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yo1
Exhibition 2021-07-15

표기식이 쌓아 온 시간의 틈

자연 속 홀로 '다른 것'을 포착하다.

기간 2021.06.18 - 07.24
장소샌드위치 에이피티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길 114 3F)

표기식 작가가 새 사진집을 출간하고 개인전 <시간의 틈>을 연다. 2013년 데뷔한 그는 <모노클Monocle> 서울 편을 포함한 여러 지면, 영화 <족구왕> 등의 영화 키 아트 사진으로 잘 알려진 상업사진가다. 그가 20년 가까이 기록해 온 자연의 '다름'은 두 권의 책과 세 번의 전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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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 <시간의 틈>

 

전시장 전경. © designpress

 

성수동 샌드위치 에이피티에서 열리는 전시는 작가가 학부생이던 2003년부터 지금까지 이어 온 연작들을 두루 전한다. 들꽃과 구름, 한강, 숲, 플라타너스의 표면, 63빌딩 등 사진의 주 피사체는 다만 일상적이다. 매일 존재하며 누구나 볼 수 있지만 언제나 같은 모습은 아니다.

“매일 출근할 때 강변북로의 서쪽에서 동쪽으로 갑니다. 한번은 막히는 길 위에서 한강을 보는데 예쁘게 빛나더라고요. 왜 자꾸 눈이 갈까 하다가 찍기 시작했어요. 내가 가져야지, 하고요. 사진 찍으면 제 것이 되는 거니까요.” 빛에 반짝이는 한강을 담은 ‘윤슬’ 연작의 시작이다.

 

가장 위에 걸린 하늘 사진에 찍힌 점은 필름의 구조상 생긴 것. © designpress

 

자연을 사진가의 것으로 만드는 건 날씨와 빛, 무엇보다 포착하는 그의 화폭이다. 화각과 조리개, 셔터 스피드같은 기본적인 변수에 메모리 리더기 고장으로 사진에 새빨간 스크래치가 난다든지 어쩌다 필름 통을 열어 빛이 들어가는(지금은 이마저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 해프닝이 그대로 묻어 결과물이 된다. “매사에 세팅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작가는 그저 받아들였고 그만큼의 사진이 쌓였다.

 

왼쪽부터 일본과 한국의 숲, 플라타너스의 껍질과 한강의 수면, 메모리 카드 리더기 오류가 남은 꽃. © designpress

 

그래서 표기식 작가가 자꾸 보고 싶어 하는 건 뭘까. “특별한 인상을 주는 풍경이 있어요. 일반적인 패턴 속에서 혼자 좀 다른 것들이 있을 때. 양눈 나라의 외눈이, 외눈 나라의 양눈이 같은 거죠. 많은 사람 사이에서 다른 사람 취급 당하는 것이 있으면 마음이 가요.” 서로 다른 수종이 저만의 녹색을 만드는 교토 아라시야마, 트로피칼 바이브를 뽐내는 하와이에서 홀로 시든 야자수 잎, 물기 없이 굳은 마그마를 닮은 계곡의 수면이 고로 영원히 남게 됐다.

 

 

표기식 사진집 PYO KI SIK

 

함께 출간한 사진집 “표기식 사진집 PYO KI SIK”은 디자인 스튜디오 고민의 편집으로 만들어졌다. 사진가가 디자이너에게 일러둔 사항은 없었다. “각자가 제 할일에 에너지를 오롯이 쓴다”면 좋은 것이 만들어질 테니까. 사진집은 스튜디오 고민이 시작한 출판사 ‘고민프레스’의 첫 책이기도 하다. 표지는 두 가지 버전이 있으며 겉표지는 그대로 펼쳐 포스터로 쓸 수 있다.

 

양 페이지에 엇나감이 없는 노출 제본 방식은 스프레드 이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파일을 열어 보니 사진 800장이 있었어요.” 스튜디오 고민의 안서영 디자이너는 작가에 관해 익숙한 모습과 새로운 모습을 번갈아 보며 책을 만들어나갔다. “표기식 작가라고 하면 윤슬 시리즈가 떠올라 가장 앞으로 배치했습니다. 동시에 새로운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어 얼음을 다뤘다든지, 독특한 면이 있는 작업을 먼저 골랐고요. 그 다음엔 화려한 꽃들이 이어지죠. 역시 재발견하고 싶었던 부분이었어요.” 숲과 구름이라는 상반된 두 가지 이미지를 담은 겉표지 역시 같은 맥락 안에 있다. “숲이 팬들에게 익숙한 서정적인 이미지라면 구름은 강렬한 색채로 의외의 모습이 될 거라 생각했죠.”

 

인쇄는 문성인쇄에 맡겼다. 비용이 높지만 동그란 망점이 보이지 않아 사진을 보여주기에 적합한 FM 스크린 방식*을 쓰는, 몇 안되는 국내 인쇄소 중 하나다. 최근 독일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최고상을 수상한 국내 도서 “​​FEUILLES” 역시 이곳에서 나왔다. 종이에도 신경을 썼다. “디지털 사진과 필름 사진에 서로 다른 종이를 썼어요. 디지털은 정확한 색감을 위해 러프그로스를, 필름은 매트하고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모조지를 썼습니다. 인쇄 방식이 워낙 훌륭해 차이가 크게 보이지는 않지만요. (웃음)”

 

© 표기식

 

노출 제본에 쓰인 강렬한 네온 오렌지 컬러는 표기식 작가의 명함에서도 볼 수 있는 그의 ‘최애’ 색이라고. 이상의 이야기가 깃든 전시는 7월 24일까지, 사진집은 대형서점과 스튜디오 고민 온라인숍에서 구매할 수 있다.

 

 

표기식 사진집 PYO KI SIK

사진 표기식
기획 및 편집 안서영, 이영하
원고 박찬용
디자인 스튜디오 고민
인쇄 및 제책 문성인쇄

 

 

유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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