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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2021-08-02

현남의 조각으로 재구성된 세계

도시의 현재와 미래를 담다.

기간 2021.07.23 - 2021.10.03
장소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45길 7 B1F)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2021년 7월 23일부터 10월 3일까지 신예 조각가 현남의 개인전 <무지개의 밑동에 굴을 파다>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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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 김상태, 에르메스 재단

 

신예 조각가 현남은 이번 전시에서 조각의 전통을 잇는 동시에 새로운 조형을 제안한다. 작가는 조각을 해체하고 다시 조직해 전례 없이 생경한 형태의 조각을 선보이며, 과감하고 화려한 색상을 사용해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는 근대화가 남긴 동시대의 

*정크스페이스를 배회하고, 관찰하면서 느낀 활기를 표현한 것이다.’

* 건축과 도시, 풍경과 지질학을 다루는 현남의 조각은 현대적인 삶의 공간에 관해 예리한 통찰을 보여준 세계적인 건축가 렘 콜하스의 글 <정크 스페이스(2002)>을 상기시킨다.

 

작가는 도시 건축의 표피와 피하 조직에 해당하는 재료인 시멘트와 폴리스티렌, 에폭시로 도시 풍경의 미래와 현재를 구현했다. 이러한 작업에는 고물로 취급받는 물질을 다루어 세계를 재구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 위계 없이 뒤섞인 자원과 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보려는 시도다.

 

<공축(괴뢰사)> 에폭시 수지, 안료, 시멘트, 비스무트, 거미, 파리, 풍뎅이, 와이어, 폴리스티렌 가변크기, 2021 © 김상태, 에르메스 재단

 

“손으로 물질을 다루어 어떠한 형태를 만드는 것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행위 중 하나이며, 여기에는 조각이라는 관습 역시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각에는 여러 가지 재료와 도구, 번거로운 공정과 절차가 요구되고,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무게를 갖고 실재하는 공간에서 거추장스럽게 부피를 차지하며, 우리는 그것을 경험하기 위해 몸을 움직여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조각을 다른 그 어떤 행위보다도 구체적이고 분명한 것으로 만듭니다. 저는 이러한 조각의 솔직함을 통해 제 앞에 놓인 세계를 재구성해보며, 그것의 본질을 보다 명료하게 볼 수 있기를 원합니다.”  – 현남 –

 

<생존율 제로의 길리슈트> 에폭시 수지, 안료, 시멘트, 인조모, 비스무트, 황동, 나무, 폴리스티렌 50 x 68 x 102(h) cm, 2020 © 김상태, 에르메스 재단
<생존율 제로의 길리슈트> 에폭시 수지, 안료, 시멘트, 인조모, 비스무트, 황동, 나무, 폴리스티렌 50 x 68 x 102(h) cm, 2020 © 김상태, 에르메스 재단

 

현남의 작품들은 일종의 ‘채굴’ 행위를 통해 결과물을 완성한다. ‘굴’을 파는 작업은 아이소핑크라 불리는 값싼 폴리스티렌 재료에 다양한 도구로 구멍을 뚫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렇게 생긴 틈으로 나머지 재료를 흘려 넣어 굳힌 뒤, 최종적으로 폴리스티렌을 녹여 없애는 작업을 한다. 

이 과정은 보이지 않아 예측이 어려운 내부 공간을 결과물로 삼는 네거티브 캐스팅이다. 동시에 재료들 사이의 화학반응이 야기할 무작위적인 변형을 수용하는 행위다. 아래로 흘러내리며 완성된 형태를 다시 뒤집어 전시한 작품은 ‘상승하는 수직의 조형물’이자 첨탑, 고층의 도시 풍경을 의미한다. 기포가 빠져나가면서 남긴 거친 표면, 그리고 형광에 가까운 색상의 조각 작품은 SF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할 법한 폐허의 모습으로 전환된다.

 

<기지국> 에폭시 수지, 안료, 시멘트, 황동, PVC, 폴리스티렌 40 × 40 × 205 (h) cm, 2020 © 김상태, 에르메스 재단

작가의 ‘채굴’ 행위는 현실에서 보이는 수직 구조물을 탐사하고 발견하는 행위를 포괄한다. 작가는 도시 곳곳을 살피며 전국에 분포되어 있지만, 좀처럼 주목받지 않는 기지국을 조명했다. 기지국을 현대적인 첨탑으로 간주하며, 첨단의 기능에 어울리지 않는 그로테스크한 조형성을 관찰했다.

 

“제가 정리한 기지국의 조형미는 ‘첨尖, 밀密, 괴怪, 경景’이라는 네 가지 요소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를 순서대로 설명하자면, 첫째로 훌륭한 기지국은 고딕 첨탑과 같이 뾰족하고 날카로운 인상을 주어야 하며, 둘째로 안테나와 분전함은 빽빽하고 주렁주렁 달려 있을수록 좋습니다. 셋째로, 빼어난 기지국은 무언가 괴이한 인상을 주어야 하는데, 이러한 괴이함은 아슬아슬하게 기울어있거나, 쌍둥이처럼 붙어있거나, 어설픈 인공 나뭇가지와 같은 요소들로 위장된 경우 등에서 나타납니다. 마지막으로 기지국은 언제나 야외에 있기 때문에 그것이 놓인 풍경과 관계가 흥미롭고 의미심장한 경우, 생김새와 상관없이 명기지국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  -현남-

 

공축(제비나비) 에폭시 수지, 안료, 시멘트, 비스무트, 애벌레 모형, 해골 미니어쳐, 폴리스티렌 74 x 24 x 56 (h) cm, 2021 © 김상태, 에르메스 재단

 

전시에서 작품은 좌대 위에 놓인 오브제로, 전통적인 조각의 전시 방식을 유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풍경’을 다루려는 대담한 비전을 제시한다. 좌대 위에 놓인 작은 사물로도 세계의 외연을 드러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것은 재현에 의해서가 아니라 발견에 의해, *축경縮景의 개념에 의해 도달할 수 있는 경지이다. 물질이 만들어내는 우연은 작가에게 현실에 대한 인식이자 예술적인 방법론이다.

축경縮景 : 수석이나 석가산 또는 분재 따위의 형식으로 자연 경치를 축소하여 꾸민 것.

 

“축경은 수석을 비롯하여 분재, 석가산 등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광대한 자연의 경관을 축소해 작은 뜰이나 방 안에서 감상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풍경을 축소한다는 것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 방식이 디오라마에서처럼 실재하는 풍경을 고스란히 작은 크기로 재현하는 것이 아닌, 자연에서 발견한 사물 그 자체를 작은 풍경으로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님에도 조그만 돌덩어리 하나가 거대한 산수를 닮는 이유는 해당 사물이 자신을 담고 있는 풍경과 동일한 구성 성분으로 이루어졌으며 동일한 퇴적, 침식, 풍화와 같은 과정을 거쳤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저 물질의 원리를 충실히 따랐을 뿐임에도, 작은 파편이 자신의 내부에 그가 속한 세계 전체를 새기고 있다는 사실에서 저는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 -현남-

 

 

<무지개의 밑동에 굴을 파다 Burrowing at the Bottom of a Rainbow>
개관시간: 오전 11시 – 오후 7 시 (일요일 및 공휴일은 오후 12시 개관)
매주 수요일 및 추석 연휴 (9월 21일, 22일) 휴관

 

 
에르메스 재단 FONDATION D’ENTREPRISE HERMÈS
에르메스 재단은 2008년에 설립되었으며 올리비에 푸르니에가 재단 이사장을, 로랑 페쥬가 재단 디렉터를 맡고 있다.“우리의 행동은 우리를 정의하며 우리가 누구인지를 보여준다.”라는 모토를 바탕으로 활동한다. 기술과 노하우의 전수, 창작활동 및 예술, 환경 보존, 사회 연대의 영역에서 내일을 생각하며 행동하는 이들을 후원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기획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이다. 사회 공익을 활성화하고 인도주의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재단의 근본적인 취지다.

 

 

디자인프레스

자료 협조 에르메스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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