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설립되어 올해로 17번 째를 맞이한 이 상은 장 자크 에브라르(Jean Jacques Evrard)와 브리짓 에브라르(Brigitte Evrard) 부부가 설립했다. 이들은 패키지 디자인이 산업 전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라는 것을 인식하고 1990년 대 중반부터 패키지 디자인을 소재로 한 전시회를 진행했다. 2006년 이들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패키지 디자인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보다 실질적으로 디자이너들의 홍보와 더불어 커뮤니티 형성을 촉구하기 위해 펜타워즈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매년 진행되는 이 시상식의 목적은 우수한 디자인의 가치를 인정하고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의 원천을 제공하며 국제 학술회의, 온라인 행사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패키지 디자인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데에 있다. 브뤼셀에서 시작된 이 행사는 2016년에 유럽 최대 이벤트 회사 이지 페어(Easyfairs)에 인수된 이후로 본사가 영국으로 이전되어 진행되고 있다. 애경, 샘표, 빙그레, 롯데칠성음료 등 한국 기업 또한 수상의 영광을 얻으며 자사 디자인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어워즈를 대표하는 오각형 로고에는 다섯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로는 행사가 시작된 브뤼셀의 구도심 모양이고, 두 번째로 오각형이 고대부터 아름다움을 상징한 것을 의미한다. 세 번째로는 인간이 디자인할 때 가장 먼저 사용되는 손에 있는 다섯 개 손가락을 의미한다. 그와 더불어 인간에게는 영감을 얻는 다섯 가지 주요 감각(시각·촉각·청각·후각·미각)이 있다는 것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펜타워즈에는 다섯 가지 수상 단계(다이아몬드·플래티넘·골드·실버·브론즈)가 있다. 시상식의 모든 의미를 모두 담고 있는 이 ‘오각형’은 트로피로도 활용되며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다이아몬드 상
다이아몬드 상은 음료·바디, 헬스 및 뷰티·브랜드 아이덴티티·푸드·홈, 레저·지속 가능한 디자인 등 총 9개 분야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디자인에 선정되며 플래티넘 상은 주요 5가지 주요 카테고리 및 콘셉트 분야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디자인에 수여된다. 골드를 포함한 다른 상들은 각 9개 분야의 카테고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디자인에 수여된다. 올해에는 팬톤과 협업을 진행하여 설립된 ‘최고의 컬러 사용(Best Use of Color)‘ 상 부문이 추가되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3년 다이아몬드 상은 이탈리아 디자인 회사 아우지 디자인(Auge Design)이 카사 마라조 (Casa Marrazzo)를 위해 디자인한 제품 패키지에 수여되었다. 이 브랜드는 1934년에 설립되었으며, 3대에 걸쳐 토마토의 왕이라 불리는 산마르자노 DOP 토마토를 비롯하여 다양한 유기농 식재료를 가공한 통조림을 생산하고 있다.
디자인 회사는 브랜드의 전통을 표현하기 위해 단순하지만 감각적으로 보일 수 있는 패턴을 유리병에 프린트하여 제품을 고급스럽게 보이게 했다. 제품의 구분 및 품질을 바로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진정성과 감성까지 전달하는 디자인으로 최고의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최고의 컬러 사용 상
올해 신설된 최고의 컬러 사용 분야에서는 600개의 디자인이 출품되었고 중 25개의 디자인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각 출품작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색상 선택을 통해 해당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공로를 인정받았다. 펜타워즈의 책임자인 아담 라이언(Adam Ryan)은 “참가작의 수준뿐만 아니라 팬톤과의 파트너십 발표 및 패키지 디자인에서 가장 시각적으로 눈에 띄는 측면 중 하나인 색상을 축하할 수 있는 새로운 카테고리의 도입으로 매우 흥미로운 한 해였습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금상
금상의 영광은 크로아티아 디자인 회사 스튜디오 텀픽/프렌크 (Studio Tumpic/Prenc)가 디자인한 올리브 오일 브랜드 이스트리아나(Istriana)의 패키지 디자인에게 돌아갔다. 디자이너들은 로마 시대부터 올리브로 유명했던 이스트리아 지역의 역사와 더불어 그 당시 올리브 오일을 저장하는 데 사용되었던 암포라(amphorae)의 실제 모양을 연구했다. 또한 이스트리아 토양으로 만든 테라코타의 색도 디자인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결과 고대 점토 조각이 현대의 올리브 병으로 재탄생되었다. 밝은 오렌지 색과 더불어 조각을 이어붙인 듯한 모양의 병 디자인은 과거 올리브 오일 생산지로 유명했던 지역의 역사를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하며 브랜드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은상
은상은 애경산업의 뷰티 덴탈 브랜드 ‘바이컬러(BYCOLOR)‘와 펩시코(PepsiCo) 의 ‘도리토스 레인보우 리미티드 에디션 2022’가 받았으며, 비앤비 스튜디오(B&B Studio)의 ‘모조 커피(Mozzo Coffee)’와 빈센트 빌레거 (Vincent Villeger)의 ‘바이 파: 데이드림 프래그런스 컬렉션 (BY FAR: The Daydream Fragrance Collection)’이 동상의 영광을 얻었다. 수상의 영광을 얻은 모든 디자인이 다채로운 색감의 매력을 잘 살린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애경의 바이컬러는 제품에 컬러를 더해 감성적인 면을 강조한 것이 인상적이다.
플래티넘 상
플래티넘 상은 총 7개 부문에서 수상이 진행되었다. 그 중 눈에 띄는 디자인은 음료·푸드·홈, 레저·지속 가능한 부문에서 나왔다. 음료 부문의 수상은 스트레인저 앤 스트레인저(Stranger & Stranger)가 디자인한 라그 (LAGG) 위스키의 패키지 디자인이 받았다. 애런 섬(Isle of Arran)에 있는 증류소 주변 환경에서 영감을 받은 이 병은 산맥과 파도를 드러내는 병의 선과 전통적인 장비에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둥근 병 마개가 독특한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을 인정받아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
푸드 부분의 수상은 다이아몬드 상의 영광을 얻었던 디자인 회사 아우지 디자인이 받았다. 독일 비스킷 브랜드 픽 업!(Pick Up!)의 새로운 패키지 디자인을 위해 디자인 회사는 제품을 대표하는 컬러인 노란색을 중심으로 파랑, 빨강 등 강렬한 색감을 조화시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덕분에 이 디자인은 앞서 소개한 컬러 사용 분야에서 최종 후보에 드는 영광도 누렸다.
홈, 레저 분야의 수상은 샤오미의 이어폰 패키지 디자인이 받았다. 이어폰, 헤드셋과 같은 제품들은 특유의 곡선 때문에 패키지를 설계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선사했다. 그러나 샤오미는 재료 효율성, 제품 보호, 지속 가능성 등과 같은 요소들을 충분히 고려했고, 그 결과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디자인이 탄생했다. 펄프 성형의 가소성을 활용한 패키지는 제품을 감싸도록 디자인되어 기능과 미학 모두 완벽함을 자랑한다.
지속 가능한 분야는 라베르니아 & 시엔푸에고스(Lavernia & Cienfuegos)가 디자인한 에콜프 (ECOALF)의 패키지 디자인이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폐기물을 원료로 한 원단 등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친환경 브랜드에 어울리도록 알루미늄 용기와 제품의 포장재 모두 친환경 소재로 제작되었다. 또한 패키지에 프린트된 내용에는 각 제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어 윤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효율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개최된 패키지 디자인 시상식에서는 총 390개의 디자인이 수상의 영광을 얻으며 세상에 다채로운 패키지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이를 통해 각기 다른 개성의 디자인들이 각축을 벌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그와 더불어 최고의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해 디자이너들이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도 알 수 있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수상의 영광을 얻은 디자인과 디자이너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