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1개의 분야(접근성/인공지능/앱&소프트웨어/AR&VR/뷰티/전자기기/디자인/실험적인/피트니스/푸드&음료/그린에너지/가정용/의료/아웃도어/육아/생산성/재사용&재활용/로봇공학/지속가능성/운송/웰빙)에서 획기적인 발명품 200가지가 소개되었으며, 그와 더불어 50개의 특별상이 선정되었다. 이 리스트에서 특별하게 눈여겨볼 것은 현재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접근성, 인공 지능, AR&VR, 재활용, 그린에너지 분야의 발명품이다. 또한 삼성전자, LG전자, 기아의 제품이 포함되어 있는 것 또한 눈길을 끈다.
접근성
랑콤(Lancôme)에서 선보인 ‘합타Hapta‘는 손과 팔에 제약이 있는 사람들도 화장품을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만들어진 휴대용 메이크업 기기다. 기기에 내장되어 있는 맞춤형 부착 장치와 스마트 모션은 사용자로 하여금 립스틱이나 마스카라의 뚜껑을 열거나 이를 바를 수 있는 등의 섬세한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장애가 있어도 자신의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랑콤의 모회사인 로레알은 모든 이들이 메이크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기기를 매년 선보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상을 움직이는 아름다움을 창조한다는 브랜드의 목적을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다.
소니의 PS5를 위한 액세스 컨트롤러(Access Controller)는 게이머의 상황과 요구사항에 맞춰 원하는 대로 만들고 꾸밀 수 있는 다목적 컨트롤러 키트다. 교체 가능한 버튼 및 스틱 캡, 길이 조정 가능 스틱, 추가 컨트롤 장치를 더하거나 설정함으로써 누구나 장애에 상관없이 즐겁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했다. 기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설정하고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함과 동시에 한 손으로 쉽게 개봉할 수 있는 패키지를 설계하여 제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레고는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점자 브릭(Braille Bricks)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 블록은 시각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즐겁게 촉각 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점자 시스템을 익힐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점자가 의미하는 알파벳, 숫자, 기호가 같이 각인되어 있어 장애가 없는 이들도 함께 점자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게 된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점자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국가에서 사용되는 점자를 담은 블록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다.
인공지능
작년에 이어 올 한 해도 인공지능의 발전이 눈부셨던 해였다. 그런 의미로 타임지는 오픈AI가 개발한 언어 모델 GPT-4와 이미지 생성형 인공지능인 Dall-E 3를 발명품 리스트에 추가하며 인공지능의 발전을 기렸다. GPT-4는 언어적 추론에 능숙하고, 복잡한 개념을 간단한 언어로 나누어 말할 수 있으며, 심지어 농담이 재미있는 이유도 설명할 수 있다. 업데이트된 GPT-4V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자연어로 그림의 내용을 언어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비 마이 아이즈(Be My Eyes)와 함께 테스트를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Dall-E 3는 기존의 이미지 생성형 인공지능이 어려워했던 손가락과 같은 섬세한 형태도 생성할 수 있으며 길고 자세한 프롬프트에 맞춰 정확한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다. 또한 저작권 침해, 유해 콘텐츠 방지가 가능해져 기존 기술보다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인공지능 스타트업 휴메인(Humane)이 선보인 ‘AI 핀(AI Pin)‘은 인공지능이 보다 가까운 곳에서 사람들의 일상을 도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기기다. 디스플레이와 앱이 없는 대신, 네트워크와 연동되는 인공지능이 섬세하게 사용자의 상황과 취향을 파악해 이에 맞는 앱, 콘텐츠를 추천한다. 음성과 제스처, 레이저 프로젝터를 통해 스마트폰 못지 않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알려진 이 웨어러블 기기는 스마트폰의 대체재로 불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AR & VR
올해 애플의 세계 개발자 회의 WWDC에서 선보인 비전 프로 (Vision Pro)는 MR(혼합현실) 기기다. 이를 위해 애플은 2017년부터 관련 개발에 힘써왔다. 눈 한 쪽당 4K TV 이상의 성능을 구현하는 2개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새로운 R1 칩을 통한 지연 없는 실시간 보기, 2개의 드라이버가 내장된 오디오팟, 기기만을 위해 만들어진 비전 OS, 편안한 착용을 돕는 모듈형 구조가 기존의 VR 기기와 차별화된 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 더불어 MR 기기에 특화된 기능은 앞으로 다가올 웨어러블 시대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전자기기 & 가전제품
전자기기와 가전제품 분야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약진이 두드러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LG전자의 시그니처 OLED M은 세계 최초로 4K 120Hz를 지원하는 97인치 무선 TV로 주변 기기와 연결선을 별도의 ‘제로 커넥트 박스’로 옮긴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다른 TV와 달리 전원을 제외하고 입출력을 위한 어떤 선도 없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삼성의 갤럭시 Z 플립 5는 외부 스크린인 ‘플렉스 윈도우‘가 핵심 기능으로 꼽혔다. 타임지는 이를 통해 메시지, 이메일 등 사용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해 스마트폰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와 더불어 가전제품 리스트에 오른 미세 플라스틱 저감 필터는 해양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미세 플라스틱 발생량을 줄여주는 기기다. 의류 업체 파타고니아와 환경보호단체 오션 와이즈와 협업한 결과물로 어느 세탁기에나 설치 가능한 점이 눈길을 끈다.
그린에너지
환경 오염이 극에 달하는 가운데, 2023년은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고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개발된 해라고 말할 수 있다. 태양광, 풍력 등의 발전 기술과 더불어 에너지 손실을 막는 방법 등이 발명품 리스트에 올랐다. 그 중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디아쿠아(Dyaqua)가 만든 인비저블 솔라 패널(Invisible Solar Rooftile)은 테라코타 타일처럼 보이는 태양광 패널이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유적지인 폼페이의 모습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효율적으로 전기를 얻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다. 전통과 기술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지속 가능성을 만들어낸 모습이 인상적이다.
재사용 & 재활용
환경 보호와 더불어 함께 주목받고 있는 분야가 ‘재활용’일 것이다. 폐기물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브랜드의 제품들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레인스틱(RainStick)의 샤워기다. 일반적인 샤워기와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이는 이 샤워기는 샤워를 하면서 쓴 물을 다시 재사용할 수 있는 원리로 물 소비량을 줄일 수 있게 만든다. 샤워기 하단부에 있는 펌프로 쓰던 물을 끌어올린 후 필터와 자외선 살균을 통해 다시 깨끗한 물로 만드는 것이 이 샤워기의 핵심 원리다. 회사에 따르면 물 소비량과 에너지 소비량을 최대 80%까지 절약할 수 있으며, 2인 가구 기준으로 1년에 수영장을 채울 만큼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운송
하늘을 날고, 바다 위를 이동하며, 도로를 달리는 모든 것을 다룬 운송 분야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기아의 EV6 GT라고 할 수 있다. 기아의 순수 전기차 EV6의 고성능 모델로서 585마력, 시속 0에서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이 3.5초 밖에 걸리지 않는 폭발적인 가속 성능, 최소 시속 260km 등과 같은 고성능 드라이빙 성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안정적인 승차감 및 핸들링 성능을 추구하는 전자 제어 서스펜션, 좌우 바퀴의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전자식 차동제한장치, 최대 성능을 이끌어낼 수 있는 GT 드라이브 모드 등과 같은 기능이 있어 운전에 대한 안정적인 구동력과 강력한 힘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차량이다. 2023년 월드 퍼포먼스 카로 선정되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외에도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 최고 발명품에는 애플워치 울트라 2, 누구나 수리가 가능하게 만든 노키아의 G22, 다이슨의 에어스트레이트(Airstrait), 미국 최초의 레벨 3 자율주행 시스템인 벤츠의 드라이브 파일럿(Drive Pilot), 세계 최초 무인 셔틀 서비스 죽스(Zoox), NASA의 소행성 연구 우주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 아디다스의 극경량 러닝화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 1(Adizero Adios Pro Evo 1), 나이키의 성능 의류 에어로가미(Aerogami), 레노버의 롤러블 노트북(Rollable Laptop), 라스베가스의 명소가 된 스피어(Sphere) 등이 포함되어 있다.
선정한 발명품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살아가고, 일하고, 즐기는 방법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또한 기발한 아이디어와 혁신성을 기반으로 뛰어난 기술력을 활용하여 다양한 제품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우리가 세상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형성하고 우리 삶의 모든 측면에서 지속 가능성, 접근성 및 창의성을 촉진하는 수단이 되는 제품들을 만들기 위해 땀과 노력을 기울인 모든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글 박민정 객원 기자
자료 출처
https://time.com/6327304/how-we-picked-the-best-inventions-of-2023/
https://time.com/collection/best-inventions-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