할 수 있는 아카이브 존이 마련되어 있고, 좌측에는 키링을 직접 제작해서 가져갈 수 있는 체험 존도 구성했어요. 저희가 일러스트로 그린 요소들이 담긴 로얄코펜하겐 키링을 통해 카페를 나서더라도 오늘의 경험이 하나의 추억으로 남길 바랐어요. 외부의 지나가는 행인들의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창가에 테이블 세팅도 작게나마 마련했죠.

 

— 건물 외부의 왕관 로고가 새겨진 작은 사이즈 사이니지 또한 위트를 더합니다. 세세한 요소들을 설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화려하고 거대한 팝업으로 다가가기보다는 안락하고 복닥복닥거리는 온기를 살리고 싶었어요. 덴마크에서 느꼈던 향수가 바로 그런 편안함에 있거든요. 공간에서의 작은 요소의 가치를 볼 줄 알고, 발견하는 사람들이 진정한 타깃층이라고 생각해요. 일반 식기를 선보이는 것을 넘어, 사람과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공간의 따스함에 대한 고민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성채은 기자

자료 제공 및 취재 협조 로얄코펜하겐 코리아

프로젝트
로얄코펜하겐 코리아 30주년 기념 전시 카페
장소
퀴버 서울숲
주소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5길 3 1층
일자
2024.05.31 - 2024.06.09
시간
10:40 - 18:00 (사전 예약 필수)
크리에이터
전시 공간 연출 및 디자인 | 박정언 디렉터
꽃 연출 | 쉐수아(CHEZSUA)
디저트 메뉴 개발 | 달링 베이커리
링크
예약하기
성채은
희망과 다정함이 세상을 구할 거라고 믿는 낙천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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